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띄우고 산업용 내시경 투입해 가짜석유 색출
드론 띄우고 산업용 내시경 투입해 가짜석유 색출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0.01.2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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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관리원, 범죄 지능화에 첨단 특수 검사 장비로 맞불
산악 공사·출입 어려운 건축현장 가짜석유, 드론으로 증거 채집
가짜석유 담긴 지하 이중 저장탱크는 산업용 내시경 통해 확인
지표 투과 레이더로 송유관 불법 도유 흔적 등도 찾아내

[지앤이타임즈] 

# 가짜석유 식별 장치를 탑재한 일반 차량으로 품질 검사를 실시하는 비노출 단속은 불법 적발율이 높다. 하지만 불법 주유소 사업자들은 단속에 대비해 가짜석유를 별도로 보관하는 이중 저장탱크를 설치하는 치밀함도 보이는데 석유관리원은 산업용 내시경을 동원해 불법 시설물을 찾아내고 있다.

# 2017년 7월 수도권 일대 10여개 주유소에서 가짜석유로 의심되는 제품의 유통이 확인됐다.

경찰 측과 합동으로 잠복, 추적 조사에 나서 불법이 의심되는 탱크로리를 특정하고 차량 이동 경로 파악해 가짜석유 제조장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찾아냈다.

이후 증거 확보는 드론이 동원됐다.

가짜석유 제조상들이 눈치체지 못하도록 드론을 띄워 불법 제조시설임을 촬영, 확인하고 단속에 성공했다.

 

드론은 물론이고 산업용 내시경, 전파탐지기 같은 첨단 장비들이 석유 불법 유통 감시에 활용되는 등 한국석유관리원이 범죄의 지능화에 맞춘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손주석)에 따르면 6대의 드론을 보유해 가짜석유 제조로 의심되는 시설물 상공에서 불법 여부를 확인, 촬영하며 석유 불법 행위 증거 자료를 확보중이다.

산업용 내시경은 가짜석유 저장 시설들을 감추기 위해 땅 속에 설치한 이중 탱크 등을 색출하는데 동원되는데 총 23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표 투과 레이더’인 ‘GPR(Ground Penetrating Radar)’이라는 장비도 활용된다.

광대역 전자기파를 땅 속 구조물 표면 등에 입사시키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대상물 두께와 위치, 내부 균열 같은 구조물 내부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GPR.

송유관공사가 지하에 매설, 운영중인 석유 수송 파이프라인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한 장비로 석유관리원은 1대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IP카메라 17대. 전파탐지기 10대도 보유중이다.

현장에 동원되는 보유 장비만 감안하면 가짜석유나 정량미달 판매를 단속하는 공공기관 이라기 보다는 첨단 안보 관련 기관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 불법 행위 지능화에 첨단 장비로 대응

석유관리원이 각종 첨단 단속 장비를 꾸준히 확보하고 보강하는데는 불법 행위의 지능, 첨단화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석유관리원 특수검사팀 관계자는 “석유 운송 차량을 이용해 단속 사각 지대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는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가짜석유 판매 유형은 차량 내부를 개조해 이동하면서 가짜석유를 제조하거나 대형 공사 현장 등에 직접 배달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유소 처럼 고정된 사업장 안에서 불법 행위가 이뤄지는 과거 방식과 달리 운행중인 차량에서 또는 공사 현장 같은 불특정 지역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경찰과 석유관리원 감시반원들이 불법으로 의심되는 시설물을 파악하고 잠입해  증거를 수집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각종 첨단 장비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다.

드론의 경우 상공에서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촬영해 증거를 확보할 수 있고 산업용 내시경으로 땅 속 은밀히 숨겨 놓은 이중 저장 탱크를 찾아낼 수 있다.

GPR로는 송유관로 같은 지하 매설물을 감지해 ‘도유(盜油)’ 현장을 색출한다.

이외에도 IP카메라나 전파탐지기도 불법 행위 적발 현장에 동원된다.

◇ 접근 어려운 지역 드론 띄워 증거 채집

첨단 장비를 동원하면서 지능적인 범죄 색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사, 재건축 현장 등에서 불법으로 가짜경유를 유통, 주유하는 현장 색출이다.

굴착기, 기중기, 불도저, 지게차 같은 다양한 장비 등은 건설기계류로 분류돼 석유사업법령상 석유 이동 판매가 허용된다.

그런데 일부 석유 유통업자들이 채석장 같은 산악지대 공사현장이나 출입이 어려운 재개발·재건축 현장 등의 불법 행위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가짜석유를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농공단지 등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가짜석유 제조장은 근거리 감시나 추적 과정에서 단속 사실이 노출될 확률도 높다.

이 때 드론을 활용해 상공에서 차량이동 동선을 추적하고 불법 현장을 촬영할 수 있어 가짜석유 제조장, 산속 채석장이나 대형 공사현장에서의 불법 행위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7년 8월 충남 천안 모 주유소가 인근 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쳐 판매하는 정황을 파악한 석유관리원은 드론을 활용해 불법 작업 현장을 촬영해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 산업용 내시경으로 은밀한 불법 시설 포착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을 땅 속 파이프라인을 통해 각 소비지로 수송하는 송유관은 전국 1208km에 걸쳐 설치되어 있는데 관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기름을 절도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인적이 드문 지역의 땅 밑에 설치되어 있어 도유 현장을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 때 GPR이 동원된다.

실제로 지난 해 8월 청주 소재 한 주유소 앞을 지나는 송유관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포착됐는데 관로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훔치는 이상 징후로 판단돼 GPR을 활용한 증거 채집에 나섰다.

GPR 장비 확인 결과 주유소와 송유관 사이 약 20m 떨어진 곳의 땅 속 약 6~7m 지점에서 지하 매설물 설치 사실이 감지됐고 해당 지점 굴착 결과 땅굴을 파고 고압용 호스를 설치해 기름을 훔친 행위를 적발했다.

주유소 방호벽 밖 등에 가짜석유를 보관하는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주유기에 연결해 판매하다 단속이 나오면 정상 제품이 담긴 탱크와 연결해 회피하는 지능 범죄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관리원은 비노출 검사 차량을 동원한 암행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문제는 가짜석유 판매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은밀하게 감춰진 불법 시설물을 찾지 못해 처벌에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때 등장하는 첨단 장비가 산업용 내시경이다.

산업용 내시경을 투입해 지하에 불법 매설된 가짜석유 저장탱크를 찾아내고 있는데 단속 성과가 상당하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18년에는 경기도 포천과 평택, 충남 천안, 충남 당진 등 다수 주유소에서 산업용 내시경을 활용한 불법 시설물을 적발했고 지난 해에도 강원도 원주, 경북 김천, 충북 청주 등에서 유사한 실적을 거뒀다.

IP카메라와 전파탐지기 등의 장비도 가짜석유 적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관리원 특수검사팀 관계자는 “가짜석유 단속 과정에서 다양한 첨단 특수 장비가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불법 행위가 더욱 지능화될 수도 있지만 석유관리원 역시 그에 맞춰 진화된 검사 기법을 연구, 발굴해 불법의 사전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가짜석유를 포함한 각종 불법 행위를 계획하고 있다면 포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