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의 LNG 수출국 지위, 호주․미국 수출 공세로 흔들려
가스公 장기계약 2024년 종료, 신규계약 물밑작업 시각도

▲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 접안해 있는 LNG선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청와대는 28일 카타르와의 정상회담에서 카타르측이 LNG 선박 60척을 신규 발주할 의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기업이 자국의 CNG 버스충전소 공급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카타르측이 한국과의 조선 및 에너지 분야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확대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CNG(압축천연가스차량) 관련 업계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사실 카타르가 60척이나 되는 LNG선을 한국 조선사에 발주할 것이라는 계획은 어느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다.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적으로도 LNG 선박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있고 그만큼 경험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도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CNG 버스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서울시 교통인프라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카타르 국왕의 적극적 에너지협력 공세에는 카타르의 '무언의 요구'가 따로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는 제1의 LNG 수출국 카타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과의 LNG 장기공급계약이 2024년 만료되는데 지금부터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타르의 2017년 LNG 수출량은 106.9Bcm으로 전년 대비 7.2% 늘었지만 점유율은 2016년 28.6%보다 하락한 26.7%를 기록했다. 여전히 OECD국가에 대한 최대 LNG 수출국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지역에서는 수년전부터 호주 GLNG(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와 미국 셰일가스의 역공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EIG(미국에너지정보그룹)의 ‘World Gas Intelligence’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2009년부터 아시아지역 최대 LNG 공급국가로 등극했으나 2016년에는 호주가 더 많이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동북아시아 지역(일본, 한국, 중국, 대만)의 LNG 도입량은 전년 대비 5억200만톤이 증가해 1억5800만톤을 기록했다. 도입물량 중 호주는 전년 대비 1300만톤이 증가한 3900만톤을 공급했으며, 카타르는 전년 대비 360만톤이 감소한 3600만톤을 공급했다.

중국은 2016년 호주로부터의 LNG 공급량이 전년 대비 1200만톤 증가했고, 카타르로부터는 500만톤이 증가했다.

일본은 호주로부터 전년 대비 20% 증가한 2200만톤을 공급했으며 카타르는 250만톤 감소한 1210만톤을 공급받았다. 한국도 2016년 호주 공급량이 전년 대비 무려 140% 증가한 470만톤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가스공사와 카타르의 장기계약이 2024년 종료되고 이후 계약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통 신규 장기 LNG 물량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협상단계 1~2년, 건설단계 5년 가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계약을 위한 카타르의 물밑 작업이 시작됐다는 예측이 나온다.

아울러 한국은 민간 직수입사의 미국 LNG 직도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향후 러시아 PNG 공급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카타르로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 확대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천연가스산업은 LNG 직수입 개선방안이나 카타르, 오만 등과의 새로운 장기계약 수립, 러시아 PNG 도입 여부 등 중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과거와 같이 구매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민관이 협력하며 사안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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