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향상 투자·수익 감소 손실’ 에너지 공급자 보전 필요
‘효율 향상 투자·수익 감소 손실’ 에너지 공급자 보전 필요
  • 김신 기자
  • 승인 2019.08.11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입법처 박연수 조사관 ‘EERS 도입시 적정 비용 회수돼야’

한전 이어 가스·지역난방공사도 시범 사업 대상, 절감 목표 부여 받아

기금 등 통해 대상 기업 지원·비용 반영된 요금 조정 체계 도입도 고려돼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에너지 공급자의 효율 향상 서울 노원구의 에너지제로 주택 전경.(사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에너지 공급자의 효율 향상 의무화 시범사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들 기업에 대한 보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의 에너지제로 주택 전경.(사진 출처 : 에너지정보소통센터)

[지앤이타임즈]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이어 에너지 공급자들의 효율 향상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취지의 시범 사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의무 대상 기업을 적절한 비용 회수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확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 이하 ‘EERS’)’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EERS는 에너지 효율 향상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가스・난방 등 에너지 공급자에게 개별적인 에너지 의무 절감량을 배분하고 그 이행 결과에 따라 페널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에너지 공급자들의 효율 향상 제도를 운영중인데 우리나라는 현재 시범 사업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해 한국전력공사가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됐고 올해는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도 적용받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 산업자원팀 박연수 입법조사관은 최근 발표한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EERS)제도 도입 현황과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에너지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효율 향상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판매량이 감소하는데 대한 보전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매해 절감 목표 비율 산정, 의무 부여

EERS를 도입한 해외 국가들은 자국 실정에 맞게 다양한 제도 운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급자별로 효율 향상 의무 이행 실적을 증명하고 목표 기준에 미달되면 의무 이행에 충당할 수 있도록 인증서(Certificate)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영중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의무 대상자들이 할당받은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증서 거래시장에서 해당 부족분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한전 등 일부 공기업 에너지 공급사를 대상으로 EERS 시범 사업을 진행중이다.

에너지 절감 목표량은 매 해 ‘전전년도 에너지 판매량’에 해당 연도 절감 ‘목표비율’을 곱한 값으로 결정되는데 지난 해 첫 적용 대상에 포함된 한전은 0.15%를 적용받았고 올해는 이보다 상향 조정된 0.2%의 절감 목표비율을 부여받았다.

<자료 :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 : 국회 입법조사처>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도 올해부터 절감 목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들 기업은 공급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각종 기기 보급을 지원하는 등 에너지 절감 관련 사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인 ESCO(Energy Service Company, ESCO)‘ 투자 대행을 받아 할당 절감 목표량을 이행 해야 한다.

◇ 형태 다르지만 미국, 유럽 등은 이미 도입 운영중

박연수 입법조사관의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각 주 정부별로 EER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체 50개 주 중 26개 주에서 EERS 제도를 시행 중인데 각 주 별로 세부 운용방식은 다르다.

다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에너지 공급자의 판매량 중 일정비율을 절감목표로 설정해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발생한 비용보다 큰 이익이 발생하면 소비자와 공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유럽 연합(EU)은 2020년까지의 에너지 사용량을 당초 예상치 대비 20% 이상 감축하는 목표를 담은 ‘에너지 효율지침(EU Efficiency Directive)’을 지난 2012년 10월 채택, 운영중이다.

그 일환으로 영국은 2013년부터 주거 부문 에너지 효율향상을 주목적으로 가정용 에너지공급자에게 온실가스 감축의무와 저소득층 가정 난방비용 절감의무를 부여한 상태이다.

프랑스는 전기・천연가스 등 에너지판매업자와 및 지역단체・공공시설 법인체에게 3년 단위로 에너지 절감 의무량을 할당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에너지공급자들의 시장점유율에 따라 에너지 절감목표를 배분하고 있다.

◇ ESCO 기업 지원 방안 강화도 주문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는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이용 효율을 향상시켜 근본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EERS 도입 확대는 필수적인데 다만 의무 대상 기업인 에너지공급자들이 적정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연수 입법조사관에 따르면 ‘EERS 제도는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 대상 기업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의무 이행 비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이들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적극적인 참여 동기를 가질 수 있는 적절한 비용 회수 체계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EERS 의무가 부여되면 에너지공급자들은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투자 비용이 수반되고 그 결과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판매 수익이 감소해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와 관련해 EERS 의무 이행 비용 보전을 위해 기금 등 별도 재원을 통해 대상 기업에게 직접 지원하거나 해당 비용을 반영한 요금 조정 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주문이다.

다만 이 경우 시장구조・수요 변동성・기업 소유구조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각 에너지공급자별 특성을 고려한 적정 비용 보전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ERS 의무 대상 에너지공급자들이 주어진 의무할당량을 정확히 이행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온실가스 저감・에너지 수급 안정성 증진 등 사회・경제적인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 처럼 별도의 전문 기구를 통해 사업 실적에 대한 단순 검증을 넘어 에너지 효율향상 사업이 미친 사회적 영향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EERS 도입과 동시에 ‘에너지 절약 전문산업’인 ESCO를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전문성과 기술력을 보유한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들은 효율 향상을 위한 선 투자를 대행해 에너지공급자들에게 발생하게 되는 위험 부담을 감소시키고 비용 효과적인 에너지 효율향상 사업을 유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 활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문성이 높은 우수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을 선정해 국민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