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앤이타임즈 :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JKM(Japan Korea Maker) 4월분 선물가격이 $2.713/MMBtu를 기록하며 역사상 초유의 아시아 LNG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의 원유 증산전략으로 인해 시장은 얼어붙었고, 가격은 언제 오를지 모를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대책으로 화석연료를 감축함으로써 수요는 감소되고, 전 세계의 남아도는 천연가스는 잠재적 수요처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동북아시아 지역의 유가연동(Oil-index) LNG 가격은 $9/MMBtu 선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연동 장기계약들은 가격면에서 약 3배가 넘는 프리미엄을 부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착지제한과 인수의무조항 등 불공정 계약 관행도 여전해 현재의 수요자 우선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LNG 계약과 트레이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들어 전 세계 LNG 시장에서 현물 비중이 늘어서 전체 물량의 약 25∼3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가격도 현물 유가 환산 기울기가 장기계약의 유가 환산 기울기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 훨씬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현물 계약의 증가는 유가에 연동되어 경직적인 장기계약보다 수요자에게 유리한 요인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지수인 헨리허브(Henry Herb, HH)에 연동하는 LNG 계약방식이 늘고 있는 점도 LNG 가격 결정 시에 유가만 연동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연동 방식이 점차 비중을 키우고 있다.

또한 아직 작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JKM 지수와 연동하는 계약구조도 발생하고 있어서 장, 단기 지수를 모두 이용할 수도 있으며 보다 공평하고 유연하고 투명한 계약형태가 가능해지고 있다.

심지어 세계 최초로 2019년 4월에는 도쿄가스가 석탄가격에 연동하는 LNG 계약을 쉘(Shell)과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 셰일물량과 다양한 공급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한 기존 유가연동 지수 이외의 헨리허브와 같은 지수와 연동하거나 2가지 이상의 지수와 연동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계약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가격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물량에 대한 시장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보통의 대규모 스탠다드 카고 형태의 균일한 거래 단위에서 소규모 거래 단위 변경도 가능한 형태로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시장변화와 더불어 계약구조에 있어서도 지형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월초 중국 최대 LNG 수입업체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코로나 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수입이 불가하다는 불가항력(Force Majeure)를 선언했고 상대 LNG 판매사인 토탈(Total)과 쉘(Shell)은 이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때 면책을 주장하는 것으로써 불가항력 상황을 해석함에 있어서 판매자와 도입자 간의 이견이 존재할 수 있어서 불공정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계약상의 세세한 조항들도 계약서 작성부터 이행까지의 과정에서 협상력에 따라 의견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약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도 Petronet사는 카타르 RasGas사로부터 기존계약가의 약 50% 인하를 이끌어 내면서 기존 계약도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같은 논리로 도착지제한이나 인수의무조항 등도 절대 불변의 계약조건이 아니며 이를 재협상할 수있어야하고 전략적으로는 불공정 조항을 우회하기 위한 국외 자외사 설립이라던지 새로운 트레이딩 기법 창출 등을 면밀히 고안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래의 LNG 계약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지금부터라도 우수한 인재들이 에너지 계약과 트레이딩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주요 LNG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불공정하거나 가격협상력이 낮은 장기계약을 현재의 유리한 시장구조를 활용해 우리에게 보다 유연하고 유리한 계약방식으로의 변경하려는 노력과 새로운 계약구조 모델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의 후생증대와 발전사와 도시가스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이윤과 사업 기회의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본 칼럼은 외부 필진 기고문으로 본 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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