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투자한 고유황 중질유 → 저유황 전환 설비 내년 1월 시동

3월 이후 하루 4만 배럴 생산, 18개 선사와 장기 계약도 이미 성사

IMO 2020 대응 선제적 설비 투자로 연 3000억원 추가 이익 전망

SK에너지 VRDS이 내년 1월 기계적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중인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총 1조원이 투자된 SK에너지의 저유황 중질유 생산 설비가 완공을 앞두면서 역내 해상 연료유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에너지(대표 : 조경목)는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 2020에 대비해 건설 중인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이하 VRDS)가 내년 1월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11월, 약 1조원을 투입해 SK울산 Complex에 건설 착수된 VRDS는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선박용 연료유 황함량 규제에 부합하기 위해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제거해 저유황 중질유로 생산하기 위한 고도화 설비다.

당초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이었는데 엄격한 안전·보건·환경(SHE) 관리, 설계·구매·건설 기간 단축, 완벽한 품질관리 실행 등을 통해 완공 시점을 내년 1월로 3개월 정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설비는 시험가동을 마친 후 내년 3월부터 일 4만 배럴에 이르는 저유황유 생산에 돌입한다.

◇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 규제 대응 수단

SK에너지의 저유황유 생산 설비 완공이 주목을 받는데는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IMO 2020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 규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적용되면 해상에서 배출하는 황산화물(SOx) 배출량 저감을 위해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의 황 홤량이 기존 3.5% 미만에서 0.5% 미만으로 대폭 강화된다.

이에 따라 선박유 시장은 기존 벙커씨(B-C)유 등 고유황 중질유 수요가 축소되고 저유황 중질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SK에너지가 건설 중인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0.5% 저유황 중질유(Low Sulfur Fuel Oil), 선박용 경유(Marine Gas Oil) 등 하루 총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어 IMO2020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설비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의 유가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온 SK에너지 석유사업에 새로운 성장과 수익 창출을 위한 확실한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회사측의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PIRA, Facts Global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2019년 전망 자료를 통해 2020년 이후 대체돼야 하는 선박용 고유황유 규모가 일 350만 배럴에 달하고 이 중 약 56%인 일 200만 배럴이 저유황유 혹은 선박용 경유로 대체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선박에 부착하는 탈황 설비인 스크러버(Scrubber)를 설치한 선박들은 변동없이 고유황 중질유를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 대비 설치 추세가 더뎌 저유황 중질유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해상유 수요 변동 앞선 선제적 마케팅도 활발

이같은 해상유 수요 변동을 예측한 SK에너지는 석유 수출 전문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TI)과 협업해 내년 수요 확대를 감안한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TI는 이미 한국에서 18개 선사와 저유황유 장기 계약을 맺는 등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에 나섰고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저유황중유 블렌딩 사업을 통해 연 3300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선박 연료유 시장은 단일 시장 기준으로 육지 연료유 보다 큰 시장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인데 실제로 일반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 초대형원유운반선) 선박 1척이 하루에 사용하는 연료량은 450배럴로 4,200cc 승용차량 약 1만7000대분에 해당된다.

IMO 2020에 대응한 선제적 설비 투자와 마케팅으로 SK에너지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VRDS 가동 후 매년 2~3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다수 증권사들도 IMO 2020 시행에 따른 국내 대표 수혜 업체로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지목하고 있어 친환경 사업 투자 전략이 기업 가치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SK에너지 조경목 사장은 “VRDS를 기반으로 IMO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내 해상 연료유 사업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친환경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지속 개발해 DBL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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