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의원, 오용된 R&D 예산 가려 투명 집행해야
산업부, 공기업별 사업화율 관리 위한 전담인력 확충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산업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4조원대 에너지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2013~2017년 종료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 등 에너지공기업의 R&D 과제 사업화 성과를 따져보기 위한 전수조사가 실시되는 것이다.

비효율적 중복 투자 방지와 탈원전‧친환경 에너지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 정책 목표에 맞춰 한전과 발전 5사(남부‧서부‧중부‧남동‧동서발전)의 R&D 예산을 통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에 제출한 ‘에너지공기업 R&D 효율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업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의 R&D 예산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조2082억원에 달한다.

산업부의 에너지 분야 R&D 예산(7719억원)보다 많다. 분야별로 전력과 원자력이 전체 예산의 각각 47.7%와 44%를 차지해 모두 91.7%로 대다수다. 기관별로 한수원이 4750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로 한전(4307억원), 가스공사(591억원) 등의 순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데 비해 사업화 실적은 미흡하다. 일단 정부부처와 달리 에너지공기업은 R&D 결과를 얼마나 사업화했는지 따지는 ‘정량지표’ 조차 관리하지 않고 있다.

공기업별로 평균 0.9명이라는 적은 인원이 기술이전 등 사업화 업무를 수행 중이고, 사업화 성공 시 지급되는 인센티브도 전무하다.

특히 산업부는 하반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도로 2013~2017년 종료된 R&D 과제를 대상으로 사업화 성과를 전수조사키로 했다.

지난 5년간 집행된 4조6321억원의 R&D 예산이 ‘눈먼 돈’처럼 허비됐는지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공기업별로 사업화율 관리를 위한 전담 인력과 부서를 확충한다.

R&D 과제 선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제 심의·기획·선정에 관련된 의사결정 기구의 외부전문가 참여 비율을 최소 20% 이상(최소 2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내년 신규 과제부터 한전과 발전 5사의 R&D를 통합 운영한다. 한전 산하 연구원의 R&D 예산은 2014년 403억원에서 2017년 627억원으로 늘었지만 발전 5사와의 공동 R&D 규모는 같은 기간 403억원에서 384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설 예정인 ‘발전부문 R&D 통합 전략위원회’에는 한전과 발전 5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파견된다.

산업부와 에너지공기업의 협력도 강화한다. 에너지공기업의 정부과제 매칭투자는 2012년 1773억원에서 2017년 40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공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R&D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정보공유를 통해 과제를 사전 조정하고 공동 기획도 추진한다.

또 에너지기술평가원 직원과 공기업 파견인력으로 구성된 ‘공공 R&D 혁신센터’를 신설하고 정부와 공기업 R&D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 R&D 정보포털’도 구축한다.

권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원전 마피아’ 등에 의해 오용된 R&D 예산을 가려내고 반면교사로 삼아 향후 집행 절차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더불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표방하는 정책에 즉각 적용 가능한 실전형 R&D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