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패널 토론서 수평거래·상표 개선은 신중론 우세

세미나 패널 토론서 수평거래·상표 개선은 신중론 우세

한국증권거래소가 지난 3일 개최한 석유선물상장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달석 선임 연구위원은 선물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상표표시와 수평거래에 대해 언급했다.

이달석 연구위원은 수평거래 금지 규정을 당장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유사업법령에서는 석유대리점이나 주유소, 석유일반판매소 등 각각의 석유유통사업자별로 차별화된 등록요건을 법에서 강제하고 있는데 수평거래가 허용되면 등록요건이 다른 석유일반판매소가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수 있고 주유소가 대리점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평거래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법령에 규정된 각 석유유통사업자들간 등록요건의 형평성을 도모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석유대리점의 등록요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는 정책예고 등의 방식을 통해 관련 사업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상표표시와 관련해서는 이 제도가 무시되거나 준수되지 않을 경우 정유사 입장에서는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투자나 영업활동 등이 약화되고 브랜드경쟁이 줄어들면 소비자후생도 감소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유사들은 유통계열화와 관련한 기반이 상실돼 직접 주유소나 석유대리점을 소유하려는 시도가 일어나 유통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이달석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또 무폴주유소를 통해 여러 공급자의 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있다고 말해 상표표시제도의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석유협회의 이원철상무는 석유선물시장 상장 자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돼야 석유선물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선물연구용역결과에서 국내 석유시장이 과점형태로 불안정한 경쟁이 발생한다고 언급된 대목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어느 국가든 전형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인 정유사가 많이 진입할 수는 없다며 단지 정유사의 수가 적다고 경쟁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특히 정유사들의 공시가격이 실제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석유공급이 수요에 비해 30% 이상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며 정유사 가격결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서울경제신문 이현우 논설위원은 석유선물시장이 개설돼야 하는 것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그 과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논설위원은 석유가 선물시장에 상장돼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참여자가 많아야 하는데 정유업계의 경우 시장지배력이나 수익성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석유선물을 상장해야 하는 필요성이 존재하는 만큼 시장에 파급효과가 덜한 상품부터 거래하고 수평거래나 상표표시제도 같은 제도 역시 시간을 갖고 하나 하나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국선물협회 홍재관전무는 석유선물상장이 초기에 활성화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유동성 유발효과가 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재관전무는 특히 석유수평거래 금지조항은 석유의 선물시장 활성화에 결정적인 제약이 될 것이라고 밝혀 제도개선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지석유의 장종식전무는 석유선물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 확보지만 정유사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장종식전무는 석유수입사나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충분히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고 상표표시제도나 수평거래 금지 같은 규제들이 폐지돼야 하는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편 산업자원부 한진현 석유산업과장은 선물상장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석유제품의 전략적인 특수성이나 시장 차별성 등의 요건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특히 미국의 뉴욕상품거래소에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사례를 들어 석유선물시장의 부정적인 측면도 지적하고 석유선물시장이라는 새로운 채널이 생기면서 유통비용이 추가될 수 있는 대목을 짚어 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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