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만 다를 뿐 기업·NGO 사회공헌 궁극적 목표는 나눔 실천

SK 근무 시절 기부마라톤 굿피플로 이식, 난치성 아이 돕기 3회째

전국 1만5천여 주유·충전소, 작은 나눔 이어가면 큰 희망 만들 수 있어

소외아동 후원·폐자원 기부·장애인 세차원 고용 등 기여 수단 많아

굿피플 강대성 상임이사.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현재 대한민국은 사회문제 발생속도가 해결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영리추구가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NGO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정부를 비롯한 공적 영역부터 영리 목적의 기업,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굿피플 같은 NGO,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모여 협업해야 문제 해결의 깊이와 속도를 더할 수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피플(www.goodpeople.or.kr)의 강대성 상임이사는 지난 5월 굿피플이 주최한 기부 마라톤 대회에서 또 다시 5km를 완주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에서 석유 전략과 기획, 마케팅 담당 임원을 지낸 강대성 상임이사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SK 사장실장 근무 당시 신헌철 부회장이 마라톤을 통한 기부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며 시작됐다.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이 후원한 금액에 SK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부해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굿피플로 상임이사가 된 이후에 기부마라톤 대회를 기획했고 지금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대회에는 3000 여명 이상의 후원자들이 함께 모여 희귀난치성 아이들을 위해 함께 달렸다.

인생은 우연한 계기로 바뀌기도 한다.

평생 기름밥을 먹고 살 줄 알았던 강대성 상임이사는 SK그룹 내 자재 구매 회사인 ‘MRO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사회적 기업에 눈을 떴고, 그 때부터 수많은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 듣고 배우며 사회적 기업 전도사로 변신했다.

SK 옷을 벗은 이후 더 넓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 최고의 사회적 경제 전문가 중 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오랜 경험을 담은 책 '나는 착한 기업에서 희망을 본다'를 발간했고, 사회복지 관련 박사 과정를 수료했으며 정부 관계자, 대학 그리고 청년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사회적 경제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공직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현재는 국제 구호개발 NGO에서 나눔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굿피플 강대성 상임이사를 만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NGO의 역할 그리고 강대성 상임 이사가 평생 몸담았던 석유 마케팅 사업장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방안 등을 들어봤다.

▲ 좋게 표현해서 기업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회사이지 MRO가 대기업의 내부 거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SK 그룹 MRO가 사회적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계열사로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기업이 없는 곳은 극히 드물다.

MRO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비롯해 각종 소모성 자재를 구매 대행하는 기업을 뜻하는데,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자체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니 원가 절감 부분에서는 효율적일 수는 있다.

반면에 불공정한 내부 거래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있는 것도 사실이다.

SK에 입사해 줄곧 석유 마케팅 업무를 맡아오다 그룹의 ‘MRO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 2011년의 일이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이 많은 최태원 그룹 회장 뜻에 따라 MRO 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맡게 됐고 회사명도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을 담아 ‘행복나래’로 바꿔 사회적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육성하는데 주력했다.

최선을 다해 6년간 행복나래를 발전시켜 왔으며 2016년 은퇴했다.

▲ 굿피플에는 어떤 계기로 몸을 담게 됐는지.

- 행복나래를 경영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자고 생각했고 은퇴 이후 사회적 협동조합인 ‘SE바람’을 만들었다.

오랜 시간 몸 담았던 SK를 비롯한 대기업 그리고 정부 기관 은퇴자들의 재능을 모아 창업을 준비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멘토링을 하는 것이 SE바람의 역할이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힘’이라는 부제로 ‘나는 착한 기업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제목의 책도 이같은 영역에 도움을 주고자 출간했다.

연세대와 숭실대에서 사회복지 석사와 박사 과정도 밟으며 바람직한 기부 문화와 나눔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을 무렵이다.

SK라는 영리 조직, SE바람이라는 사회적 경제조직에서의 경험을 비영리 조직의 혁신에 도입시켜 봤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길 지음, 때 마침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피플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데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현재 3년째 몸담고 있다.

굿피플 강대성 상임이사가 네팔 시라하 지역 취약 아동들에게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강대성 상임이사가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의 빈민층을 방문해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 형식만 다를 뿐 기업이든 NGO든 사회공헌의 궁극적 목표는 나눔의 실천인데 현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가.

- 현재 대한민국은 사회문제 발생속도가 해결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영리추구가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NGO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정부를 비롯한 공적 영역부터 영리 목적의 기업,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굿피플 같은 NGO,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모여 협업해야지만 문제 해결의 깊이와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해 말 경기도 양주시의 독거노인 300분을 모시고 진행한 좋은 사례가 떠오른다.

도로안전용품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 고려진공안전, 유산균과 비타민 등을 제조하는 사회적 기업 비타민엔젤스는 취약 계층을 채용하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들인데 양주에서 진행된 독거노인 돌봄 행사에 먹거리와 비타민을 기부했다.

굿피플 소속 의사회에서는 무료 건강 검진을 함께 실시했다.

이같은 협업을 통해 많은 독거노인들에게 희망을 전해드릴 수 있었다.

올해는 경북 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서 건강식품, 화장품, 방역관련 등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참여해 각자가 생산하는 제품으로 선물 꾸러미를 만들고 방역 서비스를 진행하고, 굿피플 의사회는 의료 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단체들이 함께 모여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계획들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굿피플이 주최한 기부 마라톤 대회에 동참한 탤런트 남보라씨 등과 같이 출발선을 차고 나오는 강대성 상임이사.

▲ 정유사 마케팅 전문가로 오랜 세월 몸 담아 오셨는데 주유소와 충전소 같은 석유 유통 사업장이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사례가 있는가?

- 정유사 차원에서 다양한 사회 공헌을 하고 있지만 주유소나 충전소 같은 개별 사업장에서 눈에 띄는 사례는 거의 없어 보인다.

굿피플은 매년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담은 2만 여개의 박스를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희망박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릴레이 기부 캠페인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 형태로도 진행했다.

지난 해 SK에너지 계열 석유대리점인 KK(주)와 대양석유가 적지 않은 희망박스를 기부하며 동참했었는데 이러한 참여를 통해 만든 희망박스가 2만개 이상 된다.

전국 주유소와 충전소 수가 1만 5천 여 곳에 달하니 나눔에 관심이 많은 사업장들이 희망박스를 만들어 기부하고 그 나눔이 또 다른 주유소와 충전소로 이어진다면 이 숫자만 해도 1만개가 훌쩍 넘을테니 엄청난 나눔과 희망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아동 한 명을 보살피는데 한 달 평균 18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후원자 한 사람이 모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매달 3만원을 후원하는 기부자 6명이 모이면 결손 아이 한 명의 한 달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주유소와 충전소의 수가 포화상태에 가깝고 수익성 또한 낮아지며 경영에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 한편으로는 기름값 때문에 늘 불만의 표적이 되고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이를 적극 알린다면 운영, 고객관리에 있어서도 더 좋을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주유소나 충전소가 사업 특성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 경북 경산의 부광주유소라는 곳이 세차 수입 일부로 저소득층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기부나 나눔은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인데 몰라서 못하거나 별게 아니라며 미리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 번만 시작해보면 이 일처럼 보람차고 쉬운 일이 없다.

주유소와 충전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플래카드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고객들에게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하지만 매우 쉽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기한이 끝나면 버려지는 플래카드는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자원을 리사이클링해 새로운 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들은 플래카드 같은 천이나 비닐 원재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유소와 충전소에서 버려지는 플래카드를 사회적 기업에서 가공을 거쳐 유용한 장바구니로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버려지는 자원을 수거해 취약계층이 고용된 사회적 기업에 제공하고 재활용하는 이 과정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고용을 창출하며 자원낭비를 막는 매우 의미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수단이다.

경영 악화로 셀프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주유소 고용이 줄어들고 있지만 세차장 같은 곳은 여전히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영역에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채용하는 것도 매우 쉽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 굿피플에서의 향후 활동 계획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찾는 일은 그들에게 기부하고 공헌하는 일 만큼 힘들다. 도움의 시선을 우리가 사는 곳으로 제한해서도 안된다.

굿피플은 지난 20년 동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 발굴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가치를 전파해왔다.

많은 일을 해나갈 수록 해야 하는 일들은 더 많이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소외 계층을 돕고 특히 희귀난치성 아동들을 돕는 사업에 더 힘을 쏟으려 한다.

또한 북한 동포들이 겪고 있는 다재내성 결핵, 고령자의 백내장 치료 등을 위해 연세대 등 관련기관과 협력하는 프로젝트 또한 고민 중이며 이와 관련된 의미있는 논의들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개발도상국가에서 사회적 기업이 창업하여 자리 잡고 사회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컨설팅과 지원도 강화하려 한다.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취약 아동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일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들의 비리문제가 보도되면 기부, 후원을 중단하거나 외면하는 등 비영리 영역 전반에 위기가 발생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어둠은 밝음을 이길 수 없고 다행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밝음이 더 많다. 모든 사람들이 기부와 나눔으로 세상의 밝음을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주유소와 충전소 같은 석유 유통 사업자들 또한 더 적극적으로 사회 가치 창출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강대성 상임이사는 굿피플 사회 공헌에 동참하고 싶거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자문, 아이디어 등이 필요하면 언제든 메일로 문의를 남겨달라고 전했다. bommi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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