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기가스 무배출’ 韓·英 ‘다른 해석·같은 결론’
‘전기차≠배기가스 무배출’ 韓·英 ‘다른 해석·같은 결론’
  • 김신 기자
  • 승인 2020.03.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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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등 비배기 미세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英 정부

도로 수송 발생량 중 PM2.5 60%, PM10은 73% 차지

대기질 전문가 그룹 ‘전기차에 Zero Emission 표현 안돼’

韓 김재경 박사 ‘Well-to-Wheel 휘발유차 대비 92.7% 배출’

비배기가스 미세먼지 배출 비중 지속 증가, 정책적 관리 필요
자동차 주행 과정에서 발생되는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 같은 비배기 분야 미세먼지가 배기가스 유발 요인 보다 더 높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로를 주행중인 전기택시와 자동차들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자동차 주행 과정에서 발생되는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 같은 비배기 분야 미세먼지가 배기가스 유발 요인 보다 더 높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로를 주행중인 전기택시와 자동차들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지앤이타임즈]영국 정부가 최근 발간한 공식 보고서에서 도로부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중 절반 이상이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등 비배기 분야에서 발생한다고 언급돼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서 영국 대기질 전문가 그룹(AQEG : AIR QUALITY EXPERT GROUP)은 전기차에 ‘배기가스 제로(Zero Emission vehicle)’라는 표현을 해서는 안된다고도 권고했다.

영국 대기질 전문가 그룹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국을 구성하는 지역의 대기오염 정책 조언을 하는 독립자문기구 성격의 전문가 위원회이다. 

우리나라 국책연구원에서도 ‘전기차가 배기가스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이 아니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다만 영국 대기질 전문가 그룹과는 해석 과정의 차이가 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가 지난 해 발표한 ‘도로 부문의 비(非)배기가스 배출(Non-Exhaust Emissions from Road Traffic)’ 보고서에 따르면 비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차량 파워트레인에 상관없이 발생된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도로부문 비배기가스 배출 관련 보고서. 

즉 휘발유나 경유, 전기 등 어떤 연료를 사용하느냐와 상관없이 도로를 주행하는 모든 차량에서 유발된다.

문제는 도로수송 부문 미세먼지 배출의 절반 이상을 비배기가스 배출입자가 차지한다는 점이다.

◇ 대기중 비산 금속 주요 배출원이 비배기가스

비배기(Non-exhaust) 분야에서 배출되는 자동차 미세먼지는 ▲ 브레이크 마모 ▲ 타이어 마모 ▲ 도로 표면 마모 ▲ 도로 먼지 재비산 등을 말한다.

영국 국가 대기배출인벤토리(National Atmospheric Emissions Inventory) 자료에 따르면 브레이크 마모, 타이어 마모·도로 표면 마모에서 발생되는 비배기 배출 입자는 2016년 기준으로 영국 전체 1차(Primary) PM2.5와 PM10 배출량의 7.4%,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대목은 ‘도로 수송 부문’에서는 비배기 분야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것 보다 많게 집계됐다는 점이다.

도로 수송 부문에서는 발생되는 PM2.5와 PM10 1차 배출량 중 브레이크 마모, 타이어 마모·도로 표면 마모 같은 비배기 분야 기여도가 각각 60%, 73%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 것.

내연기관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미세먼지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 같은 비배기 분야 발생 요인이 훨씬 높은 셈이다.

영국 정부 보고서에 소개된 비배기분야 미세먼지 발생량(좌측)과 번역자료(우측)
영국 정부 보고서에 소개된 도로 비산 미세먼지 발생량(좌측)과 번역 자료(우측)

비배기가스 배출이 도시 환경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가 인벤토리에 따르면 비배기가스 배출량의 절반은 도시 도로상에 발생한다.

비도시 도로보다 단위 거리 당 브레이크 사용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간선도로 출구 같은 곳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타이어 마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량이 많은 간선 도로와 도시, 교외 지역 모두를 망라한 고속도로에서 비배기가스 배출량이 최대치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대기 중 비산되는 금속 성분의 주요 배출원이 비배기 배출가스(Non-exhaust emissions)라는 점도 지목했다.

국가 배출 인벤토리에 따르면 대기 중 구리와 아연 배출량에서 브레이크 마모와 타이어 마모로 배출되는 비율이 각각 47%와 21%를 차지한다.

◇ 전기차도 비배기분야 미세먼지 배출서 자유롭지 않아

배기가스 무배출 차량으로 알려진 전기차의 경우 탑재된 배터리 무게 때문에 더 많은 양의 타이어와 브래이크 패드 마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 대상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서는 자동차 보급대수가 증가할수록 배기 배출은 증가하는데 이는 전기차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전기차의 배터리 무게 때문에 휘발유나 경유 자동차가 보다 무거운 전기차로 대체된다면 미세먼지 배출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영국 대기질 전문가 그룹에서는 전기차를 ‘배기가스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으로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전기차 역시 타이어나 브레이크 마모 등에서 유발되는 비배기가스 배출로 대기 중 미세먼지 배출원이 되기 때문으로 비배기 분야를 제외한 배기가스 무배출 차량을 의미하는 ‘Zero exhaust emission vehicle’로 표현할 것으로 주문했다.

우리나라 국책연구원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재경 박사 역시 전기차가 ‘배기가스 무배출(Zero Emission Vehicle)’으로 해석되서는 안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접근 방식은 다르다.

김재경 박사는 지난 2017년 발표한 ‘자동차의 전력화(electrification) 확산에 대비한 수송용 에너지 가격 및 세제 개편 방향’ 보고서에서 전기차 동력원인 전기 생산 과정을 감안하면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수송용 에너지원이 생산되는 단계 부터 운송, 저장과 차량 운행에 사용되는 모든 과정 즉 원유 추출(Well)에서 차량 운행(Wheel)까지의 'Well-to-Wheel' 과정을 분석했는데 2016년 우리나라 전원 믹스를 기준으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휘발유차의 약 53%, 미세먼지(PM10)는 92.7% 수준을 배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와 영국 보고서를 종합하면 전기차는 동력원인 전기가 화석연료로 생산되면서 미세먼지 발생에 기여하고 운행 과정에서도 배터리 탑재 등의 영향으로 비배기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비배기분야 미세먼지 발생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비배기가스는 자동차 배기가스 처럼 법적 규제를 받지 않아 배출을 감축하거나 저감시킬 근거나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 역시 비배기가스 배출원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영국 대기질 전문가 그룹은 전기차를 포함해 비배기가스 배출이 주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에 중요한 배출원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저감하기 위해 수송 부문 배출 정책의 일환으로 비배기 배출이 반드시 관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