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거점*그린카 충전*세차 특화 등 복합화 시도 한창
내연기관차 단시간 사라지지 않아, '주유 + 알파' 중요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과도한 경쟁으로 주유소 마진이 줄어들면서 경영을 포기하는 주유소들이 늘고 있다. 2018년 한해동안 줄어든 주유소만도 2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도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통해 전기차와 수소차를 늘리기 위한 지원정책을 확대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가 2018년 1월 2만 6589대에서 11월에는 5만 4,438대로 두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쟁연료의 증가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는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몇 년 후 휘발유나 경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IEA나 OPEC 등 해외 기관의 에너지 수요전망에 따르면 2040년 석유의 비중은 27.6%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나 수소차 등 미래 자동차의 보급 확대에 앞서 충전소 인프라를 새롭게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연료시장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유소업계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변화의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물류화 사업을 비롯해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사업까지 다양한 변화가 시도중이다.

◇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물류 거점화 사업 ‘홈픽’과 ‘큐부’

택배를 보낼 때 많은 이용자들이 아쉬워하는 것이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내 택배를 가져갔으면 하는 부분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고들어 택배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 택배 집하 서비스가 시작됐다. 전국 400여개 주유소를 거점으로 피커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 찾아가 택배를 픽업해 주유소에 보관 한 후 택배사를 통해 발송하는 사업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주유소 공유 인프라에 기반한 물류거점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양사의 주유소를 거점으로한 C2C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을 런칭했다.

그동안 택배를 보내고 싶어도 택배사를 방문할 시간이 없거나 방문택배를 요청해도 언제 올지 알수 없어 어려움을 겪던 소비자들이 ‘홈픽’ 앱을 통해 택배를 신청하고 결제하면 1시간 내에 픽업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니즈에 딱 맞는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이밖에도 홈쇼핑이나 쇼핑몰의 반품 물건 회수 서비스를 통해 쇼핑몰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택배 물량이 지난해 11월 하루 1만건을 돌파하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유소 수익 면에서도 홈픽 창고와 사무실 임대료 외에도 택배건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도 증가해 수익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의 주유소 공유 인프라 기반 물류 거점화 사업 두 번째 프로젝트인 ‘큐부’서비스도 신규 사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것과 같은 보관함에 스마트 기술을 더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인 ‘큐부’는 고객이 주유소 내에 설치된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 보관이나 중고물품 거래, 세탁, 물품 보관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규 비즈니스다.

중고거래의 경우 대면 거래 시 당사자 간에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하는 가장 큰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없애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세탁소가 문을 열지 않은 시간에도 세탁물을 맡기고 개인 물품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도 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유입 고객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는 물론 향후 스마트 보관함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한 별도의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옥길주유소의 편의시설.

◇ “이곳이 주유소야?” 전면에는 편의점, 뒷면에는 주유소와 세차장

지난해 9월 문을 연 옥길 주유소는 겉모습만 봐서는 ‘이곳이 주유소 맞나?’ 할 정도로 기존 주유소와 배치가 완전 다른 신개념 주유소다.

GS칼텍스가 기존 주유소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주유소를 만들어보고자 시도한 옥길주유소는 전면에 편의점이 배치돼 있고 주유를 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뒤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총 520평의 공간에 6복식 스탠드형 셀프주유기 1대와 4복식 셀프주유기 2대가 관문형으로 설치된 옥길 주유소는 동시 주유가능 대수가 5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유후 바로 옥길주유소의 최대 장점과 만나게 된다. 주유동선 전면에 프리미엄 셀프세차기 4대와 터널식세차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셀프세차는 비접촉식 세차 방식의 셀프세차기와 반자동 셀프세차기가 각각 2대씩 설시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세차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코스를 선택하면 비접촉식 세차기가 회전하며 차량에 고압으로 물을 분사한 후 세제를 차량에 도포한다. 

이후 고객이 브러쉬를 들고 차량을 닦아주면 되는데, 일반 셀프세차장의 경우 브러쉬에서 세제가 나오는 시간이 1분30초에서 2분30초 정도로 짧은데 반해 미리 세제를 도포했기 때문에 시간제한 없이 꼼꼼한 세차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브러쉬 이후 비접촉식 고압 분사기가 차량 주위를 회전하면서 세제를 닦아내면 차량을 앞쪽의 셀프 세차코너로 이동해 차량 표면의 물기제거와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내부청소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세차 코스를 이용하는데 옥길주유소는 기존 현금 방식이 아닌 멤버쉽 카드로만 결제가 진행된다. 편의점 옆 공간에 설치된 멤버쉽 카드 발급·충전 코너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카드를 발급받아 충전을 한 후 세차장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카드를 넣어야 세차가 가능하다. 

세차비용은 앞단계의 셀프세차기를 이용하는데 기본 7000원이며 셀프 세차 코너로 이동해 진공청소기와 고압 세척기를 이용하는데 3000~5000원 가량이 소요돼 세차 1회당 약 1만2000원을 받고 있다.

초기 세차가격이 비싼 것은 아닐까 고민도 했지만 지역 특성으로 차를 아끼고 관리하는 고객층의 재방문이 늘어나면서 1일 평균 30대 정도 세차장을 이용하고 있으며, 주유 매출과는 별개로 세차 매출은 별도 시스템을 통해 4대의 프리미엄 셀프 세차장과 실내세차코너, 터널식 세차기 매출을 관리하고 있다.

옥길 주유소 윤상호 대표는 “차를 아끼고 관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20~30대 고객들은 물기 제거용 걸레나 약품 등 세차용품을 트렁크에 가지고 다닐 정도로 세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그동안의 주유소 시장과는 다른 세차에 특화된 주유소로서 틈새 공략을 통해 매니아층이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옥길 주유소는 GS칼텍스가 시범 서비스중인 커넥티드카 스타트업 ‘오윈’을 통해 카드나 현금을 제시하지 않고 앱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주유소 구축 시범서비스에도 참여해 전국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유소 주 고객층인 20~30대 운전자들이 앱 환경에 접근성이 좋고 가격할인에 민감하다 보니 할인폭이 큰 오윈 서비스에 쉽게 적응하면서 이용실적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주유소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적용해 미래형 주유소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옥길 주유소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 ‘우리 동네 옥길 주유소 있다’는 자부심이 포함된 후기 글이 올라올 정도로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의 편의시설

◇ 국내 1호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울산광역시 북구 연암동에 가면 주유소와 LPG충전소 사이에 수소충전소와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된 국내 1호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이 들어서 있다. 

연암주유소와 경동LPG충전소를 운영중인 경동에너지는 주유소와 LPG충전소 사이에 셀프 청소기가 설치돼 있던 공간을 없애고 그 자리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주유소 입구쪽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위치상으로 울산공항 방향 외곽지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 있고 울산시청과는 직선거리로 6km, 인접 도심권과는 1km에 불과해 차량 이동은 많지만 인근에 주택가가 없어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에 따라 울산시에서 실시하는 수소충전소와 전기충전소 설치 지원사업에 참여, 30억원의 수소충전소 설치비용과 전기차 충전소 설치비용은 울산시가 지원해 지난 9월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울산광역시에 등록된 수소자동차는 총 332대로 전국 753대 중 44%가 운행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는 경동충전소와 옥동충전소 2곳이 운영되고 있다.

도심지에 위치해 있어 하루 평균 25대 정도가 수소를 충전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하루 30~40대 정도 충전하고 있다.

수소 공급은 울산에 위치한 부생수소 생산공장에서 튜브트레일러로 약 40대 정도 충전할 물량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경동충전소는 수소를 이윤 없이 kg당 7000원을 받고 있으며 현재의 충전 시스템에서는 1일 40대 충전을 최적 충전량으로 보고 있다.

수소충전소는 기체로 공급받아 기체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180bar 압력의 수소를 압축기로 870bar까지 압축한 후 노즐을 통해 차량에 충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한 대를 완충하고 나면 다음 차량에 바로 충전할 때는 압력이 떨어져 충전량이 90% 정도로 떨어진다.

많은 차량이 충전소에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압력을 올리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차량이 들어와도 다 처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울산시에서 설치비를 지원하고 운영만 하면서 LPG충전소와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현재는 별도 인건비가 들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A/S 기간이 종료될 경우 A/S비용을 충전소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동충전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동에너지는 미래 에너지 공급처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시장 선점 차원에서 수소충전소를 도입했다.

경동에너지 성원용 대표는 “언젠가는 수소 충전기술이 개선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소비자들이 ‘연암주유소에 가면 LPG나 수소, 전기도 충전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효과는 충분하다고 판단해 국내 최초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 미래형 주유소…고객 관점에서 더욱 다양한 시도와 도전 필요

우리나라에 셀프주유소가 허용된 것은 지난 1998년으로 20년이 지났지만 활성화 된 것은 지난 2010년으로 고유가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로 확산되기 시작해 10년이 경과되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약 3200여개 주유소가 셀프로 운영중에 있다.

당시 선도적으로 셀프서비스를 도입한 주유소들은 부정적 평가에도 과감히 도전했으며 주변에 같은 셀프주유소가 들어서도 시장 선점효과를 통해 고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대부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래형 주유소 역시 마찬가지다. 수소충전소를 병설하거나 주유가 아닌 세차에 주력하고, 주유소를 물류거점화 하거나 앱을 통한 결제시스템 도입 등 생소하고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있지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도전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야 미래에도 에너지 공급처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미래형 주유소에 대해 옥길주유소 윤상호 대표는 “어떤 것이 미래형 주유소인지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의 주유소가 모색해야 할 새로운 방향과 해석은 고객의 관점에서 더욱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통해 만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필 기자> 
sang@gn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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