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정체 속 2020년까지 200만B/D 확충, 공급 과잉 전환

국영 기업 중심 수출 쿼터도 확대, 한국 수출량 대비 80%

산업硏 최동원 위원 ‘싱가포르 수출 늘리면 정제마진 하락할 것'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석유 소비 증가율이 정체중인 가운데 정유업계의 고도화 확대와 증설 등의 영향으로 수출 여력이 증가중이다.

중국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오일 허브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석유 수출을 확대하면 주변국 정제 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산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정유사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최동원 부연구위원은 석유공사 주간 석유뉴스에 기고한 ‘중국 정유산업 구조변화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서 ‘향후 정유산업의 글로벌 경쟁은 중국 정유산업의 구조 고도화로 기존 구도 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 가장 큰 배경으로 중국내 석유 소비는 정체되고 정제능력은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 산동성에만 티팟 120 여곳 몰려

2016년 기준으로 중국 정제능력중 약 64.6%는 중국석화(Sinopec), 중국석유(CNPC), 중국해양(CNOOC) 등 3곳의 국영 석유사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소위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소 규모 민간 정유사들이 운영중으로 그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서해와 접해 있는 산동성(山東省)을 중심으로 약 120곳 정도의 티팟이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가 국영 정유사 3사가 독점하던 원유 수입 할당량을 2015년 이후 티팟에도 부여하는 등의 영향으로 정제설비 가동률이 크게 늘어나 산동성 지역 티팟 가동률은 70~80%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최동원 부연구위원을 밝혔다.

이같은 영향으로 중국내 석유 소비량 대비 생산량 비중은 2006년 83.8%에서 2016년에는 89%로 늘어나는 등 점차 확대 추세이다.

◇ 환경 품질 기준도 경쟁력 상승 요인

중국 정부가 석유 품질 기준을 강화중인 것도 석유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016년부터 적용되는 제13차 5개년 경제규획에서 친환경 녹색성장 정책을 강조하면서 고유황 휘발유와 경유 판매를 금지했고 특히 최대 황함량 기준을 우리나라와 동일한 10ppm으로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유사들도 설비 고도화를 통해 고품질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생산을 확대중인데 특히 티팟이 공격적인 생산에 나서면서 국영 정유사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동성의 2016년 휘발유 생산량은 2729만㎘로 그 전 해에 비해 33.9%가 늘었고 경유도 37.0%가 증가하면서 중국 석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석유제품 수입량을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자급률 상승에 따른 공급 과잉 석유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수출쿼터를 늘리고 있다.

특히 국영정유사와 티팟은 대규모 고도화 신규 정제설비 증설을 추진중으로 2020년까지 동부 해안 7개 지역에 대형 석유화학 콤비나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신규 정제 설비 확충이 예고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최동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석유 소비량이 2020년에 하루 약 1500만 배럴로 예상되는데 정제능력은 국영기업의 신규 설비 확충 및 티팟의 투자 확대로 1650만 배럴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도화에 따른 가동률 상승을 고려하면 중국내 석유 자급률 및 공급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 우리나라 수출 물량 대비 80% 수준 달해

문제는 수출 지향적인 우리나라 석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경쟁 심화에 따른 자국내 석유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중심으로 석유 수출 쿼터를 확대중인데 2014년 1950만톤이던 것이 2017년에는 4420만톤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의 수출쿼터가 지난해 전체와 비슷한 4300만톤에 달했다.

이에 대해 최동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석유 수출 물량은 2016년에 4831만톤을 기록해 우리나라 정유사의 석유 수출 물량인 5992만톤 대비 약 80% 수준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출처 : 석유공사 주간 석유뉴스>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주요 수출 공략처인 아시아에서 중국과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정유사가 수출한 물량중 약 82%가 아시아에서 소화됐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반면에 중국 국영기업인 페트로차이나는 2015년 이후 호주에 고품질 휘발유를 수출중이며 2016년에는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을 대상으로 수출증치세 환급률을 17%로 인상하는 등 자국 정유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를 정비중인 상황이다.

◇ 설비 및 구조 고도화로 공급 과잉 유지 전망돼

단일 국가 기준으로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가장 많은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곳은 중국이다.

2017년 수출 물량중 17.8%가 중국에 팔린 것인데 기존의 벙커C유와 아스팔트 중심에서 경유, 항공유, 납사 같은 고부가가치 경질유의 수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로5 수준의 고품질 경유 사용 규제가 중국 전 지역에 적용되면서 중국 내 공급 부족에 따른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대중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향후 중국 내 석유제품 수요 증가율이 감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자급률이 확대될 경우 일시적 증가세로 전환된 대중 수출은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게 최동원 위원의 분석이다.

수출인프라와 경험 부족으로 아직은 직수출 대신 중개시장을 통한 덤핑 수출 비중이 높은데 향후 국제 석유 허브인 싱가포르로 수출을 늘릴 경우 국제 정제 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최동원 위원은 ‘중국 석유제품 생산량은 국영기업의 대규모 신규 고도화설비 증설 계획 및 티팟의 통합재편 같은 구조 고도화로 기존의 공급과잉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국제 중개시장인 싱가포르로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석유 수급 상황에 따라 정제마진이 크게 하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 정유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