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핀에서 100년 기업 길 찾아’ GS칼텍스 2조6천억 투자
RUC & ODC에 4조8천억 투입 S-OIL, 또 5조 투자 고민중
롯데와 합작중인 현대오일뱅크, 2조7000억 추가 출자키로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석유 산업 한계 대비, 올레핀 다운스트림서 승부처 찾아-

'올레핀에서 100년 기업 길을 찾다'

올해 초 올레핀 생산 설비 건설 착수 소식을 알린 GS칼텍스 보도자료 타이틀이다.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는 GS칼텍스는 앞으로의 50년을 올레핀 산업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6만㎡ 부지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 Mixed Feed Cracker)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GS칼텍스가 2017년 거둔 영업이익은 1조9484억원으로 한 해 벌어들인 돈 보다 더 많은 자금을 올레핀 생산 시설에 투입중이다.

▲ GS칼텍스는 지난 달 9일 전남도, 여수시와 2조6000억 원 규모의 올레핀 생산시설(MFC, Mixed Feed Cracker) 건립 투자협약을 맺었다.

천문학적 자금 투자 배경과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올레핀 사업의 성장성이 높고 다양한 다운스트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어 미래 지속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장기적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정유사와 화학사, 한 지붕 아래!

S-OIL은 단일 플랜트 규모로는 단군 이래 최대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올레핀 관련 시설 건설에 투자했다.

이 회사가 올레핀 관련 설비에 투자한 금액만 4조8000억원에 달한다.

S-OIL은 RUC & ODC 프로젝트를 통해 연산 40만5000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 등 올레핀 다운스트림 생산시설(ODC, Olefin Downstream Complex)을 갖췄다.

▲ S-OIL ODC(Olefin Downstream Complex) 전경

S-OIL은 최근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로 5조원을 투입해 연간 150만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추가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같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이고 올레핀 다운스트림에서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이 생산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2조7000억원이 투입된 올레핀*폴리올레핀 생산 설비 건설에 착수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6대 4 비율 출자 방식으로 합작법인인 현대케미탈을 설립, 운영중인데 3조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출자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평) 부지에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건설하기로 했다.

▲ 지난 5월 9일,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사장(사진 왼쪽 부터), 롯데그룹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이 2조7000억 원 규모의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투자 합의서에 서명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양 사간 추가 투자로 2021년 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하게 되며 상업 가동 이후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 원의 수출 증대가 기대되며 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미 연간 86만톤 규모의 에틸렌 등 올레핀 생산 시설을 가동중이다.

결국 정유 4사 모두가 올레핀 생산 시설을 갖췄거나 대규모 투자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 석유화학산업의 쌀 올레핀, 수요 성장률 높아

‘올레핀(olefin)’은 탄소(C)간 이중 결합 구조를 띄고 있는 화합물의 총칭인데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중요한 화합물이다.

원유 정제를 통해 생산되는 납사(Naphtha)나 중질 유분에서 올레핀 계열의 다양한 석유화합물질이 생산되는데 합성수지는 물론이고 합성고무나 합성섬유 모두가 올레핀 계열 화합물로 만들어진다.

올레핀 유래 석유화합물들은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소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쓰임새가 다양해 향후 시장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올레핀 계열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억톤에 달하며 연 평균 수요 성장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연기관자동차에 대한 세계적인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등 그린카 보급이 늘어나면서 화석에너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정유사들이 올레핀 등 석유화학 분야로 발을 넓히는 배경이다.

다만 올레핀 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투자가 확대돼 신*증설이 잇따르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설비 경쟁력이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다.

◇ 공급 과잉 우려 존재, 원료 경쟁력으로 극복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 크래커(ECC, Ethane Cracker) 증설이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에탄 크래커의 원료 가격이 낮아 북미 지역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수출 경쟁력은 높아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의 올레핀 생산 설비 역시 원료 등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가 추진중인 MFC시설은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사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와 달리 납사에 더해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는 차별성이 돋보인다는 평가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해 NCC에 비해 생산 원가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탈황 중질유와 부생가스, LPG 같은 정유 공장 부산물을 원료로 투입해 올레핀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면서 원료 가격이나 수급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

이와 관련해 올레핀 다운스트림 등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중인 S-OIL의 한 관계자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경쟁력 제고,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 등을 통해 회사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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