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 설킨 동북아 에너지협력, 어떻게 풀어야 할까
얽히고 설킨 동북아 에너지협력, 어떻게 풀어야 할까
  • 송승온 기자
  • 승인 2019.11.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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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에너지포럼, 기조연설 나선 에경연 조용성 원장
동북아 역내 재생에너지 공동개발 및 전력망 연계 필요
상이한 시장 자유화 정도·신뢰부족 협력 어렵게 만들어
실현 가능성 높은 3자간 사업 우선 추진, 다자로 발전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동북아 에너지협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관계 개선, 중국과 일본정부의 다자 협력 사업에 대한 정책의지가 중요하다. 우선 중국 또는 일본 정부가 포함된 3개국 이상의 다자 투자사업의 기업간 계약이 체결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3자간 정부 고위급 회담 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제4차 동북아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용성 원장은 이 같이 강조하고, 역내 실현 가능성 높은 3자간 협력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정부 협의체를 조직, 이를 다자 형태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성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현재 동북아 국가들은 석탄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역내 재생에너지 공동개발과 전력망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석탄에서 가스로의 연료전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역내 가스교역 확대를 통한 수급안정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에너지가격은 과거처럼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동북아 에너지협력 과정에 대해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역내 에너지생산국과 소비국간의 양자사업이 추진됐다면 2010년대에는 다자 사업이 계획되고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에는 다자간 에너지 협력을 저해하는 여러가지 장애요인이 있다. 먼저 동북아 지역내 잔존하는 정치외교적 불안정성은 에너지뿐 아니라 경제전반에 걸쳐 동북아 국가 협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 역사적 갈등, 패권경쟁, 영토분쟁 등은 역내 국가간 협력을 저해하는 비경제적 요인이다.

또한 동북아 에너지협력의 최종 목표는 통합된 지역에너지시장을 구축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에너지시장 자유화를 통한 역내 교역 및 투자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 원장은 강조했다.

하지만 역내 모든 국가들의 에너지시장 자유화 정도는 크게 다르고, 정책 추진도 더딘 상황이며, 동북아 국가간의 신뢰 부족도 에너지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 대성그룹이 건설한 몽골 만다흐(Mandakh) 지역의 태양광 시설.
▲ 대성그룹이 건설한 몽골 만다흐(Mandakh) 지역의 태양광 시설.

◆ 사실상 실패로 막 내린 ‘정부간 협의체’

조 원장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은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위한 정부간 다자협력체 구축에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동북아 에너지협력 정부간 협의체는 2005년 한국, 러시아, 몽골, 북한에 의해 설립됐고 중국과 일본은 옵저버 국가로 참여했다.

이 협의체는 역내 정부주도로 설립된 동북아 에너지 다자 협의체라는 점과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민관정책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정부간 협의체의 활동 목표는 역내 에너지 공급 및 교역확대, 역외 에너지 의존도 감촉, 효율의 최적화 , 에너지사용의 환경적 영향의 최소화에 뒀다.

하지만 3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동북아 지역내 다자간 에너지투자 사업이 없고, 연계된 에너지수송망이 미비한 상황에서 협의체 역할과 기능은 크게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2005년부터 2015년가지 정부간 협의체 주요활동은 회원국간의 에너지정책, 제도, 시장환경 등 정보를 공유하고 에너지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시키는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과 일본이 정부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3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다자간 대규모 투자사업을 협의, 계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중일 3개국의 대규모 투자 및 기술을 원했던 러시아는 정부간 협의체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2015년 러시에서 개최된 10차 회의에서 협의체 탈퇴를 공식 결정했다.

현재 동북아 지역에서 대규모 에너지 협력사업은 대부분 정부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양자간 고위급 정부 회담에서 협의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러-중. 러-일. 한-러간의 고위급 정부회담이 거의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있고, 양국의 에너지기업간의 실무 회담을 통한 구체적인 투자계획들이 협의되고 있다.

조용성 원장은 “이러한 정부주도의 사업추진은 비경제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예를 들어보면 보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견제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양국간 에너지협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다른 장애요인은 북한리스크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북한 영토를 통과하지 않으면 한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해상을 통해 수송망을 연결할수 밖에 없어 투자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고 말했다.

▲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브람스 홀에서 제4차 동북아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조용성 원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 지역 에너지 협의체 설립 돼야

한국은 기존의 정부간 협의체를 대신해서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5개 국가의 에너지정책 전문 연구기관이 중심이 된 민관협의체 신설을 제안했고 2016년 정부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동북아 에너지포럼’이 설립됐다.

동북아 에너지포럼은 연구기관이 주도하지만 민관이 모두 참여해서 다자 협력사업의 추진, 정책공조, 정보 및 자료 공유를 통해 함께 논의하는 협력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역내 5개 연구기관들은 매년 공동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결과를 포럼에서 발표하고 논의된 결과를 정부와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조용성 원장은 “동아에너지포럼은 올해 4번째를 맞이했다”며 “이제는 정부, 기업, 연구기관간 대화채널로서 포럼의 역할과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한편 EU와 아세안과 같은 ‘지역협의체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하지만 아쉽게도 동북아 지역에는 지역협의체가 존재하지 않고 설립될 가능성도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여건을 감안할때 역내 다자 사업추진과 에너지장관 회담 조직은 소다자주위 협력을 토대로한 상향식 접근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역내 실현 가능성 높은 3자간 협력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이와 관련된 대상국을 중심으로한 3자간 정부 협의체를 조직하고 이를 다자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조 원장은 동북아 에너지포럼은 이러한 협력과정을 추진하는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 에너지협력에는 비경제적인 장애요인과 상이한 에너지특성이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특히 양자사업을 3자간 협력사업으로 발전시키는데 있어 무엇보다 남북관계 개선, 중국과 일본정부의 다자 협력 사업에 대한 정책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또는 일본정부가 포함된 3개국 이상의 다자 투자사업의 기업간 계약이 체결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3자간 정부 고위급 회담이 조직된다면 지역 에너지 협의체는 매우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역내 3자간, 또는 4자간 에너지수송망 사업이 기업간 계약단계 검토까지 발전하게 되면 연계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망 운영 기관과 정부내 전력정책 부서간 정부조직간 다자협의 조직이 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