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물류센터 인수·통합, 석유 허브 구축 추진
정유사 물류센터 인수·통합, 석유 허브 구축 추진
  • 김신 기자
  • 승인 2018.09.11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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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한송유관공사 양대준 송유본부장]
SK 광주·대구 이어 대전·원주 기지 인수 진행중
물류 경제성·효율성 검증되면 타 정유사 참여도 기대

▲ 대한송유관공사 양대준 송유본부장

[지앤이타임즈] - 2020년 도유 제로 마스터 플랜 선언, 과학 기법 확대중-

- 장물범 처벌 강화 법안 국회 계류, 유통 꼭지 잠글 수 있어-

‘송유관(送油管)’은 기름을 수송하는 관로이다. 4개 정유사 정제공장에서 출발하는 땅 밑 송유관은 총 연장 1081km에 달하는 길이로 연결되어 있다. 도로원표를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간 거리가 456km이니 약 2.4배에 달하는 송유관이 구축되어 있다.

당초 공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2001년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대한송유관공사가 우리나라 석유 수송 파이프라인을 소유하고 운영하며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주는 SK에너지를 비롯한 정유사들로 자신들이 생산해 국내에서 소비하는 석유의 58% 정도를 송유관을 통해 실어 나르고 있다.

현재 송유관공사는 정유사 물류센터를 통합 구축해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대규모 폭발 사고와 환경 오염 등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도유범죄의 근절을 위한 계획도 시행 중에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양대준 송유본부장을 만나 송유관의 경제성, 물류 통합 플랜의 의미, 도유 범죄 예방책 등을 들어 봤다.

▲ 육상이나 해상 수송 등에 비해 송유관 수송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지.

- 우리나라 모든 정유사들은 남부 해안 지역에 정제 공장을 건설, 운영하고 있다.

수입된 원유는 정유 공장에서 정제되는 과정을 거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 공급된다.

완성된 석유제품을 실어 나를 수단은 송유관 말고도 철도, 항만, 유조차 등 다양하다.

하지만 송유관은 폭우나 폭설, 태풍 같은 기상 조건과 무관하게 또한 시간이나 교통 환경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석유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현재 송유관은 국내 석유 소비량의 58% 이상을 운송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연간 450 여 억원의 직접 물류비와 320 여 억원의 간접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송유관은 수송 안정성 확보나 비축 같은 에너지 수급 안보와도 무관하지 않은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 2017년 기준으로 송유관으로 수송된 경질유는 총 1억7802만 배럴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총 소비량중 58.3%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석유의 관로 수송이 본래의 역할이지만 송유관공사는 부수적으로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송유관공사의 전국 6개 저유소 그리고 송유관로에 평균적으로 약 410만 배럴의 석유제품이 보관되어 있다.

국내 경질유 소비량의 6일분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 송유관공사의 석유 물류 통합 작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떤 기대 효과가 있는지.

정유사별 이해 관계에 따라 각각의 저유 시설을 보유하다 보니 같은 지역에 물류센터가 중복 위치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장시설 규모도 대체적으로 실제 수요 보다 많이 구축되어 있다.

그런데 물류센터가 통합 운영되면 비효율성이 제거돼 정유사의 비용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 송유관공사는 역할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5년 이후 국내 석유 물류를 통합하는 중기 성장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물류센터 통합의 핵심은 각 정유사가 소유하고 있는 저장시설을 송유관공사가 인수해 효율성을 강화한 유통 허브를 만드는데 있다.

이를 테면 현재 대구에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곳 인근에 4개 정유사가 모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들을 송유관공사가 인수해 통합 관리하면 2개 센터 정도면 충분히 수요를 맞출 수 있어 정유사 자산 활용의 효율성은 높이고 규모의 경제에 따른 물류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1단계 물류센터 통합은 송유관이 지나가는 내륙 지역 위주로 추진하고 이후 2단계로 해안 등 외곽 지역 물류 효율화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경쟁 관계에 있는 정유사들이 통합 물류를 활용하는데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 지금도 서울과 고양, 대전, 천안의 석유 물류는 송유관공사가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정유사 물류센터가 없다.

송유관공사의 저장·출하시설에서 4개 정유사 석유제품을 보관, 유통할 수 있기 때문으로 정유사간의 경쟁 관계와 물류 통합은 상관이 없다.

송유관공사의 물류 통합 계획에 아직은 모든 정유사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SK에너지가 뜻을 같이 하면서 지난 해 9월 광주, 대구 물류센터를 송유관공사가 인수했고 올해 6월에는 대전, 전주, 원주 등 SK에너지의 다른 물류센터 인수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해 현재 계약 체결을 진행 중 이다.

송유관공사가 SK에너지로부터 인수한 대구 물류센터 저장 시설 일부는 한 정유사가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현재 작업이 진행중이다.

원주에는 SK에너지만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 인수가 완료되면 송유관공사는 4개 정유사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다른 정유사들도 물류 통합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확인하게 되면 지지하고 참여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유가가 오르면 송유관 도유도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다. 실제로는 어떤지.

- 자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유가가 급격히 상승했던 2007~2008년 사이 도유 적발이 40건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반대로 유가가 비교적 낮았던 2016년에는 도유가 2건, 미수는 3건에 그쳤다.

최근 유가가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도유 시도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올 상반기에만 14건의 도유를 적발했다.

지난 해 적발된 도유 건수인 15건과 비슷한 수치이다.

▲ 도유가 미치는 사회적 해악은 어떤 것들인지.

- 최근 5년간 도유로 인한 물량 손실과 복구 비용으로 연 평균 27억원의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기름을 훔쳐 잃는 손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형 사고 가능성과 환경오염이다.

송유관내 압력은 40기압에 달해 미세한 펑크만 발생해도 엄청난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기름이 유출되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복구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송유관이 파열되면 국가 석유 수급 안정에도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 송유관공사는 지난 5월 도유 근절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발표하고 ‘2020년 도유 발생 제로(ZERO)화’를 선언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 지금까지의 도유 단속이 주로 송유관로를 따라 인력이 순찰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마스터 플랜은 시스템에 기반한 과학적인 탐지 기법이 핵심이 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도유 근절 마스터 플랜의 목표는 2020년에 도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도유발생 제로(ZERO)화’에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인적이 드물거나 상시 접근이 어려운 지역, 도유가 자주 발생하는 취약 지역에 도유 징후를 탐지하는 PCM (Pipeline Current Maper) 탐측 활동을 벌이고 CCTV 설치를 확대해 24시간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배관내 피그(Pig)를 발사해 내부 부식과 파손 상태 등을 모니터링 하는 ILI(In Line Inspection:배관 직접 검사)도 주기적으로 시행해 도유 징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원격감시제어 시스템인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도유와 누유를 감지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송유관 도유나 누유를 탐지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LDS(Leak Detection System : d-Polis)를 전 구간으로 확대하고 탐지 성능을 향상시키는 한편 도유범 접근시 발생하는 진동까지 감지하는 진동감지시스템(DAS, Distributed Acoustic Sensing) 같은 과학적 선진기법의 도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 도유 행위나 훔친 기름을 취급하는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필요성도 높은데 이와 관련한 제도 변화 움직임은 없는지.

- 송유관 도유 범죄는 관로에 펑크를 내고 밸브를 설치하는 사람, 관로에서 기름을 절취하는 사람, 절취한 기름을 판매하는 장물범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밸브 설치범과 절취범은 한 팀이지만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밸브를 설치해 분양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송유관안전관리법에 근거해 도유 설치범은 3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절취범은 2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억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훔친 기름을 유통 시킨 장물범은 형법만 적용받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데 그친다.

이 때문에 도유 장물범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최연혜 의원 발의로 장물범 형량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중이다.

발의 법안에서는 도유 장물범들도 송유관안전관리법에 근거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현재 국회 산업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기름을 훔치는 단계에서 적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물범에 대한 처벌이 무거워 훔친 기름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 들면 도유에 나설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국회 통과와 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외에도 송유관공사는 주기적으로 도유 신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신고 포상금도 6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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