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3억대 보급돼도 석유 대체율 3% 불과
IEA·OPEC 공통 의견, 화물 등 대형차 연료는 여전히 '경유'
석유 수요 꾸준히 증가 비OECD가 견인, OECD 국가는 줄어
바이오연료 소비도 증가 전망, 석유 소비 대체 효과 기대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한 쪽은 산유국 카르텔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석유 소비국 기구이고 또 한 쪽은 석유 산유국 카르텔 조직이니 성격이 정반대이다.

국제에너지기구로 불리는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 감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주요 석유소비국들이 구성한 조직이다.

석유수출국기구로 불리는 ‘OPEC(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은 원유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산유국들이 결성한 기구로 석유 공급량 조절 등의 방식으로 수급과 유가를 통제하고 있다.

상반된 성격의 두 국제 기구들은 하지만 중장기 석유 수요 기조를 같은 방향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에너지원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2040년까지 여전히 주종 에너지 역할을 할 것이며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전기차가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공통적인 의견이다.

수송 부문에서 석유의 역할은 상당 기간 중심을 차지할 것이며 화물 등 대형 상용차에서 석유의 입지는 굳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는 IEA와 OECD가 예측한 2040년까지의 세계 석유 산업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 ‘전기차로 석유 퇴출 의견’에 부정적

가장 최근인 지난 해 말 발간된 IEA 세계에너지전망, OPEC의 세계석유전망(World Oil Outlook)에 따르면 양 기관 모두 세계 석유 수요가 204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17년 이후 2040년까지의 세계 석유수요가 연평균 0.5%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 전망은 바이오연료를 제외한 수치로 결국 세계 석유수요는 2017년에 하루 9480만 배럴이던 것이 2040년에는 1억630만 배럴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되어 있다.

OPEC 역시 같은 기간 동안의 세계 석유 수요가 연평균 0.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 : 석유공사>

또한 바이오연료 제외시 세계 석유수요는 2017년의 하루 9500만 배럴에서 2025년에는 1억350만 배럴까지 증가하고 2040년에 1억8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석유 소비국 기구나 수출국 기구 모두 향후 20년 동안 석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 같은 바이오연료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공통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연료 수요는 2017년 180만 b/d에서 2025년 280만 b/d, 2040년 470만 b/d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25년간의 바이오연료 소비가 하루 평균 29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IEA는 전망하고 있는 것.

OPEC 역시 바이오연료 수요가 2017년 220만b/d에서 2025년 270만 b/d, 2040년 360만 b/d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석유공사는 ‘전기차 등의 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조기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견을 부정하는 견해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석유 수요가 2025년까지 매년 100만 b/d씩 증가한 이후 전망 기간 후반부에는 20~25만 b/d 수준으로 낮아지게 현상은 경제구조 변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 영향으로 해석했다.

◇ OECD 소비 줄고 비OECD가 증가세 주도

향후 세계 석유 수요는 비OPEC 국가들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EA와 OPEC 두 기구 모두 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40년까지 연 평균 0.8%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IEA는 OECD 국가의 석유 수요가 2017~2040년 사이에 700만 b/d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고 OPEC은 이보다 많은 860만 b/d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비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 증가가 세계 석유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관측됐다.

2040년까지 비OECD국의 석유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1.3~1.7%를 유지하며 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 감소분을 만회할 것으로 예측됐다.

IEA는 비OECD의 석유 수요가 2017~2040년 사이 1450만 b/d, OPEC은 2220만 b/d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수송 석유 소비, 증가세 둔화되지만 여전히 성장

수송 분야 석유 소비 역시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하지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송 분야 석유 소비가 주목을 받는 배경은 내연기관자동차의 생명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IEA에 따르면 수송 분야 중 중 도로 석유 소비는 2017년에 하루 3860만 배럴에서 2040년에는 4290만 배럴 까지 증가한다.

OPEC 역시 이 기간 동안의 도로 석유 소비가 4360만 b/d에서 4780만 b/d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IEA와 OPEC 모두 도로 수송 분야 석유 소비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보고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제한 등의 정책적 목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향후 석유수요가 정점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석유 수요 대체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EA와 OPEC는 2040년 세계 전기차 대수를 기존 전망인 최대 2억8000만대 보다 상향된 3억대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전기차의 석유 수요 대체 효과는 290~330만 b/d에 그쳐 2040년의 전체 석유 수요중 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 보다 오히려 소비 효율 향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EA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보다 연비 개선이 석유수요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수송 분야 연비 개선에 따른 석유수요 대체 효과가 2040년에 900만 b/d에 달해 전기차 보급 효과의 3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미국은 오히려 연비 규제 완화

수송 분야 석유 소비와 관련해 흥미로운 전망도 소개됐는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정부가 오히려 연비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수송 분야 석유 소비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 효율 개선은 한계에 도달했고 실제로 지난 5년간 미국에서 팔린 신차의 평균 연비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오는 2026년까지 완성차 평균 연비가 리터당 16.6km를 충족하도록 결정한 과거 오바마 정부 정책을 지난 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완화한 것은 IEA가 석유 수요를 상향 조정한 배경이 됐다.

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자동차의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도 향후 수송 부문 석유 수요 증가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전기차는 승용차, 소형트럭, 단거리 항공기만 대체 가능하며 대형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승용차나 소형트럭, 소형버스 등 경량자동차(LDV, Light Duty Vehicle)의 동력원의 전기화가 가능하지만 큰 출력이 요구되고 대량으로 경유를 사용하는 대형 상용차 등 중량 자동차의 전기화는 요원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에서는 2040년 전기차 보급댓수를 IEA보다 2배 높은 5억6000만대로 예측하는 급진적인 전망을 제시한 블룸버그(Bloomberg)조차 이로 인한 석유 대체 물량은 전체 석유수요의 7%에 불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IEA와 OPEC은 공통적으로 2040년 전기차가 대체할 수 있는 석유 수요는 하루 290~330만 배럴에 그치며 전체 석유수요의 3%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OPEC은 전기차가 대체할 수 없는 상용차(Commercial Vehicle)의 석유 수요 증가가 운송 혁명 등으로 줄어드는 승용차의 석유 수요 감소분 보다 클 것으로 관측했다.

트럭 등 중대형 차량은 현재 도로 수송용 연료 절반 이상을 소비하고 있고 2040년까지 OECD와 비OECD 모든 국가에서 도로 수송용 석유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연비 규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비OECD국가들의 경우 인구당 차량 보유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데 향후 수요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내연기관차의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 가스에너지 비중 늘고 석탄은 감소

IEA와 OPEC의 중장기 석유산업 전망을 분석한 석유공사 보고서의 핵심은 ‘석유는 2040년까지도 주종에너지원 지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전체 1차 에너지원 중 석유 비중은 2017년 32%에서 2040년 28%로 감소하지만 비중면에서 여전히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스에너지는 2017년 21~22%에서 2040년 25%로 증가하고 석탄은 2017년 27∼28%에서 2040년 22%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체재 및 전기차 등장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 석유 수요 피크의 조기 도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연비 개선 같은 효율 증가 등 ‘수송혁명’에도 도로수송, 전체 수송 및 석유수요 모두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신재생에너지는 거의 대부분 발전부문에 한정되어 있지만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도 발전용 연료로서는 석유의 존재감 미미할 것'이라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석유가 더욱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석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오는 오류’라고 진단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점증하는 석유수요 충족, 공급부족을 대비해 신규 투자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최근의 신규 유전 개발 투자 감소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 부족을 불러와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예상되는 석유 가치 증가에 대비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개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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