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는 108조 매출에 1조9430억 벌어 영업이익률 1.8%

수익률 3년 연속 하락중, 상장사 평균 이익률 대비 절반도 못 미쳐

지난 해 세계 정제 설비 순증설 139만 B/D, 설비 과잉으로 마진 위축

올 1분기 유가 하락 따른 재고 손실만 3조2천억, 유동성 위기 높아져

코로나 19로 직격탄·수출 전망 지수도 최저, 추가 정책 지원 요구돼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국내 정유업계 수익이 3년 연속 하락했고 국내 주요 상장사 이익률에 비해 극히 저조한 실적으로 추락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는 정체되고 있는데 정제설비 신증설은 늘면서 정제마진이 위축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석유 수요 급감과 초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정유산업의 손실 회복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정유사 사업자단체인 대한석유협회 산업정책팀 전재성 과장은 최근 석유공사가 발행하는 주간석유뉴스 기고문에서 정유산업의 유동성 위기까지 우려하며 정책적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상장사 평균 이익률 4.8%, 정유업계 2배 넘어

지난 해 국내 정유 4사는 총 108조13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그 전년 대비 5.4% 감소한 것.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두드러졌다.

지난 해 거둔 영업이익은 1조9430억원으로 그 전년의 3조2001억원에 비해 39.3%가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8%에 그쳤다.

정유업계 영업이익률은 3년 연속 하락중이다.

2016년 5조 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7.9% 수익률을 보여 업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3년째 하락중이다.

특히 지난 해 영업이익은 2016년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축소됐다.

정유산업 수익성은 타 산업과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상장사 평균 보다 매우 낮은 수준의 이익 규모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재성 과장에 따르면 한국 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19년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4.8%로 정유업계 대비 2배 이상을 기록했다.

◇ 정유사 정유 부문 매출 기여 높지만 수익률은 낮아

정유사 사업 영역 중 정유 부문 기여도는 절대적인데 수익성이 단연 저조하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부문을 분사한 이후 국내 정유 4사에서 차지하는 정유부문 매출액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정유 4사 총 매출액인 108조 중 정유부문은 89%에 해당되는 96조2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정유 부문 기여도는 54%에 그쳤다.

특히 정유 부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1%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전재성 과장은 ‘1000원 어치 팔아 겨우 10원 남기는 수준으로 실적 악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유업계가 대표적인 자본 집약적 장치산업으로 경쟁력 강화·유지를 위한 투자비용이 조 단위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경영상황은 생존을 위한 투자활동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고도화설비에 천문학적 투자 불구 정제마진 위협받아

정유업계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제마진 하락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석유 소비는 정체되는데 정제 설비 신증설은 늘면서 정제마진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고에 따르면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지난 해에도 지속되고 전 세계 교역량이 2018년 대비 3.0% 하락하면서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둔화됐다.

반면 미국과 비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은 늘었고 석유 정제 설비 신증설로 석유제품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되면서 석유제품 정제마진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세계 석유 정제 설비 순증설은 일 평균 139만 배럴을 기록했는데 석유 소비는 99만 배럴이 늘어나는데 그치며 약 40만 배럴 정도의 설비 과잉 현상이 발생했다.

그 결과 지난 해 단순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 1.3불을 기록했다.

‘단순 정제마진(HydroSkimming)’은 원유를 단순 정제해 생산된 석유제품 판매로 발생하는 마진을 말하는데 지난 해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했다.

그나마 ‘복합 정제마진(HydroCracking)’은 플러스를 기록하며 적자를 면했다.

복합정제마진은 저급 중질유를 크래킹 과정 등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석유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마진으로 지난 해 1배럴당 평균 3.2불을 기록했다.

다만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고도화설비가 갖춰져야 복합정제마진을 기대할 수 있고 그마져도 복합정제마진은 2018년 대비 배럴당 1.6불이 줄면서 정유산업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 유가 하락 따른 재고 손실만 1분기에 3조 넘을 듯

더 큰 문제는 올해 들어 원유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되고 코로나 19 사태로 석유 소비가 급감하면서 정유산업의 수익성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전재성 과장은 ‘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약 3~4달러 수준인데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유가가 급락한 3월의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약 마이너스 7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제품 1배럴 판매시 거의 10달러의 손해를 봤고 정유업계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정유4사의 재고 관련 손실만 최대 3조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고 올해 1분기 최대 3조 6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더 큰 문제는 정유업계 손실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석유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정유업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전환되면서 유동성 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전재성 과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도 보고서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막대한 영향을 받는 업종에 항공, 여행, 자동차 등과 함께 정유업종을 포함했고 한국무역협회의 2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 조사에서도 석유제품 지수가 모든 품목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석유시장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유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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