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

[지앤이타임즈 : 이영재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전 세계적으로 싱가포르는 자동차 구입자에게 최악의 도시이다.

현대자동차의 소나타급 정도의 승용차를 소유하려면 각종 세금이 부가돼 1억원 정도는 소요된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2018년 1월 1일 이후 자동차 배출가스 세제(VES: Vehicle Emission Scheme)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VES는 2013년에 도입된 CVES (Carbon Emission-based Vehicle Scheme)를 확대 개정한 것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을 고려하던 CVES에 탄화수소(HC),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 등 유해 배출가스 4가지를 추가했다.

VES는 이들 오염물질의 배출량에 따라 5개의 구간으로 나눠 Rebate(인센티브) 또는 Surcharge(과징금, fee)를 매기는 일종의 피 베이트(Feebate) 제도로 저탄소 저공해차의 보급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온실가스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와 과징금을 부과하는 프랑스의 보너스 맬러스 제도와 유사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차량 등록시 220 싱가포르 달러(이하 S$)의 기본 등록세 외에 차량 가격(OMV: Open Market Value)에 비례해 최소 S$20,000 (한화로 약 1800만원) 이상의 추가 등록세(ARF: Additional Registration Fee)를 내야 한다.

다만 밴드 A1 및 A2에 해당하는 저탄소 저공해 자동차는 리베이트를 받아 추가 등록세를 상쇄할 수 있고 배출가스를 과다 배출하는 C1과 C2 차량은 추가로 과징금을 내야 한다. 밴드 별 배출기준은 5개 배출가스가 모두 만족해야 하고, 하나라도 기준 값을 초과하면 그 값에 해당하는 등급을 받게 된다.

싱가포르 연비 및 배출가스 라벨

특이한 점은 전기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발전 단계의 CO2 배출을 고려해 배출계수 0.4g CO2/Wh를 적용해서 CO2 배출량(g/km)을 산출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에서 판매하는 전기자동차 코나(KONA)는 VES Band가 A1 등급이지만 재규어 i-Pace 전기자동차는 CO2 배출량이 90g/km을 초과하는 것으로 산출되며 A2 등급 판정을 받아서 기아자동차의 니로(NERO) HEV와 같은 등급을 받는다.

자동차 판매장의 전시 차량 앞 유리에는 VES 연비 및 배출가스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라벨에는 VES 밴드 등급과 얼마의 리베이트 또는 과징금이 부과되는지, 인증 연비 및 5개 배출가스의 배출량이 표시돼 자동차 구매자들이 참고하게 하고 있다. 또한 배출가스 별 해당 밴드 등급도 기재된다.

싱가포르 자동차 소비자들은 차량 선택에 앞서 자신이 구매하는 차량의 배출가스 오염 기여도가 얼마나 되며 이로 인한 혜택이나 불이익도 체감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배출가스가 과다 배출되는 차량을 구매할 것인지 아니면 친환경 자동차를 선택해 인센티브를 받을 것인지는 철저하게 소비자의 몫이지만 정부는 소비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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