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후 성장동력 유기농식품서 찾다'

▲ 송유관공사 직원들이 자체 재배한 채소판촉을 벌이는 모습
- 노믹스푸드 브랜드화, 캐터링 시장도 노크 -

지난 8월 2일 고속도로시설관리공단 임직원들은 송유관공사를 방문했다.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송유관공사의 민영화 성공사례를 직접 현장에서 느껴 보고 송유관공사가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판매중인 생수 워러듀(WaterDew)를 고속도로 휴게소에 공급하는 것을 협의하기 위해서였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름을 수송하는 것이 본업인 송유관공사는 생수도 팔고 회원제 형태의 유기농식품사업도 벌이고 있다.

미래 수종사업으로 송유관공사는 웰빙 식품사업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그 어느 업종보다 높기 때문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식품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웰빙에 대한 수요는 크게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송유관공사는 아예 경영방침으로 30년 후 회사의 주력사업을 식품으로 정했고 그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이미 구체적인 활동에 착수했다”고 이병찬 식품사업본부장은 설명했다.

사실 송유관공사가 꿈꾸는 식품사업은 국내 최대의 유기농 식품 메이커인 풀무원과 지향하는 목표가 비슷하다.

풀무원은 회사의 사명 자체가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전한다’는 의미의 브랜드화되어 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란 무공해 유기농식품을 뜻한다.

반면 송유관공사는 ‘아무것도 혼합하지 않은 식품’이라는 의미의 ‘노믹스푸드(Nomics Food)’를 식품 브랜드로 정하고 ‘무농약^무제초^무비료’라는 ‘3무원칙’을 지향하고 있다.

재료의 선택부터 생산과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엄격하게 품질관리한다는 것도 풀무원과 닮아 있다.

송유관공사는 3무원칙에 토대를 둔 웰빙 유기농 식품을 어떻게 작농할 수 있는지를 연구개발하고 프로그램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력식품은 타임(TIME)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과 KBS가 선정한 24대 식품에서 찾았다.

올해 3월 제정한 ‘식품사업헌장’에서 송유관공사는 타임지가 선정한 토마토와 시금치, 적포도주, 견과류, 브로콜리, 귀리, 연어, 마늘, 녹차, 블루베리 등의 건강식품과 KBS가 선정한 24대 건강식품을 송유관공사 생산지도사의 관리아래 유기농 무공해 재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작은 농산물 직판장에서 시작한 풀무원에 비해 유기농 작농법을 체계적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는 기반 즉 전국 사업장의 유휴지나 유통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확보되어 있다는 점에서 송유관공사의 출발은 더 유리해 보인다.

실제로 수십만평에 달하는 수도권저유소안에는 유기농 작농법을 연구할 수 있는 농토(農土)가 상당하다.

회사의 주주사들인 SK나 GS칼텍스 등의 정유사들이 운영하는 전국 수천여 곳의 주유소는 훌륭한 유통네트워크로 활용할 수 있다.

풀무원이 마트 등 오프라인매장을 유통에 활용하는데 비해 송유관공사는 회원제사업에 주력한다는 점도 다르다.

송유관공사는 경기도 성남의 본사 인근의 분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회원제 사업의 가능성을 테스트중인데 현재 470여 세대가 확보돼 다양한 유기농식품을 공급중이라고 밝혔다.

- 회원제로 470세대 확보 -

송유관공사가 추구하는 무공해식품사업은 유기농 작농법을 개발하고 계약생산농가에 전파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기농재배와 관련한 R&D는 이미 첫 테이프를 끊었고 사내 비중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송유관공사는 식품사업본부내 식자재생산팀의 일부이던 연구개발업무를 특화시키기 위해 전문인력을 신규채용하고 지난 8월 ‘식품R&D팀’으로 분리시켰다.

송유관공사의 설립 멤버로 동양제과에서 기술연구와 R&D 연구원을 지낸 특이한 경력의 차준민 식품R&D팀장과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올해 초 공사에 합류한 임성배연구원은 다양한 식품과 채소들을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품질과 생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표준화된 재배법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차준민팀장은 “한약재를 발효시키거나 톱밥, 콩비지, 돼지나 닭의 분료 등 다양한 퇴비가 작물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현장실험을 통해 검증된 작농법은 계약재배를 맺은 농가들에게 전파되고 송유관공사의 생산지도사들이 파종부터 재배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 감독하게 되며 생산작물은 회원들에게 공급되는 새로운 분업모델이 송유관공사 식품사업의 핵심이다.

현재 송유관공사는 쌀이나 토마토, 생수 등 기본적인 식생활 재료들을 계약재배나 OEM방식으로 생산해 회원들에게 공급중이다.

식품사업본부의 또 다른 사업축은 캐터링부문이다.

연수원과 사내 임직원 또 탱크로리 수송기사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3곳을 식당을 직영관리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활용해 올해안으로 첫 외부 캐터링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인데 연수원 식당의 경우 월 매출이 8000만원선에 달한다.

8월에는 캐터링사업추진팀도 발족됐다.

김재주 캐터링사업추진팀장은 “위생확보와 양질의 식자재, 다양한 요리기술 개발 등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올해 안에 시야를 외부로 넓혀 첫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식품사업본부가 발족되고 한해 동안 거둔 매출은 약 15억원 정도.올해 매출은 4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지난 1월 기준 손익분기점도 넘어 섰다.

쓰는 비용보다 버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이병찬 식품사업본부장은 “약 24명 정도인 식품사업본부 직원들이 이제는 밥은 먹고 살 수 있게 됐다”고 소박하게 표현하면서도 “향후 25~30년 이후 회사의 주력사업중 하나가 식품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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