스마트기능 탑재한 계량기 보급, SKT·LGU+ 참여
신용카드용 보안 SIM방식 적용, 해킹공격 대응 가능

▲ 삼천리의 AMI 무선 원격검침 가스미터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도시가스 AMI 구축사업이 지난달 본격 시작된 가운데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기술적 한계(통신오류)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보급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AMI 구축사업의 일환이었던 도시가스 원격검침이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은 통신오류 였다. 또 지금의 AMI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약 2~3년 늦춰진 이유 역시 무선검침의 정확도나 보안성 측면에서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업계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술적 측면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 산하 기관, 협력업체, 통신사들과 끊임없는 예행연습을 거쳤다고 자신한다.

특히 도시가스협회는 ‘가스 AMI 실증사업 로드맵’을 통해 스마트계량기 보급 관련 기술 요구사항(기술사양 요구서)을 마련하고 양방향 통신, 누출알람 등의 스마트기능을 탑재한 계량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총 3개의 계량기 업체에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통신은 SKT(LoRa) 및 LGU+(LTE)가 적용된다.

협회는 가스 AMI 플랫폼 구축을 통해 스마트계량기에서 취득한 각종 정보를 수집, 저장, 전송해 어떠한 계량기 및 통신환경에서도 상호운용성을 확보해 원활한 AM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제 CC 인증(Common Criteria, 국제 평가인증제도)을 획득한 신용카드용 보안 SIM방식을 적용해 강력한 보안체계를 갖춰 외부 네트워크 해킹 공격으로부터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스 AMI에 대한 단체표준 제정 및 인증체계 구축도 추진된다. 국내 가스계량기는 형식승인기관을 통해 형식승인을 취득해야 한다. 

현재 디지털화된 가스 AMI와 관련해 형식승인기준에 대한 검토가 논의되고 있으며, 도시가스협회에서는 도시가스 산업에 특정한 AMI 통신 관련 요구사항을 단체표준으로 제정하고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적합성, 신뢰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인증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주시 노형동에 스마트계량기 100대 설치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3만6500대를 설치하고 2021년 가스 AMI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효용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가스 AMI 실증사업은 산업부가 총괄하고 도시가스협회를 주관기관으로 추진된다. 이와 함께 전자부품연구원(기술지원), 가스공사(비용지원), 국가기술표준원(표준자문) 등이 참여한다.

◆ AMI, 에너지효율 개선 수단으로 각광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가스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는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기존의 가스사용량 계량 및 가스 공급의 운영·관리 부문에 ICT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별 이용 데이터의 수집, 신뢰도 개선, 실시간 안전관리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가스부문 신사업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가스 계량시스템은 아날로그 기반의 저가 계량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동하절기의 동일 부피 대비 열량 변화와 실시간 사용량 측정 등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특히 사용량 계량을 위한 검침원 방문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및 범죄 등의 우려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가스 AMI의 구성은 기존의 막식 계량기(Diaphragm Meter)를 대체할 스마트가스미터기와 통신 중계기, 수요가별 실시간 사용량 데이터베이스 저장 시스템과 원격 누출 감지와 차단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이 사업이 실현된다면 가스 공급자 입장에서 개별수요가가 이용하는 사용량 데이터를 스마트 가스미터로 실시간 측정하고 원격 검침을 통해 해당 데이터가 공급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됨에 따라 사용자 전 체에 대한 부하관리와 시설의 안정화, 공급설비의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현재의 월간 1회의 사용량 데 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가스 사용절약을 유도할 수 있다.

1986년 이래 국내에 도시가스가 보급되기 시작했음을 감안할 때 국내 가스 계량시스템은 개선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에경연은 이에 대해 해당 분야의 기술개발에 큰 어려움이 있어서가 아니라 현재의 관리 운영체계상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 법규정에 따르면 가스계량기는 사용자(개별 수요가) 소유의 시설이지만 관리 및 운영은 도시가스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에 계량기의 개선을 위해서 는 사용자의 자발적인 교체 수요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사용자가 계 량기의 소유주임조차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현재 국내의 임차 비중이 높은 주거형태를 고려할 때 세입자가 자발적으로 자기비용을 들여 계량기를 교체할 유인이 높지 않았다.

또한 가스 AMI 구성의 핵심적인 시설은 스마트 계량기인데 아직 국내 상황에 적합한 스마트계량기의 개발도 이뤄지지 못했다.

▲ 세계 지역별 스마트미터 보급현황(출처=에너지경제연구원)

◆ AMI 시장 가장 활발한 국가는 미국

이미 미국과 일본, EU 등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가스 AMI의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전력산업의 스마트그리드 보급과 함께 에너지 부문 효율화를 위한 중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은 가스뿐만 아니라 전력, 수도 사업 부문과 융합해 스마트미터 보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가로서 보급률은 약 30~4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은 지진 등의 재해에 대한 안전성 강화 측면에서 일찍이 스마트 가스미터 개발을 추진해왔다. 가스 3사(도쿄, 오사카, 도호)를 중심으 로 가스계량기의 개발과 보급 확대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으며, 2018년 이래로 초음파 스마트가스미터 보급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천연가스 기반 도시가스 이외에도 LPG 기반의 분산형 가스공급시스템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자체 가스공급시스템에 맞는 가스 AMI 구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EU를 중심으로 스마트 가스미터 보급과 관련된 지침을 발표하고 각 회원국에게 경제성 분석 방법론을 제시, EU 주도하에 보급 확 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에 시행된 회원국별 경제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가스부문의 스마트가스미터 보급의 경제성이 긍정적 이라고 제시한 국가가 많지 않아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전력에 대한 편익은 상대적으로 높아 전력중심의 스마트 미터 보급이 진행되고 있다. IoT Analysis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유럽의 스마트가스 보급률은 2020년 약 40%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프랑스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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