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감산 합의 무산, 사우디-러시아 ‘강대강’ 대치
추가 감산 합의 무산, 사우디-러시아 ‘강대강’ 대치
  • 김신 기자
  • 승인 2020.03.18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우디 아람코 CEO '30불 유가에도 매우 안정적‘

4월 이후 생산량 증대·공급가격 인하 입장 재확인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 ‘OPEC과 추가 협상 생각 없다’

감산 합의 이전 생산량 복구 언급, 유가 추가 하락 우려 커져

[지앤이타임즈]비OPEC 산유국 대표격인 러시아가 4월 추가 감산 합의에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의 아람코 CEO가 증산 입장을 재확인하고 나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Amin Nasser) CEO는 최근 열린 자사의 실적 발표장에서 현 수준의 저유가에서도 장기간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럴당 30불의 유가에서도 ‘매우 안정적(Very Comfortable)’이며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배당금과 주주의 기대를 맞출 수 있다고 언급한 것.

향후 1년간 자본투자(Capex) 없이도 하루 12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 CEO의 이번 발언은 코로나 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석유 소비가 감소하고 유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감산에 반대하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사우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OPEC+ 회의에서는 이달로 만료되는 감산 일정의 연장에 더해 추가 감산 방안이 논의됐지만 러시아가 합의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OPEC+는 2018년 10월 생산량 대비 하루 17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시행중이며 이달 기한이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 6일 열린 회의에서는 감산 기한 연장과 하루 150만 배럴의 추가 감산 방안이 논의됐는데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이후 OPEC 맹주인 사우디는 원유 생산량을 최대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원유 공급 가격도 대폭 인하하겠다고 선언하며 러시아를 압박중이다.

사우디는 현재 하루 97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생산중인데 이보다 200만 배럴 넘게 증산하는 한편 사우디 아람코가 주도하는 원유 공급 가격을 배럴당 최대 8불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직후 유가는 급락중이며 올해 최고 가격 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6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69.65불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달 17일 현재 30.83불까지 떨어지며 55% 추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고 사우디 처럼 증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 OPEC+ 공동감산점검기술위원회도 취소

러시아 에너지부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장관은 OPEC과 감산 관련 협상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렉산더 노박 장관은 최근 자국 석유회사들과 생산 계획 관련 회의를 가진데 이어 향후 석유 생산과 관련해 더 이상 OPEC 산유국들과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와 사우디와 공동 주관하는 OPEC+ 공동감산점검기술위원회(JTC)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산 기한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6일의 OPEC+ 회의 이후 다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공식 논의 기회가 사라지게 되면서 러시아와의 협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술 더 떠 러시아 원유 생산량 증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4월 중 OPEC+ 감산 합의 이전 수준으로 생산 규모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알렉산더 노박 장관은 ‘(감산 기한이 종료되는)4월에 2018년 10월 감산 합의 이전 수준으로 생산 규모를 복구할 것이며 먼저 20만 b/d를 증산하고 다소 시간을 걸리겠지만 50만 b/d까지 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사우디의 증산 선언에 러시아 역시 생산량을 늘리겠다며 강대강(强對强)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향후 세계 원유 과잉 공급과 추가적인 유가 하락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유가 전망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OPEC+ 추가 감산 합의가 실패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올해 2분기 두바이유 가격이 평균 24불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