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에너지환경정책의 그늘
생색내기 에너지환경정책의 그늘
  • 김신편집국장
  • 승인 2005.12.0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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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휘발유의 품질이 갈수록 조악해지고 인체에 미치는 해악도 치명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간 유사휘발유가 탈루하는 세금에만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어 왔지만 이제는 대기나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

석유품질관리원이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수거한 유사휘발유를 품질 분석한 결과 톨루엔이나 메탄올의 함량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품질검사 대상 유사휘발유중 약 97% 정도에 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용제에 톨루엔을 혼합하는 유사휘발유 제조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메탄올이 주요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메탄올은 정부의 수급조정명령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구입이 쉽고 다른 유사휘발유 원료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들 물질은 맹독성으로 분류돼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대기중에 노출돼 호흡과정에서 접촉되는 것만으로도 인체내 장기손상이나 실명, 심지어 혼수사망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정품 휘발유에는 단 한 방울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메탄올은 유사휘발유에 평균 23.3%가 혼합되어 있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배출량이 높아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메탄올은 자동차 연료 계통의 금속을 녹이고 고무를 팽윤시키는 등 부작용도 초래해 운전자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최근의 유사석유는 값싸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닥치는 대로 혼합해 제조되는 추세다.

싼 맛에 사용하는 소비자가 유사휘발유의 부작용이나 폐해를 따질 리 없고 버젓이 길거리로 진출한 판매상들 역시 애써 정품 휘발유와 비슷하게 제조하며 단속을 피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환경이나 대중보건개선에는 엄청난 사회적인 비용이 뒤따른다.

수도권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을 제정한 환경부가 저공해자동차 보급 등을 정책목표로 오는 2012년까지 총 4조69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무공해와 무한 에너지의 상징인 수소 중심의 경제체제로 전환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비율을 5%로 확대하겠다는 산자부의 그럴듯한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정부가 생색나는 정책목표를 지향하는 사이에 방치된 유사휘발유는 세금을 탈루하고 대기환경과 보건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