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계 느낀 정유사, 해외 유통망·석유화학 투자 확대
석유 소매 구조조정 고착화, 알뜰주유소 시장 왜곡 논란 여전
석유공사 UAE 원유 생산 개시,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은 큰 폭 상승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지난 해 베트남 PV Oil 지분 5.23%를 확보하며 현지 석유유통채널을 구축한 SK에너지는 올해 7월에는 미얀마 2위 석유유통그룹인 BOC(Best Oil Company) 지분을 인수하면 아시아 권역 유통 루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 현대오일뱅크는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성에 20만 배럴 규모의 석유 저장기지를 구축했는데 현지는 물론이고 인접한 캄보디아·라오스 내수 시장도 공략하는 동남아 수출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6일 준공 기념식을 가진 S-OIL 복합석유화학시설의 핵심 공정인 잔사유 고도화시설 전경.

S-OIL은 총 5조원이 투자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준공식을 지난 6월 가진데 이어 약 7조원에 이르는 석유화학 2단계 사업 투자 계획도 공개하며 정유사에서 종합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GS칼텍스도 여수 2공장 인근에 약 2조원이 투입된 올레핀 생산 ‘MFC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내수 정제산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정유사들은 해외 석유 유통 네트워크 확대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석유화학 투자 확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

◇ 모빌리티 플랫폼 변신에 속도

정유사들이 석유 소매망인 주유소를 바로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동킥보드까지 공유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유소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말까지 전기차 충전기 설치 주유소를 20곳으로 늘리고 2023년에 190곳까지 확대하는 한편 평택시와 손잡고 수소충전소가 합쳐진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을 추진중이다.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 조감도

GS칼텍스는 주유소를 ‘미래형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조성하기 위해  올해 들어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혁신형 택시 브랜드 운영 업체인 KST모빌리티, 전동킥보드 공유 기업 라임(Lime) 등 폭넓은 관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울산에 이어 경기도 고양에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건립중인데 대규모 세차·정비 타운과 더불어 태양광 발전 시스템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 폐업 주유소 지원 법안, 국회에 발묶여

한편에서는 주유소 사양 산업화가 고착화되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 1만2009곳이던 전국 영업 주유소는 올해 6월 1만1505곳으로 약 4.2%가 줄었다.

석유 소비 정체와 경쟁 심화 영향 때문인데 더 큰 문제는 폐업 이후 방치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폐업 신고한 주유소는 850곳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8.3%에 해당되는 71곳은 방치되고 있다.

폐업된 후 방치된 주유소 모습.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폐업 주유소에 대한 정부 지원 법안이 발의됐는데 상임위 심사 단계도 넘지 못해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 알뜰주유소에 대한 일반 주유소 업계의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알뜰주유소 한 곳 당 판매량이 전국 평균 보다 50%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시설개선자금과 세제 특례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정부가 한시적으로 인하했던 수송연료 유류세가 지난 9월 원상 환원되는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가격 인상을 억제한 것을 놓고는 정부가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일반 주유소들의 생존권을 위협했다는 비난이 높았다.

한편 고율의 유류세에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주유소 사업자들이 카드가맹점 수수료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지난 7월  서울 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는 이를 기각했다.

◇ SK네트웍스 주유소 망 매물, 아람코는 오일뱅크 대주주

아람코는 지난 4월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로 부터 지분 17%를 1조4천억에 매입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1.52%를 보유하며 경영권을 행사중인데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가 되면서 국내 정유사 4곳 중 2곳에 대한 경영권을 직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석유대리점인 SK네트웍스는 직영 주유소망을 매물로 내놓았고 현대오일뱅크가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성사시 SK에너지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석유공사가 원유 상업 생산에 나선 UAE 할리바 광구 전경.

한편 지난 2012년 GS에너지와 UAE 아부다비 광구 참여계약을 맺고 탐사를 진행해온 석유공사는 할리바 유전에서 상업적 매장량을 확인하고 지난 7월 상업 생산에 돌입한 상태이다.

우리 기업 지분을 감안하면 하루 4만 배럴 , 연간 584만 배럴 확보가 가능한데 생산 원유중 첫 선적분 10만 배럴이 지난 9월 GS칼텍스에 직도입됐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도입된 원유중 중동산 비중은 7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7%P 떨어졌다.

반면 미주산 원유는 9.7%P가 늘어난 16.7%로 집계된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꼽힌다.

미국의 셰일원유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중동 두바이유와 미주 지표 원유인 WTI의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고 한미 FTA 체결로 관세 혜택까지 추가되면서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9년 지앤이타임즈에 보도된 주요 석유 기사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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