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석유관리원 손주석 이사장]
현장밀착경영 통해 직원과 소통하고 관리원 미래 준비 중
‘석유제품유통투명성 제고’위한 종합관리기관 이행추진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최근 가짜석유가 풍선효과로 가짜휘발유를 누르니 가짜경유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가짜석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짜석유 및 정량미달 판매 등의 불법 유통이 석유일반판매소에 특히 집중되면서 석유일반판매소가 의도적으로 불법 영업의 타깃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한국석유관리원 손주석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추진사항과 가짜석유 근절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먼저 석유관리원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 금융권과 정치권, 사기업과 대학 등 오랜 시간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열정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관리원이 국민 누구나 인정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기관’, ‘국민이 신뢰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열정을 다 쏟을 것이다.

▲ 취임사에서 밝힌 경영방침 중 소통경영의 일환으로 ‘현장밀착 경영’을 강조했다. 그 내용과 방향은 무엇인지.

- 오랜 시간 고착된 불합리한 관행이나 제도를 개선해 우리 관리원을 직원들이 근무하고 싶은 직장, 국민들로부터 칭찬받는 공공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직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고 있다.

취임 직후 전국을 돌며 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었으며 시간이 나는 대로 젊은 직원들과 식사나 차를 마시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고충과 업무 프로세스 등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기관장이 매월 한 번씩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밀착 경영혁신 회의’를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달에는 호남본부를 찾아 직원들과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으며 회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직원과 이사장 간 핫라인인 ‘청렴 소통방’을 마련해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SMS 등을 통해 실명 또는 익명으로 업무 고충과 의견, 비위행위 제보 등을 보다 쉽고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열린경영, 직원들의 고충이나 의견에 대한 해결방안을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취임 직후 관리원 첫 여성부서장이 발탁되는 등 혁신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공정한 인사 추진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 취임 직후부터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제도를 확립하고 외부 전문가 참여 확대 등 채용 관련 제규정을 강화해 채용비리 발생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학력이나 신체조건 등 편견 개입요소를 배제하고 NCS 및 필기시험 도입 등 직무 관련 지식과 기술에 초점을 맞춘 채용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첫 여성부서장으로 임명된 남궁명희 본부장은 현장 전문가로 한 직급에서 23년을 일해온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서장 승진에서 배제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0.9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관리원 역시 일 잘하는 여성직원이라도 결혼하면 퇴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혼하지 않는 여성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직원들의 인사는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창출 차원에서 여성 차별이 아닌 여성 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 최근 가짜석유가 풍선효과로 가짜휘발유를 누르니 가짜경유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가짜석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가짜석유 근절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가짜휘발유 주 원료인 용제의 불법유통 차단을 통해 가짜휘발유는 대부분 근절되었으나 가짜경유의 불법유통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적발을 피하기 위해 등유의 식별제를 제거한 후 경유에 혼합하는 형태의 가짜경유를 유통하는 등 수법이 점차 지능화되고 있고 면세유 및 유가보조금을 부정 수급하는 등 단속 사각지대의 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한 효과적 단속을 위해 지난해 산업부와 함께 국토부, 농림부, 해수부, 국방부, 관세청 등 정부 6개 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석유제품 유통 투명성 제고방안’과제를 금년부터 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등유 불법유통 방지를 위해 가짜경유 주 원료인 등유 제품에 제거가 어려운 신규 식별제를 오는 11월부터 생산단계에 도입한 후 내년 5월부터는 유통단계까지 추가 도입하고 면세유나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 농산물품질관리원과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동점검을 하는 등 전방위적인 관리 제도를 도입해 국민이 안전하게 석유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가짜석유 및 정량미달 판매 등의 불법 유통이 석유일반판매소에 특히 집중되고 있다. 석유일반판매소가 의도적으로 불법 영업의 타깃으로 악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석유일반판매소의 불법 유통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 일반판매소는 신고대상으로 주유소 등 다른 석유판매업자에 비해 사업개시가 쉽고 가짜석유 취급 등으로 인한 행정처벌 수위도 상대적으로 낮아 불법행위에 노출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부분의 불법판매행위가 이동판매차량을 이용해 공사현장 등 사각지대에서 등유를 주유하거나 경유와 등유를 동시에 혼합하는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서는 정책개발 및 제도개선과 병행해 관련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업무공조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우리 관리원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과 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올해 8월부터 건설현장에서 무상으로 석유제품의 품질을 분석해주고 이상이 확인되면 공급자 역추적을 통해 단속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등유를 차량용 연료로 판매하는 행위’를 석유사업법에서의 소비자 신고대상에 포함하고 처벌조항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으며 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 일각에서 석유관리원이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를 의식해 실적 위주의 단속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의 적정한 품질확보와 투명한 유통관리를 통해 건전한 석유사업자를 보호하는 한편 석유제품으로부터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은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석유제품 품질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단속할 것이다.

다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품질부적합 등 석유사업자의 단순과실로 인한 적발이 줄어들 수 있도록 석유사업자의 품질관리 의식제고를 위해 사업자 중심의 순회교육을 올 하반기 실시할 예정에 있으며 정부․협회 등과의 협력을 통해 교육, 계도, 지원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석유수급거래상황 보고 주기 단축이 석유유통 건전화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 주간보고 시행으로 보고주기가 단축됨에 따라 판매업소 입하 주기 예측이 가능해지고 거래량 이상 등 이상 징후 확인이 빨라져 가짜석유 등 불법제품판매 의지를 사전 차단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석유수급보고시스템을 활용해 입․출하량 불일치나 출하량 이상 증가 등 주요 이상징후 모델들로 분석한 품질검사 적발률은 5.2%로 일반 품질검사 적발률인 0.9% 대비 5.6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무자료 거래, 유가보조금, 면세유 관련 자료 등과 수급보고 자료와의 연계분석을 통해 불법유통행위를 사전 차단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전자보고 참여율이 여전히 높지 않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확대 방안은 무엇인지.

- 석유사업자는 전산, 전자 또는 서면의 방법으로 수급거래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전산보고는 수기로 작성하는 서면보고, 인터넷으로 보고하는 전자보고와 달리 판매물량 등의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해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고 타보고 방식에 비해 보고시간이 짧아 사업자 측에서도 편리한 장점이 있으나 사업 시행 전부터 전산보고 시 영업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잘못 알려진 내용을 여전히 믿고 있는 주유소 사업자들이 전산보고에 미온적인 실정이다.

앞으로 정부와 관리원은 전산보고 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 혜택 마련이나 사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한 시스템개선 및 홍보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전산보고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 관리원은 현재 LPG 정량검사를 추진하고 글로벌화를 진행하는 등 미래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관리원의 역할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 최근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차량연비 향상 및 전기, 수소 등 신연료 차량 확대 등으로 화석연료인 석유에너지의 수요는 장기적으로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석유관련 공공기관인 관리원의 미래 대비는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하지만 공적 기능을 강화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 기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석유품질·유통관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 유일의 석유품질·유통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석유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등 친환경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를 위한 원천기술 및 정책 연구 활성화를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일에 기관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나 한중일 석유기술회 등 국제협력과 해외 유관기관과의 인적교류와 정보수집 기능 강화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검사․연구기관인 관리원의 역량과 능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석유 정보관리 선도기관의 위상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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