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전기요금 인상 우려… “원전 생태계 유지하며 추진돼야”
탈원전, 전기요금 인상 우려… “원전 생태계 유지하며 추진돼야”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0.01.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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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구 위원장]
신재생에너지로 원전 대체 현실적 불가능…신한울 3·4호기 재개돼야
천연가스 개별요금제, 직수입 위축·시장 독점 위한 규제
위축된 해외 자원개발, 투명성‧책임성 확보 후 지원 확대돼야

[지앤이타임즈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구 위원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구 위원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구 위원장(자유한국당 서울 강남구갑)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한다는 목표가 국내 여건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을 꼽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등 원전산업 생태계는 유지하면서 탈원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비용을 공기업이자 상장사인 한전이 막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어 결국 한전의 경제적 손실은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양적 확대정책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안전과 일자리, 전기료 부담도 함께 고려하면서 속도조절을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종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 정부가 임기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데 탈원전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속도가 너무 빠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탈원전을 추진했다.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금지했고 7,000억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다. 심지어 부지를 선정하고 발주가 완료된 신한울 3·4호기까지 중단하는 등 신규 원전 6기 건설도 백지화 했다. 사실상 원전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정부가 이렇게 탈원전을 급격히 추진하는 이유는 원전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에너지원이라는 것과 원전을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우선 원전은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안전성을 입증 받았듯이 우리 원전기술 자체가 고도화돼 있어 사고 위험이 크지 않다. 그리고 일본처럼 지진 위험이 높은 나라도 아니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선 신재생 발전은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 따라서 다른 백업 발전이 필요하고 이는 신재생 발전의 높은 단가 외에도 추가적 지출이 필요하다. 

게다가 시설을 설치할 부지도 부족하다. 300만 가구를 위한 발전량을 얻기 위해 원전은 축구장만한 부지가 필요한데 태양광은 478배, 풍력은 625배의 땅이 필요하다. 이런 땅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더 이상 정부가 공약 운운하면서 신재생에너지만 계속 고집할 일이 아니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우선 신한울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부지도 선정하고 발주까지 완료한 사업을 별다른 이유 없이 중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된다. 탈원전도 좋지만 원전산업 생태계는 유지하면서 해야한다.

프랑스, 영국, 대만, 심지어는 후쿠시마 사태를 겪은 일본마저도 탈원전을 폐기했다.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결정했던 스웨덴도 국민의 78%가 원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원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고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가장 싸게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 에너지전환 로드맵의 핵심인 ‘재생에너지 3020계획’의 평가와 바람직한 재생에너지산업 발전방향은?

-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의 화석에너지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환이 세계적 추세이다. 우리나라 역시 2017년 기준 7.6%에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며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는 2,989MW로 2017년(1,825MW) 대비 63%로 급격히 증가했고 ESS설비는 2016년 274개에서 3년 만에 1,490개로 늘었다. 

그러나 양적 확대에 몰두한 나머지 안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에너지 저장장치인 ESS산업이 급성장했지만 설치·운영 경험과 기술력 미흡으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화재 이유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발전단가가 비싼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늘어나다보니 한전과 발전회사들은 물론 민간 기업마저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결국 전기료를 올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전의 경우 지난해 2,080억원 적자를 보며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고 올해도 상반기 영업손실이 9,285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한전의 적자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비용을 공기업이자 상장사인 한전이 막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한전의 경제적 손실은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기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탈원전을 해도 2030년까지 연평균 전기 요금 인상요인이 1.3%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25.8% 오르고 2040년에는 33%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담컨대 총선이 끝나면 바로 전기료를 올릴 것으로 생각된다.

재생에너지를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급격한 양적 확대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안전, 일자리, 전기료 부담도 함께 고려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천연가스 도매시장 개방에 대한 위원장님의 견해는 무엇인지

- 발전사들이 직수입을 할 수 있도록 1998년에 ‘도시가스사업법’이 개정됐지만 지금까지는 발전사들이 가스공사와 20년 장기계약에 묶여있어 실제로 직수입을 하는 사례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장기계약이 만료된 발전사들의 직수입이 급증하니 공사가 특단의 대책으로 개별요금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개별요금제는 기존 모든 발전사에 동일한 요금으로 LNG를 공급하던 방식과 달리 1대1로 가격을 책정해 사실상 직수입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보면 공사와 발전사 모두에게 득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 가스공사가 직수입을 위축시키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규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선택해서 경쟁할 수 있게끔 법을 바꿔 놓고서 직수입이 공사에게 공급 받는 발전사의 비용보다 저렴해 불공정하다는 공사의 주장이 직도입제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

그리고 공사와 계약이 남아 있는 발전소는 기존 계약했던 가격 그대로 공급받아야 하고 신규발전소 또는 계약이 만료된 발전소에만 적용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장기계약 발전소가 급전순위에서 밀리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연료비가 낮은 순으로 발전하는 구조다보니 최근 공사와 계약을 한 발전소는 효율 좋은 최신 발전기를 가지고 있어도 계약이 종료된 노후발전소가 개별요금제로 LNG를 저렴하게 들여오면 발전 순서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발전사들이 기존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게 될 경우 한전의 전력구매비용이 줄어들어 전기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직수입으로 이탈 시 발생하는 수급관리의 문제점도 해소될 수 있다. 

모쪼록 가스공사는 제기되고 있는 형평성 문제를 반드시 보완해야 하며 너무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하고 꼼꼼하게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국내 수소 생태계 확립을 위해 가장 시급히 추진돼야할 사안은 무엇인지

- 지구온난화 문제가 세계 공통의 주요 과제가 된지도 오래 지났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연료로의 이행은 피할 수 없다. 

산업적으로도 중요하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향후 도래할 수소사회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경쟁에 동참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조금 뒤처지고 있다. 

따라서 수소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하지만 수소경제를 육성하려면 우선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릉 강원테크노파크 수소탱크 폭발 사건, 노르웨이 수소충전소의 폭발 사고 등을 볼 때 수소 이용과 관련한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정부 지원에 대한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안전사고를 원천 봉쇄하면서 수소를 저장하고 이송하기 위한 충분한 인프라를 갖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바람직한 해외자원개발 발전방향은?

- 그 동안 해외자원개발이 무리한 투자로 물의를 빚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4.2%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해외자원개발을 포기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거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 시 투명성, 책임성이 확보되지 못했던 측면은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자원안보 효과가 높은 사업, 미래의 자원 수요에 대비하는 개발 사업 등 전략 사업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근 민간 투자와 정부 지원이 크게 위축되었는데 국회 차원에서도 자원 개발에 대한 지원 확대를 위해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