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운영사, 구매자 유인 위해 유연한 조건 제공
불공정 계약 없고 고유가에도 가격 불안정성 해소

▲ SK E&S가 건조한 LNG 수송선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미국 LNG 사업자들이 목적지 제한이 없는 전례없는 유연한 계약으로 LNG 수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목적지제한조항은 LNG 구입자가 판매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잉여 물량을 전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가스시장의 대표적 독소조항 중 하나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장기계약 체결을 원하는 미국의 2세대(second wave) 프로젝트 운영사들은 구매자를 유인하기 위해 더욱 유연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2세대 프로젝트는 2020년대 가동 개시 예정으로 현재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계약물량 중 일부는 헨리허브(Henry Hub)에 다른 일부는 네덜란드의 TTF나 영국의 NBP 등 유럽 허브가격과 연동하는 등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취하기도 한다. 

미국석유협회(American Petroleum Institute, API)에 따르면 일부 프로젝트 운영사들은 계약물량의 일부를 서부 텍사스의 와하 허브(Waha Hub)와 연동하도록 허용하기도 하며, 구매자들이 일부 또는 전량 유가와 연동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LNG 장기구매계약에는 ‘목적지 제한 조항(destination clause)’이 없기 때문에 구매자가 인수한 물량을 현물시장에서 재판매할 수 있다.

미국 LNG의 가격투명성이 향상되면서 아시아 및 유럽에서도 가격투명성이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석유협회는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LNG 수입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 E&S는 미국 셰일가스를 국내에 직접 도입해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 E&S의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편중됐던 천연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해 국가 에너지안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 E&S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LNG 주 수입선인 중동, 동남아 국가들은 정치•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데다 불공정 약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미국산 LNG는 구매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계약관행이 없고, 특히 유가에 연동되지 않아 고유가에도 가격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12년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와 장기 LNG 매매계약을 체결해 아시아 최초로 미국산 LNG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이 계약에 따라 2017~2036년까지 20년간 연간 280만 톤의 LNG 수입이 예정돼 있다.

가스공사의 미국산 LNG 수입(연간 수입액 약 10억달러 추산)은 기존 중동 중심의 LNG 공급선을 다변화함으로써 국내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한·미간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및 협력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도착지가 제한된 일반적인 LNG 계약과 달리 미국산 LNG는 구매자가 계약물량 전체를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어 국내 천연가스 수급상황 급변 시 수급조절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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