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풀리려고 오프라인 거래도 포함시켜’ 논란 꾸준
4월 거래량중 협의매매 70% 넘기도, 5월에는 아예 미공개
한국거래소, ‘필요없는 정보로 판단해 공개 않기로’ 해명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석유전자상거래를 운영하는 한국거래소가 5월 거래 동향부터 매매 형태 분류에 대한 정보를 빼고 공개하고 있다.

경쟁 매매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현상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매월 석유전자상거래 동향을 분석, 발표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5월 거래 실적에 따르면 거래 물량이 총 4억6366만 리터로 그 전 달에 비해 23.4%가 늘었다.

유종별로는 경유가 3억423만 리터 거래돼 그 전월 경유 내수량 대비 13.5%를 차지했다.

휘발유도 13.5%에 달하는 1억3820만 리터가 석유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됐다.

석유전자상거래 매도는 정유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총 매도 물량의 97.6%를 정유사가 내놓았고 석유수입사가 1.4%, 석유대리점은 0.1%에 그쳤다.

매수는 석유대리점이 65.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알뜰주유소 운영권자인 석유공사 14.2%, 주유소 10.7%, 석유수입사가 9.9%를 차지했다.

석유 소매 업체인 주유소의 매수 비중은 현저히 낮았다.

석유 최상위 공급자인 정유사로부터 제품을 구매한 석유수입사와 석유대리점이 주유소에 판매하는 3단계 유통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석유전자상거래 참여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실제로는 매도자 - 석유전자상거래 - 매수자 - 주유소로 이어지는 4단계 유통 구조를 거쳐 오히려 거품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5월 실적부터 매매 방식 구분을 삭제하고 있어 협의매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데 대한 비난 여론의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매월 거래 실적을 경쟁매매와 협의매매로 구분 공개해왔다.

경쟁매매는 불특정 매도자와 매수자가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 물량과 가격을 ‘비딩(bidding)’하며 거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전자상거래의 기본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석유전자상거래가 개설된 이후 경쟁매매 비중은 꾸준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협의매매 비중이 높았다.

협의 매매는 석유 매도자와 매수자가 장외에서 거래 물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오프라인 유통 방식인데 협의된 가격 등을 석유전자상거래에 상장만 해도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어 논란이 되어 왔다.

특히 지난 4월 거래물량중 협의 매매 비중이 70.7%를 기록하며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 석유전자상거래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 한국거래소가 매월 발표하는 석유전자상거래 관련 통계중 거래 방식 자료. 총 거래량중 경쟁*협의매매 비중을 공개해 왔는데 5월 부터는 미공개하고 있다. 이미지는 4월 통계 자료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사가 매도한 물량을 수입사나 대리점이 구매하는 과정 대부분이 협의매매로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알뜰주유소 공급용 구매 계약 물량이 신규로 전자상거래를 통해 매매가 이뤄 지면서 협의매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끼리 장외에서 합의한 가격과 물량이 경쟁 거래가 전제가 되는 석유전자상거래 실적에 포함되는 것이 맞는지, 협의매매까지 정부가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가운데 5월 실적 자료부터는 매매 방식에 대한 통계를 아예 빼버리면서 협의매매 비중이 높은 현상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측은 공개가 필요없는 정보로 판단돼 빠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석유시장팀 관계자는 “거래 가격과 규모 등이 공개되고 있는데 거래 방식까지 알리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꼭 필요하냐는 내부 의견이 있어 5월 자료부터는 포함시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석유전자상거래 가격이 지표 역할을 하고 투명성이 담보되기 위해서는 경쟁, 협의 등의 거래 방식도 공개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예전부터 거래 방식까지 공개할 지 여부를 고민해 왔고 내부 결정을 통해 5월부터 비공개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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