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LPG 서로 공존하며 적정 역할분담 기대

▲ 탱크로리로 운송된 LPG는 50톤급 볼탱크 2기에 나눠 저장되며 기화를 거쳐 가정에 공급된다. 사진은 제주e도시가스의 LPG저장시설 및 기화설비.
‘상생’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의 가능성을 찾아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일은 제로섬 게임의 원칙보다 양측 모두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사업자간의 상생, LNG와 LPG와의 상생.

균형적인 발전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의 상생의 원리는 이미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연료간 상생의 경우 100% 해외자원에 의존해야 하는 입장에서 특정 산업에 대한 발전이든, 균형적인 시각으로 이뤄지는 발전이든 그야말로 ‘상생’과 ‘발전’을 촉진시키는 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의 의미와는 너무도 다르다.

LNG와 LPG도 거의 100% 수입되는 해외자원인데, 이를 두고 보급을 촉진하고 소비를 장려하며 ‘발전’을 모색한다는 일 자체가 어찌보면 넌센스라 할 수도 있겠다.

따라서 에너지산업의 발전은 정책적 판단과 의지에 따라 때로는 편협되게, 때로는 분산되게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지역의 LNG 공급문제는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수십년간 LPG와 석유류만이 공급되고 있는 제주지역에 ‘상생’ 논란의 불씨를 당긴 장본인은 지난해 1월 출범한 제주e도시가스다.

LPG에어방식으로 도시가스 공급을 시작했지만 결국은 LNG 공급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에 대한 LNG 공급의 당위성은 경제적, 정책적,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효과 측면 등에서 볼때 더 이상의 강조가 필요없을 정도다.

게다가 정부의 장기천연가스공급계획에 따라 오는 2008년 이후 LNG 공급을 실현하겠다는 정책적 판단까지 더해졌으니 언젠가 이뤄져야 할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일 게다.

제주지역 천연가스 도입과정과 그 속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짚어본다.

◆ 산업환경

국내 최초의 국제자유도시 제주.

특별자치도의 위상으로 독자적인 자치권이 부여될 예정인 제주도는 급속한 지역개발이 이뤄질 계획이다.

이미 인구의 55%가 밀집되어 있는 제주시의 경우 급속한 도시화와 함께 현재 조성중인 첨단과학단지 및 5개 택지개발지구의 입주시 전형적인 에너지 다소비형 도시화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 개발 7대 선도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진척도가 높은 예래휴양단지 등이 입주할 서귀포시의 경우도 인근 중문단지와 연계해 에너지 다소비형의 국제적 휴양지로 새롭게 발돋움할 전망이다.

하지만 경쟁도시인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에 비해 제주의 에너지산업 인프라 환경은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다.

청정환경을 강점으로 하는 국내 제일의 관광 휴양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청정연료 사용고시, 가스사용 의무화고시, CNG차량 활성화 정책, 도시가스 수용가 시설자금 지원 및 가스 냉난방 소요자금 지원 등이 일체 이뤄지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공급의 안정성 측면이나 환경보전 측면에서 발전소 건설을 전제로 하는 LNG 도입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LNG 도입

LNG 도입에 따른 지역 주민들이 얻게 되는 경제적인 이득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경쟁연료에 비해 LNG는 연료비 자체가 저렴한데다 각종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냉방용 천연가스의 경우 약 40%의 추가적인 지원과 천연가스차량 및 충전소 설치에 대한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가스냉난방설비 및 소형 열병합발전설비 설치시 무상으로 3000만원까지 설치자금 지원도 받게 된다.

따라서 제주지역 LNG 인수기지 및 배관망 건설투자비로 예상되는 약 3500억원은 연료비 절감액 등을 감안할 때 조기 회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편리하고 깨끗한 청정연료인 LNG 공급이 장기간 소외된 지역에 대한 불이익을 해소한다는 의미도 있다.

아울러 천연가스 설치자금 유입 및 도내 관련사업의 발전에 따른 고용확대 효과 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쟁점

제주의 천연가스 도입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는 부분은 기존 에너지 공급사업자들과의 마찰이다.

도내 천연가스 도입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쟁연료 도입에 따른 시장축소는 어찌할 수 없는 결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시작한 제주e도시가스에서 LPG에어방식의 공급방식을 선택함에 따라 직접적 경쟁상대가 되는 LPG사업자들과의 마찰이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LPG에어방식의 도시가스 공급은 LNG로 가기 위한 길목이라는 점에서 감수해야 하는 요인이다.

LPG에어방식은 국내 33개 도시가스회사 가운데 30개사가 천연가스 도입 이전에 장기간에 걸처 사용한 제조기술이다.

또한 이 방식은 단순한 공기혼합이 아니라 안전성, 경제성, 효율성, 안정성, 편리성 등을 고려했으며, 천연가스와 호환성을 갖도록 해 LNG 공급시 연소기 노즐변경과 같은 별도 작업이 필요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이 78% 수준인데 반해 제주e도시가스가 목표로 하는 도시가스 보급률은 중기 40% 수준.

이는 또한 주로 인구 밀집지역인 제주시와 서귀포시 내에 집중될 예정이다.

지형적인 특성상 해안가에 위치한 대형 호텔이나 관광단지 등에는 사실상 배관건설을 비롯한 도시가스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따라서 제주에서의 연료분쟁은 국제 관광단지로써 청정연료의 사용비중을 높이는 대신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못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좋은 LPG가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상생’의 가능성이 큰 곳이다.

또한 LNG와 LPG간의 균형적인 적정 역할분담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제주특별자치도, 지방화시대 제주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청정연료 사용확대를 위해 사업자와 소비자, 정책 결정권자 모두의 올바른 선택이 기다려진다.

◆ 제주도의 도시가스 보급현황

제주에 공급되는 LPG는 수입사 E1이 부산항에서 제주항까지 선박을 이용해 운반한 뒤, 제주e도시가스의 저장탱크까지 탱크로리로 옮겨진다.

제주e도시가스에는 50톤급 볼탱크 2기와 기화기 등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안전을 위해 설비들은 지하 2미터 아래 홈을 파 설치했다.

지난해 1월 제주시 노형택지개발단지에 LPG에어방식의 도시가스가 첫 공급된 이래 올 1월에도 부영아파트단지 710세대에 대한 공급이 이뤄졌다.

회사측은 최근 신구간 입주세대를 세대를 포함해 올해 안에 총 3600세대까지 공급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 100억원을 투자해 14.5㎞의 배관건설을 마쳤으며, 올해 15㎞ 확장을 비롯 향후 5년동안 500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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