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권표 논설위원(전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 부회장)

[지앤이타임즈 : 홍권표 논설위원(전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 부회장) ]세계적 석학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에 저서 ‘블랙 스완(Black Swan)’ 을 통해 개연성이 희박한 사건에 동반되는 엄청난 충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재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역시 블랙 스완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블랙 스완 초기에 미국과 유럽은 마치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했다.

이렇게 방심하는 동안 거대한 회색 코뿔소같은 광폭(狂暴)한 코로나의 돌진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감염자와 수십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는 감염 확산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는 평평하다’는 저술을 통해 세계화와 무역자유화를 위한 선진국 경제권의 대변자 같았던 토머스 프리드만은 최근의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세계 역사는 코로나 이전 (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 (A.C: 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인데 코로나 이후 전통적인 화석 에너지 시장은 석유소비 감소, 사우디와 러시아 등 전통 산유국의 증산 경쟁, 미국 셰일석유에 대한 감산 요구 및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으로 미국은 석유 생산 1위 및 수출국 1위의 자리의 수성이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와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가간 이해득실 차이로 유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세일석유와 가스 부존량이 아무리 많아도 현실적으로 생산단가가 우위에 있는 전통 산유국과의 협력을 도외시할 수 없다.

인간이 만든 가장 훌륭한 제도는 시장이라고 한 몽테스키외의 말과 같이 국제유가는 시장참여자 들의 이해가 합치되는 균형가격으로 회귀하게 될 때 시장가격이 안정될 것이다.

아울러 피터 자이한이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 설파한 미국 헤게모니는 일장춘몽 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에너지 관련 지정학이 과거 질서로 회귀하면서 우리나라 지정학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될 수 있게 되어 미래전략 수립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재생에너지 무역장벽에 대응한 에너지정책방향

한편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각국의 단기적 경기회복을 위한 각종 생산활동 재개로 CO₂배출이 폭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발생시 RE100 참여 230개 기업(2020년 4월 현재)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제품 납품요구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선도국은 2019 서울 세계 재생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재생에너지 기준을 WTO협정 등에 반영할 것을 주장한바 있다.

이 기준을 WTO 협정 등에 반영하는 것은 국가간 이해상충으로 쉽지 않겠지만 시장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재생에너지 약소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RE100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RE100 기업과의 거래도 단절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향후 영국, 프랑스가 탄소세 부과와 RE100 참여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요구에 기업들만의 노력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정부나 에너지 관련 기관에서는 재생에너지 주도 국가와 RE100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요구를 추종하기 보다는 파리협정의 취지를 감안해 CO₂FREE 기준이 글로벌 표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CO₂ 37% 감축과 RE100기업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2030년 재생에너지 20% 발전과 원전을 활용해 탄소세와 재생에너지 이중규제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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