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17년 이후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8개 자산 매입

시진핑 주석, 국영석유사 투자 증대 지시·지난 해 89조 투입

일본 , 에너지계획에 ‘수요 감소 상관없이 자원개발 투자 중요 ’ 언급

정부 출자 JOGMEC, 지난 해 민간 기업 지원 예산 3배 증액한 7346억엔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우리나라 자원개발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지난 2013년 이후 해외 자원 개발 신규 참입을 멈춘 가운데 이웃 중국과 일본 정부는 오히려 활발한 투자를 진행중이라는 분석이다.

양 국 모두 국가 최고 지도자가 해외 자원 개발 확대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고 국영기업이나 자원개발지원 기구 등을 통해 공격적인 해외 자산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이다.

중국 절대 권력인 시진핑 주석은 2017년 천연가스 수요 증가, 석유 해외의존도 상승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국영석유사에게 자본투자비 증대를 지시했다.

그 결과 시노펙(Sinopec), CNPC, CNOOC 등 중국 3대 국영 석유 기업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자본 투자비를 대폭 증가시켜 공격적으로 자국 유․가스전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 이후 이들 3대 국영 기업은 2017년 E&P 자본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11∼44%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자국내 유전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2017년부터 중동 자산을 시작으로 해외자산 매입을 재개한 상태이다.

2015~2016년 유가 하락으로 자원개발 국영 기업의 실적이 악화됐고 반부패조사, 과거 매입한 부실자산에 대한 비판 등으로 자산매입을 중단했는데 2017년 부터는 시급성이 요구되는 해외 투자는 정부 검토기간을 단축하고 국책은행은 석유회사의 해외투자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보다 공격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7년 이뤄진 UAE 아부다비의 ADNOC Onshore 지분 매입 과정에서 승인 검토 기간을 3개월에서 3주로 단축 한 바 있다.

중국 국영 석유 3사의 지난 해 자본투자비는 2014년 이래 최대치인 770억불로 집계됐다.

지난 해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면 한화로 89조705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투자가 이뤄진 것.

이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는 공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 자산 매입을 진행중인데 2017년 이후 지난 해까지 중동과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총 8개의 탐사, 개발, 생산 광구를 매입했다.

◇ 아베 총리, 취임 이후 해외유전개발 장려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해외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메시지는 지난 2018년 수립한 ‘5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표현이다.

이 기본계획에서 일본 정부는 ‘자국 석유 수요 감소와 상관없이 해외자원개발 투자는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미래에도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해 수입국 다각화, E&P 사업 지분확보,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다른 국가와의 자원확보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석유 자주개발률 목표를 2030년 40%를 설정하고 이에 맞춘 지원 정책 집행도 제시했다.

아베 총리도 자원 외교를 통한 해외유전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취임 이후 해외유전개발을 장려한 결과 일본의 자주개발률이 2012년 22.1%에서 2018년에는 29.4%로 크게 상승했다.

일본 정부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Japan Oil, Gas and Metal Corporation)를 통해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 출자하는 JOGMEC은 일본 자원개발기업을 대상으로 출자하거나 개발자금 채무보증, 보조금 등의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2016년, JOGMEC 법을 개정해 석유회사 해외사업에 대한 지원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 출자대상은 탐사광권 확보에만 한정했는데 법 개정 이후 출자대상이 개발단계 진입 프로젝트와 해외 자산 매입까지 가능해진 것.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자국내외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광권 확보를 위해 JOGMEC 출자금을 대폭 늘리고 있는데 2016년 718억엔이던 것이 2017년에는 2390억엔까지 확대됐다.

JOGMEC이 민간 자원개발 기업에 지원하는 예산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총 2494억엔을 지원했는데 지난 해에는 약 3배 가까운 7346억엔을 투입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석유개발 지원 예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인데 2018년 1971억엔이던 것이 지난 해에는 6946억엔으로 증가했다.

JOGMEC은 자국 자원개발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이나 자산인수, 해외법인 인수 등을 추진하기 위해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할 경우 해당 프로젝트 회사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융자 분야에서는 해외나 국내 금속광물 탐사 자금 또는 관련 사업비 대출을 지원한다.

그 결과 일본은 2015년 이후 중동, 호주, 북미, 러시아,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해외자원개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해 러시아에서 Arctic LNG 2 프로젝트 지분을 매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JOGMEC이 Japan Arctic LNG 지분 75%를 출자하고 채무 보증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카자흐스탄 Kashagan 유전 생산량 증산, 이라크 West Qurna 1 유전 지분 매입 등 다양한 사업에서 출자와 채무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원유 생산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석유 자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배경은 석유의 전략적 성격과 셰일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유종 다양성을 고려할 때 석유안보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관계자는 “세계 석유 수요 증가세를 이끄는 중국뿐만 아니라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도 석유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양국은 현재 미국 셰일의 생산량 증가와 저유가 상황과 상관 없이 정부 주도 아래 국내외 석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미국 셰일원유가 촉발한 석유시장 변화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가시화되는 것과 별개로 석유안보 투자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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