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파이프라인 건설비용 ↑ 
상승되는 원자재 가격, 미국산 LNG 가격 경쟁력 악화 
중국의 미국산 LNG 25% 관세 부과 검토, 자국서도 우려

▲ 우드포드(Woodford) 셰일가스전 시추 설비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트럼프 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여파가 국제 LNG 시장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안보의 핵심적 요소로 손꼽으며, 올해 3월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는 15%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이 같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미국 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더 나아가 LNG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철강․알루미늄 관세, 천연가스 가격 상승 부추길 수도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된 계간 가스산업 동향 보고서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미국 LNG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에서 트럼프 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는 파이프라인 건설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천연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IEA(국제에너지기구)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부과에도 불구하고 미 셰일가스 생산량은 앞으로 5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문제는 파이프라인 인프라 건설에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시호 박사는 ‘이미 상당한 공사 진척을 보인 프로젝트는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했거나 건설했지만 앞으로 건설 예정인 프로젝트들은 상승된 원자재 가격으로 예상 공사 금액을 초과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산 LNG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셰일가스의 가장 큰 이슈는 인프라이다. 셰일가스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은 미국 동북부의 마셀러스(Marcellus) 지역으로 전체 셰일가스의 40%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기존에는 걸프만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인구밀도가 높은 뉴욕에 공급하기 위해 남부의 천연가스를 동북부로 수송하는 인프라를 건설해 왔다. 

하지만 마셀러스 지역의 개발 및 셰일가스 생산증가로 남부에서 북동부지역으로 수송이 필요 없게 됐으며 오히려 동북부에서 생산된 가스가 남부에 공급되는 양상이 벌어진 것.

이 때문에 많은 천연가스 배관이 신규로 필요하게 됐고 더욱이 여분의 천연가스는 배관을 통해 멕시코로 수출될 예정이어서 이를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파이프라인 건설비용 상승을 부추기며 천연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

보고서는 이 같은 영향은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출가격 뿐만 아니라 LNG 수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19년부터 프리포트(Freeport) LNG, 코퍼스 크리스트(Corpus Christ) LNG, 카메론(Cameron) LNG 가동을 시작으로 피드가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 LNG 계약은 대부분 지역 천연가스 가격인 헨리허브(Henry Hub)에 연관돼 있어 LNG 수출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들은 상당한 공사 진척을 보이며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했지만 앞으로 건설 예정인 프로젝트들은 상승된 원자재가격으로 공사금액 초과 및 미국산 LNG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LNG 업계는 트럼프 정부에 예외조항을 요청한 상태로 천연가스 개발, 수송, LNG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한 관세를 예외 시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발표한 통계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에 수출한 LNG 물량이 총 4917억 입방피트로 지난해보다 5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국에 수출된 물량은 1104억 입방피트로, 전체의 2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이었던 멕시코(1055억 입방피트, 21.5%)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것. 이어 중국(619억 입방피트·12.6%)과 일본(442억 입방피트·9.0%), 인도(315억 입방피트·6.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국가별 LNG 수출 전망

◆ 美-中, LNG 최대 수출‧수입국의 기싸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도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올해 7월 이후 1~2차례 걸쳐 340억 달러,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주고 받았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LNG 관세 부과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향후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되고, 중국은 일본을 누르고 세계 최대 LNG 도입국이 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무역 분쟁은 2020년대 중반 LNG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중국 전체 도입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중국 정부의 대기환경 개선 정책에 LNG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세계 2위 도입국이 된 중국의 LNG 수요는 올해 전년대비 1000만톤 늘어난 489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0년 60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와 물량을 계약을 했으며, 2019년 가동예정인 프리포트(Freeport)로부터 LNG도입을 위해 BP와 연간 150만톤의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CNPC가 연간 120만톤의 계약을 미국 LNG 판매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으며 미국산 LNG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산 LNG  도입은 2017년 150만톤에서 점차 증가해 2019년 500만톤을 넘을 예정이며 2023년에는 1000백만 톤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중국정부가 미국산 LNG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 여파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25% 부과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중국의 최종 소비자 및 도입자들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상승된 미국산 LNG 가격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발언하면서 미국산 LNG 현물 구매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추가적인 LNG 도입 계약추진을 하지 않을 것이고, 기존 계약에 따라 확보된 물량은 스왑 및 재판매를 통해 물량인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중국이 미국산 LNG대신 생산이 증가하는 호주와 카타르로부터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시호 박사는 ‘이번 미‧중간의 분쟁이 전 세계 무역전쟁의 끝이 아닐 것으로 본다’며 ‘중국 다음이 일본이라는 소문이 있는 만큼 미국에 대한 정치적 흐름, 무역 정책을 보다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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