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協 전북도회, 공급가 -200원에 항의방문
운영사 관계자, 도로공사 서비스 평가 때문 “인정”
'가격 아닌 다른 항목 만회 위한 것' 우려도 제기
비정상적 배점에 시장가격 왜곡 및 평가제도 모순 발생

주유소협회 전북도회는 26일 비정상적으로 싸게파는 광주대구고속도로 강천산휴게소 광주방향 주유소를 항의방문 했다. 사진은 전북도회 소속 회원사들이 유조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한 고속도로 주유소의 판매 가격이 정유사 공급가격을 훨씬 밑도는 비정상적인 가격에 판매가 되면서 인근 일반 주유소들이 기름배달용 유조차를 몰고 해당 주유소를 항의 방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6일 현재 광주대구고속도로 강천산휴게소 광주방향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038원, 경유는 리터당 94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주유소 정보망인 오피넷 확인 결과 이 가격은 전국 최저 가격으로, 12월 2째주 정유사 공급가격 보다도 리터당 210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주유소협회 전북도회 소속 주유소들은 26일 유조차 9대와 승용차 등 15대의 차량을 몰고 해당 주유소를 찾아가 항의하며 유조차에 기름을 채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12월 2째주 정유사 공급가격 대비 리터당 210원 가량 낮은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광주대구고속도로 강천산휴게소 광주방향 주유소 가격표시판(좌측)과 주유소협회 전북도회 소속 주유소의 유조차들이 기름을 채우기 위해 주유기 앞에 정차해 있는 모습(우측).

이로 인해 광주대구고속도로 광주방향 강천산휴게소에는 기름을 넣기 위해 대기중인 차량 행렬이 100미터 이상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항의 방문에 참석한 주유소들은 해당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에게 비상식적인 가격으로 정상적인 석유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행동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1시간 가량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주유소협회 전북도회 정운주 사무국장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선량한 주유소들이 마치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협회는 이번 항의방문 외에도 공정위 신고 등 적극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고속도로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격을 훨씬 밑도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시설 서비스 평가제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자고속도로를 제외한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는 도로공사의 소유로 민간 사업자에게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는데 도로공사는 매년 운영 서비스 평가를 실시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광주대구고속도로 강천산휴게소 광주방향 주유소 역시 도로공사의 서비스 평가제도의 배점이 가장 높은 ‘주유소 판매가격 인하’항목의 최고점을 받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은 판매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운영사인 (주)원일유통의 한 관계자에게 도로공사의 서비스 평가 때문인지 확인한 결과 이를 인정하면서 “일반 주유소들의 항의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격을 조정할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해당 주유소가 가격인하 배점이 최고 높은 점을 악용해 다른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낮춘 것일수도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다른 고속도로 주유소에 비해 높지 않았던 점을 봤을 때 가격항목이 아닌 다른 항목의 낮은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배점이 높은 판매가격을 인하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유소업계 한 관계자는 “도로공사의 서비스 평가제도가 가격인하 항목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배점하고 있어 이를 악용할 경우 정상적인 석유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서비스 평가제도의 모순이 드러난 것으로 비정상적인 가격인하 항목의 배점을 낮추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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