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지부(노조) 공백기 계속, 오는 22일 세 번째 선거
지난 1‧3월 열린 집행부 선거 연달아 찬성표 획득 못해
정부와 끊임없는 대립각 기존 집행부에 피로감 호소 분위기

▲ 지난해 1월 8일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정문에서 가스공사지부측이 당시 정승일 사장 출근을 막고 있는 모습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한국가스공사 사장 선임 절차가 빠르면 6월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노조(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의 출근저지 투쟁 등 별다른 잡음 없이 취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지부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즉 가스민영화 정책 논란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가스시장 개방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친 정부 인사 선임에 극렬히 반대해 왔다.

가깝게는 지난 2018년 사장으로 취임한 현재 산업부 정승일 차관의 경우 에너지자원실장으로 근무하던 때 ‘LNG 직수입자간 판매허용’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가스공사지부의 반대 투쟁이 이어졌고, 취임식까지 연기되며 보름가까이 본사에 출근 하지 못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한 이승훈 사장의 경우 과거 전력산업구조개편추진위원장을 맡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주도한 시장경제론자라는 이유로 노조의 선임 반대 투쟁이 있었다.

친 MB 인사 ‘현대맨’ 주강수 사장의 경우 2008년 주주총회 장소를 옮겨가며 우여곡절 끝에 선임됐으나 역시 출근저지 투쟁으로 노조원 42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선임될 신임 사장의 경우 과거와 같은 극렬한 반대투쟁 없이 선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욱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산업부 출신 C씨가 거론되고 있지만 전례없는 무혈입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가스공사지부 집행부 역시 공백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과 3월 열린 선거에서 찬성 과반수 미달로 모두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세 번째 집행부 선거는 오는 5월 22~24일 다시 열리고, 27일 오후 3시 개표가 예정돼 있다. 만약 이때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신임 사장은 가스공사지부 집행부 공백기 상태에서 취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거에서 찬성 과반수를 획득해 당선자가 나오더라도 이번 집행부는 과거와 같은 일종의 강성투쟁 노선을 걷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가스공사 내부에서는 더 이상 노동조합이 정부정책을 비롯한 외부활동 또는 회사 경영에 간섭하기 보다는 조합원 복지 향상 등 좀더 실직적‧현실적 문제에 집중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가스공사지부 외에 신생노조가 출범하기도 했다. 올해 집행부 선거에서 연달아 찬성표를 얻지 못한 이유 역시 이러한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공사 내부 관계자는 “가스공사지부 선거가 계속 실패한 원인도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이나 노동시간 단축법 등에 좀더 힘있는 목소리를 내주기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며 “직원들 복지와 맞닿아 있는 현실적 문제는 제쳐두고, 필요이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에 지쳐있던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 같은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민주노총의 흐름과 맞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가스공사지부 후보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스공사지부 16대 선거에는 송규석 지부장(14대 부지부장), 조시균 부지부장, 이충위 사무처장 후보가 등록돼 있다. 

이러한 공사 내부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송규석 지부장 후보는 LNG 직수입활성화나 신임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30일 송 후보는 본지와 통화에서 “가스산업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부분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나머지 세부적인 사안은 공식 유세활동이 시작되는 7일 전까지 다른 구성원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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