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사용자들이 가격에 갖는 불만이 매우 높다는 설문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산업연구원이 수행한 등유 소비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90.8%는 가격에 가장 큰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유 사용자들은 그 특유의 냄새나 급유상의 불편함 때문에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

등유는 연소 과정에서 화석연료 특유의 냄새나 그을음이 발생할 수 있다.

연소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버너를 빈번하게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도시가스와 달리 등유는 주유소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배달을 의뢰해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연료를 구매하는 수고를 떠안고 사용과정의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다양한 불편에도 등유 소비자들은 가장 큰 불만으로 가격을 꼽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경기도 북부 지역 가정용 등유 사용자들은 한 달 평균 연료비도 15~25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비중이 43.2%로 가장 높았다.

25만원에서 40만원 사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들도 29.2%에 달했다.

대한석유협회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가스 사용 가구의 월평균 연료비는 1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설문조사결과만으로 추측해보면 등유 사용자들은 여러 가지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지만 가격의 부담은 견디기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경쟁 난방연료에 비해 다양한 불편함이 수반되는 등유를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의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가스가 농어촌이나 영세 도시에는 보급되지 않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등유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난방연료의 선택권은 사용자 개개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거주지역의 환경에 기인하고 있다.

난방방식을 등유에서 다른 연료로 전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2.9%는 연료전환 의사가 있지만 대체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대체할 수 있는 수단도 심야전기, 태양열, 나무보일러 등이 고작이다.

연료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소득역진성을 심화시키는 등유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방치되는 것은 현 정부가 지향하는 양극화 해소와 배치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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