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짜석유 적발 석유대리점 영업정지 기간 변경

권익위, 소상공인 처벌 유예 민원에 서울시와 2개월 유예 합의

가짜석유 적발-시료채취 거부-처분절차 중 재적발, 3년간 소송진행

판매소협회, 코로나19 빌미로 악의적 사업자 비호…나쁜 선례 될 것

서울시에 3월 6일자로 공고된 ㅌ오일 행정처분 공표자료(좌측)와 3월 13일 재공고된 행정처분 기간변경 공표자료(우측). (사진=서울시청 홈페이지 캡처)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가짜석유 제조로 적발된 사업자까지 구제받았다며 일부 석유판매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업체가 석유관리원의 시료 채취를 거부하고 행정처분 절차 중 재적발 되는 등 악의적 행위를 했는데도 행정처분이 유예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시 공고에 따르면 서울에 등록된 일반대리점인 ㅌ오일은 지난 2016년 10월 가짜석유 제조 및 보관 혐의로 석유관리원에 적발됐다.

ㅌ오일은 2017년 2월에는 시료채취 거부행위, 같은 해 3월에는 행정처분 절차 진행중 반복해 가짜석유 제조행위로 적발돼 서울시로부터 2017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사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석유일반판매소협회에 따르면 ㅌ오일은 행정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기각됐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 모두 패소한 후 대법원에 항소했다.

결국 2년 10개월만인 지난 6일 서울시는 ㅌ오일의 가짜석유 제조 및 보관과 시료채취 거부 행위에 대해 3월 1일부터 5월 27일까지 사업을 정지하는 행정처분을 공표했다.

그런데 6일 만인 지난 13일 서울시는 ㅌ오일의 행정처분을 2개월간 유예하는 내용의 사업정지 처분 기간변경을 공표했다.

그동안 가짜석유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해왔던 것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해석되고 있다.

◇ 소상공인 민원 해소 차원서 국민권익위가

본지가 해당 사실을 서울시에 확인한 결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민원해소 차원에서 ㅌ오일의 행정처분을 5월로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석유판매소들이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고 시위를 벌이는 등 행정처분 유예를 요구했다”며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안되는 것 빼고 다 해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민원인과 서울시 간 합의를 통해 사업정지 처분을 유예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ㅌ오일과 연관돼 있는 1인 소매상들이 수십 여 곳으로 ㅌ오일이 영업중단 되면 소매상들이 거래처 확보나 여신거래 문제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준비기간을 갖는 정도에서 서울시와 신청인 간에 합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유판매소협회 관계자는 “서울시에만 수십 곳의 석유대리점이 운영중인데 가짜석유를 제조한 석유대리점 한 곳 영업정지 당한다고 석유판매소들이 생계가 곤란해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영업정지로 행정처분을 받은 대리점이라면 오히려 거래를 끊는 것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E오일의 영업정지 처분 기간을 석유일반판매소 업계 비수기에 해당되는 5월로 변경한 것 역시 가짜석유를 근절하려는 석유사업법의 취지를 기만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석유일반판매소협회에 따르면 난방유를 판매하는 석유판매소들은 동절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3월까지가 성수기다.

석유판매소들과 주로 거래하는 ㅌ오일의 영업정지 기간인 5월부터 7월까지는 비수기로 연 매출의 5%도 판매되지 않는 시기다.

협회는 성수기에 가짜석유를 판매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고 비수기에 벌금도 없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것은 가짜석유 근절을 위한 석유사업법의 취지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한 관계자는 “가짜석유를 취급한 악의적 사업자까지 코로나19를 빌미로 몇 장의 탄원서를 받고 실태조사도 없이 행정처분을 번복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해당 사업장과 서울시에 대해 진정을 제출하는 등 공론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ㅌ오일이 최초 행정처분 기간이었던 지난 1일 이후에도 야간시간을 틈타 영업을 지속해온 증거를 확보해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서울시의 대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