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천문학적 석유 매장, 증거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
북한 천문학적 석유 매장, 증거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
  • 김신 기자
  • 승인 2018.09.05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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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1주년 이슈 인터뷰 (사)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정우진 소장]
남북 송유관 통한 러시아 원유 공급 논의는 시기상조
북한 에너지, 우리만의 독과점 투자처 아니야…경쟁 준비해야
▲ (사)한반도개뱔협력연구소 정우진 소장

[지앤이타임즈]-한반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북한은 가스 기반 화학 도입 의견도 있어-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전제로 북미간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핵개발 포기 그리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와 관련한 일정이나 방법 등을 놓고 양 측간 갈등은 여전하지만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신경전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덩달아 북한의 본격적인 경제 개방 이후 모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천문학적 규모의 원유 자원 매장설이 대두되고 있는 북한 석유 산업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석유 소비량에 그치고 있고 정제 능력도 일천한 북한 석유 산업 현주소 그리고 이 시장이 개방됐을 때의 모습을 전망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이다.

사단법인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정우진 소장을 통해 북한 석유 산업을 들여다 봤다.

정우진 소장은 국책 에너지 인문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실장을 지냈고 국가 에너지위원회 전문위원,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을 역임했다. 

▲ 북한에 천문학적 규모의 석유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분석이나 언론 보도가 화제인데 실제로는 어떤지.

- 북한 석유 자원 개발에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 기업들이 참여했던 것은 사실이다.

북한과 협약을 맺은 중국 국영기업이 2007년경부터 서해안에서 유전 탐사에 나선 것은 확인됐는데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으니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영국, 호주, 스웨덴, 싱가폴 등의 규모가 크지 않은 6~7개 기업들도 북한과 계약을 맺고 탐사를 실시하였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없다.

현재는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그런데도 북한에 천문학적인 석유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왜인지?

- 북한은 1997년 동경에서 조선유전설명회를 통해 대규모 유전가능성을 주장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추가로 밝혀진 내용이 없다.

다만 북한에서 석유 자원 탐사를 진행한 한 영국 기업이 북한내 석유 자원 발견이 유망하다고 밝힌 것을 외신에서 소개한 것이 그런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석유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 자료는 없다.

북한의 자원 개발 유망성을 판단할 수 있을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탐사에 참여한 기업들이 전하는 내용들만 있을 뿐인데 얼마나 신뢰할 만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그렇다면 북한에서 석유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 북한내 유전 개발과 관련한 어떠한 기초 자료도 공개되어 있지 않고 있다.

북한 석유 탐사에 참여했던 일부 기업들이 내놓는 광구 도면 정도가 자료의 전부이다.

그나마 그동안 북한 석유 탐사에 참여했던 해외 기업들도 소규모 업체들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북한 석유 부존과 개발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석유 개발은 확률 게임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 정부가 석유 자원 부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규모와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이 전문성 있는 탐사에 나선다면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베트남에서 10년 넘게 탐사를 진행했던 외국 기업이 유전 발견에 실패한 인근에서 우리나라 석유공사가 석유 탐사에 나선 지 1년만에 유전 개발에 성공했던 적이 있다.

이런 사례는 북한에서도 유전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북한에 두 곳의 석유 정제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의 규모와 성격은 어떤지,

- 매우 소규모의 정유소 두 곳이 있는데 가동이 이미 멈췄거나 제한적으로만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 러시아와 접경한 나진선봉의 승리화학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건설된 하루 4만 배럴 규모의 정유 시설로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해왔다.

하지만 1990년 소련 연방이 해체되고 러시아로 전환되면서 원유 공급이 중단됐고 이후 카타르, 나이지리아, 태국 등 여러 산유국에서 간헐적으로 원유를 수입해 정제 활동을 벌였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이런 통계도 나타나지 않아 이후 가동이 완전히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지원으로 신의주 근방에 세워진 봉화화학은 1979년 가동에 들어간 하루 3만 배럴 규모의 정유소이다.

중국 다칭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수송하는 중국 내륙 송유관에서 지선을 따와 봉화화학과 연결해 하루 2만 배럴 정도가 공급되어 왔는데 1997년부터는 절반 수준인 하루 1만 배럴 내외로 줄였다.

중국 경제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국내 석유 소비가 늘어나 원유 순 수입국으로 전환되면서 동맹국가인 북한에도 수출 물량을 축소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그마나 북한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2014년부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 통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도 평소 수준의 원유가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봉화화학 역시 실제로 가동되는지, 석유는 얼마나 생산하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

▲ 중국이 북한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은 어떻게 산정되는지.

- 일각에서는 중국과 북한이 특수 관계인만큼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무역협회가 발표한 중국 원유 수출 가격 통계에 따르면 북한에 수출되는 원유 가격은 두바이유 가격과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2010년 이후 부터는 국제 시세 보다 더 높은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평균적인 원유 수출 가격 보다도 높게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도입하는 원유중 가장 높은 가격대 보다도 더 비싸다.

통계대로라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오히려 불리한 조건으로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중국내 석유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원유 수출 능력이 줄어드는데다 북한이 중국 이외의 대체 원유 공급원을 찾지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 북한내 석유 소비 규모는 얼마나 되는 것으로 분석되는지.

- 북한내 산업 대부분은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구조이다.

석유는 주로 자동차 수송 연료로 소비되고 있다.

수송연료는 석유 이외의 다른 에너지로 대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용 에너지의 대부분은 석탄이 차지하고 있다.

석유를 제한적으로만 사용하면서 북한의 통상적인 석유 수요는 하루 2만 배럴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석유 소비가 하루 250만 배럴 규모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규모이다.

북한은 화학산업도 석유 중심의 우리나라와 달리 석탄 원료가 기반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경제가 개방되면서 석탄화학을 포기하고 그 대안을 찾게 된다면 남한이 석유 화학이 기반인 만큼 한반도 전체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북한은 가스 화학 기반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를 전제로 경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상정해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P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 역시 북한을 관통하는 송유관을 건설해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방식을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 북한은 중국 헤이룽장성(黑龙江省)의 다칭(大慶)유전에서 출발하는 송유관에서 지선을 따서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비록 지선이지만 중국과 북한 사이에 송유관이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중국이 원유 순수입국이라는 점에서 다칭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우리나라까지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우리나라까지 송유관이 연결되더라도 실어 나를 원유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일부 수입한다는 점에서 러시아에서 출발해 남북을 관통하는 송유관을 건설해 공급받는 방식도 고민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유조선을 통해 러시아 ESPO(동시베리아-태평양)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ESPO원유는 러시아 극동 나홋카 코즈미노항이 종착지인데 이 곳에서 출발하는 남북 송유관을 건설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석유 수요가 얼마나 확보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ESPO 원유 생산량도 워낙 적어 현 상황에서 남북 송유관 건설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 경제 개방이 이뤄지면 노후화된 북한 정제 시설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겠는가?

- 10여년 전만 해도 북한 정제시설을 개보수하거나 증설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나름의 메리트가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정제 설비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공급 과잉 상태이고 중국은 노후 정제설비 구조조정까지 하는 마당에 북한이 정제설비를 확충한다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북한 내부의 석유 소비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제설비에 투자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것 보다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지 않겠는가?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이 경제를 개방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 외국기업들이 북한 내부 석유 소비 구조만 보고 정제설비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 북한 에너지 산업이 개방됐을 때 우리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겠는가?

- 북한 에너지 산업에 진출하려면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기초적인 자료 조차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사업 리스크와 동시에 북한이라는 정치적‧제도적 리스크가 존재하니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또 북한은 당장 경화가 없고 시장에서 돈을 지불할 능력도 낮기 때문에 에너지 산업에 투자해도 북한은 개발권이나 사업권을 댓가로 딜(deal)을 할 것으로 보여 거래 방식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북한시장은 우리 기업만이 들어가야 한다거나 또는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북미 회담의 결과로 북한 체제가 보장되고 경제가 개방된다면 북한 진출을 노리는 국가나 기업들은 많을 것이다.

이때 우리 기업이 북한의 에너지 시장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지 판단해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리스크는 높지만 북한 에너지 시장은 우리만의 독과점 투자처가 아니라 경쟁 시장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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