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재생에너지 목표, 전력공급 불안 우려
현실성 없는 재생에너지 목표, 전력공급 불안 우려
  • 숭실대 경제학과 온기운 교수
  • 승인 2019.05.0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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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이타임즈 :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숭실대 경제학과 온기운 교수
▲ 숭실대 경제학과 온기운 교수

정부가 지난 4월 19일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30~35%로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말 워킹그룹이 권고한 목표치 25~40%의 상한선을 낮추고 하한선을 높여  중간 범위로 잡은 것이다. 

정부는 계통 대응 부담 때문에 상한선을 낮추고 204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수력 제외) 28.6%를 고려해 하한선을 높였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치를 높이려고 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고, 특히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억제해 지구환경 보존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자연에너지인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은 화석에너지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 전원믹스나 자연적 여건, 경제성, 기술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이는 과욕이며 도전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총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현재 6%대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폐기물, 바이오 등을 제외한 태양광, 풍력 등 가변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는 그 비중이 3%도 채 안된다. 

앞으로 논밭, 임야, 빈 땅에 태양광 패널을 최대한 많이 깔고, 육상·해상 풍력 발전기를 획기적으로 많이 설치한다면 이 목표달성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벌써부터 지역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이 산림훼손, 산사태 등 환경파괴를 야기한다며 강하게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입지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뿐 아니라 사업허가를 얻기도 쉽지 않다. 

최근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에서 보듯이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는데 기술적 장벽도 존재한다. 변전소 설치 등 계통확충에도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2040년에 우리나라의 발전량은 연간 700TWh(테라와트시)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30%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족시킨다고 가정할 경우 전국에 160GW 용량의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하며 이에는 약 320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된다. 

여기에는 태양광 평균 이용률 15%와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 KW당 200만원이 적용됐다. 재생에너지 빌전 비용은 설비설치 비용에 그치지 않는다. 

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 및 FIT(발전차액지원제도), REC(신재생에너지인증서) 비용 등 정책비용과 태양광 모듈 폐기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4%이지만, 태양광(2%)과 풍력(5.5%)은 합해서 7.5%밖에 되지 않는다. 수력이 13.4%나 되며 나머지는 바이오, 지열 등이다. 우리나라는 수력의 발전량 비중이 2017년 기준 1.2%에 불과하다. 

세계 전체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에서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보다 월등히 높음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세계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속히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기존의 아날로그식 중앙집중형 계통이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마이크로 그리드 등 디지털 방식의 분산형 계통이 구축되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현실성 없게 높게 잡을 경우 원자력, 석탄, 가스 발전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의 전력공급에 있어 심각한 불안정성이 야기될 수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목표 확대에 맞춰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신한울 3,4호기처럼 기존에 추진되거나 계획됐던 원전 건설도 전면 중단하는 등 원전의 비중을 무리하게 축소함으로써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원전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이 증가함으로써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증가는 물론, 전기요금 인상요인 증가, 전력회사의 경영악화 등과 같은 갖가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을 유지하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성(Economy),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환경성(Environment), 안전성(Safety)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원믹스의 최대 공약수를 도출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과제다.  

<본 칼럼은 외부 필진 기고문으로 본 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