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日 자동차 강국은 오히려 내연기관 효율 향상 경주 중
美·獨·日 자동차 강국은 오히려 내연기관 효율 향상 경주 중
  • 김신 기자
  • 승인 2019.09.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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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양대 이기형 기계공학과 교수(공학대학 학장) ①]
10년 후에도 내연기관차가 70% 점유, xEV가 상당 기간 주력될 것
제조업·비도로 미세먼지 기여도 높아, 자동차는 가혹한 규제도 만족 중
‘질소산화물 극단적 저감 디젤엔진, 기후변화 최선 대안’ 지적 귀기울여야

한양대 이기형 기계공학과 교수

[지앤이타임즈]

 우리나라 자동차 공학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한양대 이기형 기계공학과 교수(공학대학 학장)는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기술 개발 속도 등을 감안해도 오는 2030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기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매우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를 받고 있는 자동차 보다 제조업이나 선박, 항공, 철도 등과 같은 비도로 이동 오염원의 미세먼지 기여도가 월등히 높다며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기오염 책임이 과도하게 쏠리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자동차가 국가 주력 수출 산업이 될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내연기관 배척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정부나 산업계가 외면하고 있어 교육 현장에서 우수한 인재 양성 기회가 줄어들어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기형 교수가 바라보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내연기관을 바라보는 시각, 교육자로서 자동차 정책과 산업에 바라는 조언 등을 들어봤다. (본 인터뷰는 2회에 걸쳐 연재 소개한다)

▲ 세계 주요 자동차·에너지·환경 관련 국제 기구나 연구 기관 등에서는 내연기관자동차의 수명, 전기차를 필두로 한 그린카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전기자동차를 필두로 친환경자동차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될 것이라는 예측은 여러 기관에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차이가 적지 않은데 주요 기관들의 예측을 평균해 보면 10년 후인 2030년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의 시장 반응과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이 수치 보다는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30%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가 별로 점유율도 다를 수 있다.

전기자동차에 올 인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유럽은 이 보다는 조금 낮은 20% 정도로 예상된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이들 국가 보다는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향후 10년 후에도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가 여전히 70% 정도는 도로를 점유할 것으로 보여진다.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는 줄어들겠지만 xEV로 불리어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상당 기간 주력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내연기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이슈 또는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가 있는지.

- 많은 국내외 선진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친환경 자동차 보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근 입장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젤엔진을 금지하는 것 보다는 개선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입장을 최근 표명했다.

일반적으로 가솔린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고 디젤자동차는 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가솔린 엔진은 그린(Green) 측면에서, 디젤 엔진은 클린(Clean)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린은 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등에 관한 것이고 클린은 대기오염인 미세먼지와 그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 등에 관한 것인데 디젤 스캔들 이후 보쉬(Bosch)는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 예로 강화되고 있는 유로6d 규제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시험실 내에서 80g/km 이하, 실도로 주행(RDE)에서 120g/km 이하를 충족해야 하는데 메르세데스 벤츠 C220d에 탑재된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0~1g/km로 거의 측정할 수 없는 수치까지 낮춰졌다.

더불어 수천 km를 주행한 차량의 평균 배출량도 실도로 주행 조건의 배출량이 20~30g/km에 불과했는데 독일의 ADAC(독일자동차모터클럽)이 유럽 내 시판되고 있는 디젤자동차들을 광범위하게 테스트해서 얻은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최근의 상황 등을 감안해 ‘클린 디젤’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잘못된 의미가 아니며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구입 시 선택지 중의 하나로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CO₂에 의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위해서도 디젤엔진을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고 지금은 에너지 수요의 전체적인 입장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니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주요 자동차 강국들이 내연기관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정책은 어떤지.

지금 이 순간에도 내연기관의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나라들은 여전히 국가적인 R&D지원 아래 향후에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한 동안 하이브리드 엔진에 초점을 맞춰 오면서 순수 내연기관 기술이 유럽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인식 아래 연간 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SIP 혁신적 내연기관 연소기술 프로젝트를 발족시켰다. 

SIP는 일본 정부가 1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 동력 분야를 육성하는 프로젝트인데 여기에 내연기관 연구를 그것도 필두 과제로 내세운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인 것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전기자동차 보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내연기관의 고효율화를 통해 일본자동차 메이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일본 경제의 사활을 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일도 내연기관 중심의 파워트레인 기술에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내연 기관 기초 기술 중심의 FVV와 적용 기술 중심의 EUCAR 연구조직을 운영하는 등 민간 주도형 연구조직에 과제별로 막대한 정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하나의 내연기관 선진국인 미국 역시 ACE 프로그램이라는 정부 주도형 사업을 수행 하고 있는데 연구비는 DOE 등 정부지원금이 연간 550억 원에 달하고 과제별로 정부 지원금의 0~50% 수준의 민간지원금으로 구성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내연기관과 관련한 기초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를 연구소와 대학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내연기관 효율 향상과 CO₂ 저감을 위한 기초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발생에 대한 자동차 중심의 수송 부문 책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 화살이 경유차 및 자동차 엔진에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거나 일각에서는 과장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국립환경과학원이 올해 공개한 2016년 부문별 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정의되는 PM2.5 배출량은 도로이동오염원이 연간 9748톤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이동 오염원은 승용차, 화물차, 버스 등의 자동차 전 분야와 이륜차까지 포함된다.

반면 선박, 항공, 철도 같은 비도로 이동 오염원의 배출량이 자동차 분야 보다 월등하게 많은 1만4354톤을 배출하고 있다.

이중 선박 미세먼지 배출량은 모든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 중 7.1% 규모에 달하고 초미세먼지는 10%에 해당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민항기의 대기오염 총 배출량(PM10, PM2.5, CO, NOx 등)은 연간 약 1만5000톤으로 약 8만대 분량의 자동차가 내뿜는 대기오염물 배출량에 해당된다.

하지만 배출가스 규제도 없다.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철도 차량 1대의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도 약 3400 kg으로 경유차 1대의 연간 배출량인 4 kg의 약 850배에 해당된다. 

이처럼 자동차 보다 훨씬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 하고 있지만 비도로 오염원인 선박, 항공 등에 대한 배출허용 기준은 아직 대기법에서 정하지 않고 있다.

철도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올해 1월에서야 신설됐지만 자동차 배출물 규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요약하면 자동차는 다른 분야에 비해 오래 전부터 가혹한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을 적용받아 만족시켜 오고 있다는 점이다.

▲ 그렇다면 미세먼지 배출에 대한 책임이 내연기관자동차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고 판단하시는지.

앞에서 설명한 것 처럼 자동차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엄격한 배출 허용기준 의무를 부여받았고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이 자동차 보다 더 많은 다른 분야는 허용기준 조차 없거나 설령 있다고 해도 자동차에 비해 허용기준이 매우 낮은 수준이니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자동차 부분에 지나치게 전가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내연기관 연소 요인 이외에도 도로 주행 과정에서의 타이어 마찰, 감속 과정의 브레이크 패드를 통해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도 대기오염에 대한 책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지속해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분야만 개선된다고 국가 전체의 미세먼지 배출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니 다른 분야도 공동으로 책임을 분담해 당면 과제인 범국가적 미세먼지 저감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 이기형 교수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고베 대학(Kobe University)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닛산(Nissan) 자동차 중앙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고 2010년 이후  한양대 산학협력 부단장,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양대 공학대학 학장, 한국자동차공학회 파워트레인 부문 회장, 고효율 수송기기 에너지 저감기술 인력양성 사업단장, 중소기업 산학협력센터장, KAF(코리아오토포럼) 환경기술 분과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