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줄이고 태양광 몇 곳 늘리는게 에너지전환 아니야’
‘원전 줄이고 태양광 몇 곳 늘리는게 에너지전환 아니야’
  • 김신 기자
  • 승인 2019.01.14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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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자원경제학회 조성봉 회장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깨끗하면서 값싼 것 없어, 요금 인상 당위성 솔직히 밝혀야
전기요금 정부 개입 배제 · 한전 판매 독점 경쟁 도입 필요
천연가스 직도입은 대세, 알뜰주유소로 정부가 공정거래 위반

한국자원경제학회 조성봉 회장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자원경제학회 조성봉 회장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지앤이타임즈 : 한국자원경제학회 조성봉 회장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현 정부 국정과제중 하나인 에너지 전환이 국가 최상위 에너지 행정 계획에 명문화되는 절차가 진행중이다.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올해 1분기중에 수립될 예정인데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과 갈등은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자원경제학회 조성봉 회장(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방향 설정은 맞지만 과정은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전과 석탄 발전을 줄이고 청정 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전기 요금 인상을 공론화하지 않은 정치적 접근이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과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개입이 배제된 체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고 한전 독점 전기 판매 구조에 경쟁이 도입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천연가스 직도입은 현 시장 여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진단했고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되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성봉 자원경제학회장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성과 등 주요 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가를 들어 봤다.

한편 조성봉 회장은 자원경제학회가 교수와 연구자 개개인의 학술적인 모임으로 특정 정부 정책에 대한 통일된 공식 의견을 내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과가 아직까지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된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원전과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는 늘리는 방향에 맞춰져 있는데 오히려 석탄 비중이 늘고 있다.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으려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값싼 원전 발전이 줄어 드니 전기요금이 비싸 질 수 밖에 없고 원전 대체 수단으로 천연가스 발전을 늘리자니 역시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니 에너지 전환 정책에서 비중을 줄이겠다고 목표 삼은 석탄 발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가야 할 방향인 것이 분명하다.

다만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에너지 요금을 올릴 각오를 해야 한다.

원전 몇 기 줄이고 태양광 몇 개 세우면 되는 것이 에너지 전환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원전 발전 비중은 줄이면서 현 정부 안에서는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환 정책 따로 있고 에너지 요금 정책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세상에는 깨끗하면서 값싼 것이 없다.

깨끗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수 없다.

▲ 에너지 전환에 부합되는 깨끗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 최근 정부는 천연가스 발전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석탄화력 원료인 유연탄 가격을 높이고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은 낮추는 방향으로 개별소비세를 조정했다.

상대적으로 청정한 천연가스 발전을 더 많이 하라는 의미인데 이 정도 수단으로 급전 순위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경제 급전 기조를 환경 급전으로 전환하자는 장병완 의원 발의 법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친환경 발전을 더 늘리자는 것이 환경급전의 취지이니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도매 시장에서 천연가스 같은 청정 발전이 더 많이 가동되도록 전력거레소가 높은 가격에 전기를 구매하고 전력 소매 원가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미세먼지 발생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석탄화력 발전을 제약할 뿐 환경급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경제급전과 환경급전 사이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환경급전으로의 명확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 대선과 지방 선거 등 선거 과정에서 에너지 세제개편이 꾸준히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수송연료에 에너지 세수가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평가 그리고 에너지 세제개편이 이뤄질 때 전제돼야 하는 기본 원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수송연료에 에너지세수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징수되는 세수가 워낙 크다 보니 정부가 수송연료 세수 집중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국민들이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세제 개편을 벌이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세제개편 방향으로는 미세먼지 유발로 환경 오염 기여가 높은 경유 세금을 올려 휘발유 소비자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발전용 연료는 석탄화력을 가동하는데 충분한 제약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세금 인상이 전제되는 개편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행하면서 탄소세 도입 이슈가 묻혀 있는데 사회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와 탄소세 도입을 별개로 나눠 한 방향만 추진하는 것 보다는 양 제도를 병행해 환경 친화적인 연료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 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반드시 담겨져야 할 대명제나 원칙을 조언한다면.

- 전기요금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배제되는 방안이 명시돼야 한다.

해외 선진 사례 처럼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규제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전기를 포함한 공공재의 요금 결정 과정에 개입하고 있는데 잘못된 관행이다.

한국전력만 해도 기업이 공개되어 있으니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 개입으로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해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전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고 뉴욕 증권 시장에도 상장되어 있는데 정부가 전기 요금에 개입하는 것을 문제삼아 외국인 주주들이 뉴욕 법원에 제소하지 말란 법이 없다.

미국의 경우 PUC(Public Utility Commission)라는 기구를 통해 전기요금을 결정하는데 전력회사에서 전기요금 변경안을 청원하면 인건비를 포함한 전기 생산 원가 변동 요인에 대해 회계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면밀하게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전력 판매 부문에서 경쟁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RE100 처럼 민간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서도 그렇다.

RE100에 참여하는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과 협력하거나 거래하는 회사들에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의무가 무역 장벽 수단이 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 기업중 RE100에 참여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보니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압박이 특히 심하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전기는 망에 합류하는 순간 어떻게 생산했는지 구분할 수 없다.

원전에서 발전됐는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그렇더라도 전력거래소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차등화된 요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이른 바 ‘녹색전력 시장’을 만들어 줄 수는 있다.

궁극적으로는 한전 독점의 전력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경쟁이 도입돼야 한다.

이 경우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사업자는 계통망은 한전 네트워크를 이용하되 차등화된 요금으로 기업들과 거래하며 자연스럽게 녹색 전력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 알뜰주유소 등 정부의 석유 유통 시장 개입과 관련해 여전히 논란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개인적 견해로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자유화된 석유 유통은 자유롭게 시장경쟁에 맡겨야 한다.

기름값을 낮춘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그린벨트 땅을 빌려주고 공기업을 동원해 대량으로 석유 완제품을 매입하고 공급하는 것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정책이다.

▲ 천연가스 직도입 확대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

- 다양한 도입 루트가 개발되고 도입 조건이 유연해지는 현재의 세계 천연가스 시장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한 민간의 역할이 확대되고 발전사업자의 가스 사용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직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된다.

▲ 정부의 각종 지원을 전제로 전기차 보급 정책이 확대중인데 전기차 중심의 그린카 보급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전기차 중심의 그린카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수소차의 장점도 많고 향후 그린카 시장의 판도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를 균형있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정부는 균형 잡힌 그린카 지원 정책을 추진해 향후 기술개발과 보급 과정에서 민간이 잘 따라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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