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녹색요금제’ 아닌 '전력계약제' 도입돼야
시민단체, ‘녹색요금제’ 아닌 '전력계약제' 도입돼야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0.04.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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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포럼·그린피스·기후솔루션, 산업부 녹색요금제 부실 설계

공급인증서+사용인증서로 발전량 중복…재생에너지 확대 발목

최악의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 없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늘어날 것

'녹색요금제 아닌 전력구매계약 도입돼야'
사진은 대단위 태양광발전시설로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

[지앤이타임즈]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요금제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늘지 않고 서류상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량만 늘어나 국제적 망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에너지전환포럼과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등 환경·시민사회 단체는 7일 성명을 내고 산업부의 녹색요금제안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확대되지 않은채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을 중복계상하는 꼼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산업부가 녹색요금제 취지에 맞게 재생에너지 설비를 실질적으로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유효한 제도를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4월 5일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녹색요금제 신설, 발전사업 투자 인정, 자가용 투자 촉진 등을 포함한 RE 100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가운데 녹색요금제는 기존 전력요금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더한 요금제로의 변경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인증하는 제도다.

전기소비주체인 기업이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 ‘RE 100’의 국내 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중소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와 재생에너지 소비인증서(REGO)로 2번 거래되는 변칙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늘지 않고 서류상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량만 늘어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사용인증서 발급…REC 발급된 발전설비는 제외해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요금제안은 기업들이 한국전력에게 재생에너지 소비인증서(REGO)를 구입하면 재생에너지 사용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전력을 생산해 한전에 공급하면 한전은 독점 매입한 재생에너지 전력에 기초해 REGO를 발행해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로 이미 정산이 끝난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해 다시 REGO를 발행해 기업에게 팔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 태양광 발전소 등 기존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이 REC와 REGO로 2번 거래되는 것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늘지 않고 서류상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량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

따라서 환경시민단체들은 녹색요금제롤 도입해 REGO를 발급한다고 하더라도 REC가 발급된 발전설비는 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재생에너지는 늘지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도 올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REGO를 구입해 재생에너지 사용실적을 인정받고 온실가스 배출권을 얻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린다면 녹색요금제 도입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총량은 늘지 않은 채 온실가스 배출량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실질적으로 늘어난 부분에 한해 REGO를 발행해야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없으면 온실가스 배출권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력구매계약제 도입시 재생에너지 확대될 것

그린피스, 에너지전환포럼, 기후솔루션 등 환경시민단체는 녹색요금제 대신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도입을 요구했다.

PPA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 사업자와 자율적인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특정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현행 전기사업법은 동일인에게 발전과 판매사업을 동시에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으며 전력거래소에서만 전력거래를 하도록 하되 전기사용자는 전력시장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PPA 도입시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를 빠르게 늘려 온실가스 감축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전환포럼 한 관계자는 “산업부가 지난해 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기업PPA 도입 검토'를 명시한 바 있다”며 “이에 환경·시민사회 단체는 지금이라도 헛점 투성이 녹색요금제보다 기업PPA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를 개시할 것을 산업부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