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시대 본격화- LNG 공급가능성 대두 업계 압박

▲ 제주시 건입동 E1 LPG안전충전소. 최근 개업 1주년을 맞았다.
- 도시가스사 진입 영업권 쟁탈 치열 -
- SK시장에 E1, GS 속속 진출 -

제주 LPG 시장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SK계열사가 주도하던 시장에 다른 브랜드가 속속 진입하는 한편 도시가스사의 등장으로 가스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LPG사업자의 관심을 끄는 지역이다.

부탄, 프로판 합해 연간 11만톤내외로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다른 지역이 수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주는 전국에서 LNG공급이 되지 않는 몇 안되는 지역이어서 영업권을 유지하기 위한 LPG업계의 노력이 남다르다.

특히 지난해 LNG공급가능성이 관련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한층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벌어지고 있는 제주 LPG시장의 변화를 제주시장의 특징과 비교를 통해 살펴보고 미래를 점쳐본다.

◆ 내륙보다 비싼 가격 = 제주지역의 LPG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비싼 특징을 띄고 있다. 특히 프로판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석유공사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월 전국 가정용 프로판 가격 비교 결과, 제주도는 전국 평균가격 ㎏당 1,275.68원에 비해 74.32원이 높은 1,350원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격선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며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전남 광주에 비해서는 무려 ㎏당 155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용 부탄 가격도 전국 평균 가격 리터당 789.57원에 비해 3.88원이 비싼 793.45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저렴한 전남지역에 비해서는 21.89원이 비싸다.

국제 LPG가격 상승, 복잡한 유통과정 등으로 LPG가격수준이 높은데다가 운송비가 추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경쟁제한 요소 등으로 LPG가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또 제주지역에서도 집단공급의 경우, 판매사업자가 LPG를 공급하느냐 충전사업자가 공급하느냐에 따라 가격 편차가 매우 큰 편으로 조사됐다.

제주시 신시가지 으뜸아파트는 루베당 2,254원에 공급되고 있는 반면 천마물산이 공급하고 있는 화북주공아파트는 루베당 1,883원으로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도시가스 사업자와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가격은 영업권 유지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주e도시가스와 LPG사업자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도시가스 공급요금이 일반 LPG요금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 주택, 요식업소는 물론이고 다세대에 공급되는 주거용 LPG가격은 도시가스사에 비해 상당히 높다.

도시가스사가 노리는 아파트 집단공급에서도 일반 LPG의 가격 경쟁력이 확실하게 확보되지 않고 있다.

▲ 제주시 노형동 부영 아파트, 도시가스사와 영업권쟁탈전을 벌였던 곳이다.
◆ 가격 인하 위해 유통단계 개선 절실 =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최근 들어 제주 LPG업계에서는 유통단계 축소 등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판매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집단공급 영업권을 충전사업자들이 매입해서 직접 공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충전사업자인 천마물산의 경우, 2004년도 3000세대에서 2005년도 6,300세대로 아파트에 직접 공급하는 세대가 크게 늘었다.

자금이 소요되더라도 LPG수요처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서 공격적으로 판매사업자들의 영업권 인수에 나선 결과다.

이와 관련 집단공급 계약만료를 앞두고 제주e도시가스와 격전을 벌였던 제주시 부영3차 아파트의 경우 계약기간 이전에 한성가스를 제치고 천마물산이 직접 들어가 기존보다 연간 14만2042원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아파트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 가격은 도시가스가 제시하는 가격 68만490원에 비해 3만5970원이 싼 가격이었다. 이같은 LPG업계의 적극적인 전략으로 부영 3차 입주민들은 LPG집단공급 방식을 선호하는 결론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신시가지 아파트 연합회 집행부가 도시가스 정압기 설치를 저지했던 일이 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악화, 결국 법정에서 도시가스사가 승소로 일단락 된 상황이다.

가격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권 유지에는 실패했지만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가격 인하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SK주도에서 GS, E1 진입 경쟁 가열 = 그동안 SK가 주도하던 제주시장이 GS칼텍스와 E1의 진출로 경쟁관계가 구축되고 있는 점도 제주시장의 변화다.

호시탐탐 제주 상륙을 노리던 GS칼텍스가 지난 2003년에 부탄 충전소 3개를 오픈한데 이어 2005년도 1월 LPG 수입사 E1(사장 구자용)도 제주시 건입동에 ‘안전LPG충전소’를 오픈해 최근 개업 1주년을 맞았다.

E1은 제주e도시가스의 LPG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현재 제주에 프로판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불과 몇 년전 만해도 LPG공급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SK가 제주시장을 석권했었다.

LPG 저장기지 설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 진입장벽이 됐던 것이다.

GS칼텍스(당시 LG정유)는 지난 2001년 저장기지 건설을 불허한 제주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벌일 정도였지만 소송이 기각되면서 기지 확보를 포기한 바 있다.

저장기지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GS칼텍스는 제주 SK기지에서 물량을 구매해 판매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며 2003년도 서귀포, 제주, 삼광 3개 부탄 충전소를 열어 제주 상륙에 성공했다.

E1은 여수 기지에서 물량을 받아 다시 탱크로리로 공급해야 하는 등 기지를 갖고 있는 SK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지만 신규 수요 창출과 성장성 등의 매력으로 제주에 진출했다.
개업 1주년을 맞은 E1의 제주안전충전소는 오렌지 서비스 코너를 운영하는 등 서비스를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

SK텃밭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단골 고개을 확보하는 등 기반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12월말 현재 제주에는 SK 프로판 충전소 1개소, 부탄 충전소 20개소를 비롯해 SK가스 프로판 1개, 부탄 2개의 충전소를 포함해 총 28개의 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사이 충전소 2개소가 새롭게 생겨났다.

GS칼텍스와 E1의 제주 진출이 이뤄지면서 SK주도 아래 일부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NG공급 가능성 부각, 대안 마련 시급 = 제주 LPG사업자들은 최근 들어 LNG공급가능성이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제주도에는 그동안 경제성 확보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제주도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LNG 공급이 진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인 LNG 수요가 보장되는 LNG복합화력발전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제주 지역내 LNG 공급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산자부가 수립한 제7차 장기천연가스 공급계획에 따르면 제주에 발전소가 건설되면 오는 2008년도부터 LNG가 공급된다.

LNG 공급가능성이 제기되자 제주지역 LPG사업자는 물론 LPG업계 전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력예비율 등을 감안할 때 LNG발전소가 건설되면 중복투자에 따른 세금 낭비이며 LNG 가격이 LPG가격에 비해 오히려 비싸게 책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9월 LNG공급저지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한 LPG업계는 LNG복합화력발전소 설립을 연구하고 있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전기연구원과 산자부를 방문해 제주 LNG공급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LPG업계의 움직임이 거세자 일단 관련 연구용역은 당초 9월 말 발표예정인 용역 결과를 연기된 상황이다.

그러나 LPG업계가 안심을 할 상황은 아니다. 남부발전 등 전력기관에서는 제주도에도 독립공급설비가 추가로 필요한 때라며 LNG발전소 건설의 당위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청은 LNG공급을 꾸준히 요청해 온 터여서 남부발전과 입장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LNG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벌이는 도시가스사의 소리와 공급권역이 늘어나는 가스공사 또한 제주LNG공급을 보이지 않게 지원하고 있는 터여서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용역 결과가 2월안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LPG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비대위 활동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LPG사업자들도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제주에도 LNG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거리가 다양하지 않아 LPG사업 종사자가 많은 제주에 대안없이 LNG가 공급된다면 LPG사업종사자 1000여명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도 저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도말 현재 LPG판매사업소는 98개소다.

2002년도 통합화로 77개소로 줄었던 LPG판매업소는 2003년도 84개소로 2004년에는 89개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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