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이 추구하는 ‘맑은경영, 밝은공단’이라는 경영이념이 최근 공단내부의 임원 인사를 놓고 무색해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만 실시되던 공모제가 전 임원으로 확대되고 민간위원이 과반수 이상 포함된 관리감독기구가 임원 인사권을 행사하게 됐지만 원칙을 거스른 인사로 말썽을 빚고 있는 것.

당초 에너지관리공단은 투명성과 공정성, 합리성을 위해 지난 8월초경 퇴임한 구정회 기술개발지원 본부장의 후임으로 선임될 인사에 대해 공단 내부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공모제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공단 노동조합에서는 약 3개월간의 공석기간동안 김균섭이사장과 공모제 추진을 위한 의견일치를 보고 신임 본부장을 선임할 계획이었는데 지난달 22일 이사장의 제청으로 뜻밖의 외부인사가 선임되는 일이 발생됐다.

물론 산자부가 임명권을 행사하기는 했지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 돼버린 에관공 노조는 즉각적으로 공정한 절차와 임명철회라는 두가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신임 본부장의 출근 저지와 이후 산자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노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대외적인 투쟁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전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최고 책임자에 더해 임원까지도 공모하는 제도가 도입된데는 그만큼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공모제가 도입돼도 낙하산인사와 관련한 시비는 끊이지 않을 정도다.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 공모절차를 밟고 면접을 포함한 다양한 검증절차를 밟아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 그 마저도 무시하고 책임자가 마음대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어떠한 이유로도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人事가 萬事’라는 말은 단지 듣기 좋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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