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최대 생산량인 1230만 B/D까지 늘리겠다’ 선언

4월 OSP도 인하 통보, 러시아 감산 유도 압박 카드로 해석돼

러시아 ‘25~30$/B 감내할 수 있다’ 맞불, 회의 추진중인 이라크 행보에 주목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 증대를 선언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대중이고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유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이익에 역행하는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궁극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여 유가를 부양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계 유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Admin Nasser 대표는 오는 4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을 최대 능력 수준인 하루 123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 원유 생산량이 하루 970만 배럴 수준인 것으로 감안하면 260만 배럴에 가까운 증산이 이뤄지게 된다.

원유 공급 가격도 대폭적인 인하를 선언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이른 바 ‘가격조정계수(OSP, Official Selling Price)’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매월 결정, 통보하고 있다.

사우디가 결정한 OSP는 중동 산유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기간계약 거래에 적용하는 공식 판매가격이 된다는 점에서 중동산 원유의 가격 지표가 되는데 사우디는 4월 원유 선적분의 OSP를 배럴당 6~8$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0불대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사우디가 OSP까지 크게 낮출 경우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OPEC 중동 국가들은 물론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산유국 경제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 추가 감산 논의 OPEC+ 회의서 러시아 ‘반대’

원유 수출국 전체에 치명적인 손해가 될 수 있는 카드를 사우디가 들고 나온데는 역설적으로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 그리고 러시아 주도의 비OPEC 산유국들을 생산량 감산으로 몰고 가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OPEC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10개 산유국이 모인 OPEC+는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생산량 추가 감산을 위한 회의를 열었는데 합의에 실패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적인 석유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유가 부양을 위해 추가 감산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비OPEC 대표격인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사우디 중심의 OPEC은 하루 전 날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OPEC+ 전체에서 하루 15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OPEC+의 감산 규모는 2018년 10월 생산량 대비 하루 170만 배럴 규모를 줄이는데 맞춰져 있고 이달 기한이 만료된다.

이와 관련해 OPEC 회원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 비 OPEC 산유국에서 50만 배럴 등 총 150만 배럴 추가 감산을 유도하려 했지만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현 감산 체제는 이달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오는 4월 이후 추가 연장할 지 여부도 결정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합의도 이루지 못해 국제유가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우디는 추가적인 유가 폭락을 무릅쓰면서 증산과 공급 가격의 대표적인 인하를 발표하며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참여할 것을 압박중인데 오히려 감정 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이다.

사우디 아람코 발표 이후 러시아 측은 향후 6~10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25~30 불 수준을 유지해도 감내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다만 OPEC 산유국 중 두 번째 생산국인 이라크가 사우디와 러시아간 갈등으로 유가가 추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산유국들과 회의 개최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의 Assem Jihad 석유부 대변인은 ‘(사우디 등의) 증산에 따른 원유 공급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Thamer Al-Ghadhban 이라크 전 석유부 장관은 OPEC 회원 및 비회원국들과 회의를 열어 유가 추가 하락 방지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어떤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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