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대학원에서 내연기관 엔진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없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한 공대에 몸담고 있는 모 교수의 말이다.

전공 희망자가 없으니 가르치는 사람 즉 교수에 대한 학교측의 수요도 줄어 들지 않겠느냐는 말을 덧붙인다.

화석에너지를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발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들은 내연기관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거나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그 한편에서는 상당기간 동안 내연기관자동차가 도로 위를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10년 후에도 내연기관 자동차 점유율이 70%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고 2040년의 수송용 석유 소비량이 현재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여러 기관은 예측하고 있다.

일단 전기·수소차의 기술력이나 경제성이 내연기관자동차를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엄청난 인구를 기반으로 성장중인 중국,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그 대부분이 내연기관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한다.

그렇다고 전기차나 수소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청사진이 허황됐다는 것은 아니다.

그린카의 시장 점유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고 기술 혁신과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수송 수단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향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수송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 확실한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앞으로도 수 십 여년 동안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내연기관은 배기가스를 저감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가들의 내연기관 퇴출 캐치프레이즈에 겁먹거나 현혹돼 연구 개발에 손을 놓게 돼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연기관과 관련한 정부 R&D 과제와 지원이 크게 줄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전공을 기피하며 다른 분야 연구로 돌아서고 있고 현재 대학 강단에 서있는 교육자들이 정년 퇴임하면 맥이 끊겨 질 수 있다는 일선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수송 수단 패러다임 전환 과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전환 결정 과정이 주도면밀하지 못했고 성급했으며 방향 설정에 오류가 있었다면 막대한 국가 경쟁력 손실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

내연기관 연구 개발의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모 교육자는 본 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때 세계 최고기술과 수출실적을 보유했던 일본 조선 산업이 정부 지원이 감소되고 연구 인력이 줄어들면서 결국은 국가 중요 산업에서 몰락하는 길을 걸었던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자동차 심장인 완제품 엔진을 일본에서 수입해 껍데기만 씌워 조립하던 국내 자동차 산업이 이제는 오히려 엔진을 수출하는 위치에 서게 된데는 민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노력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은 내연기관 연구 개발을 소홀해야 할 때가 아니며 오히려 더 적극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갖는 의미를 정부가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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