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도입 원유중 52%가 석유로 정제*수출
수입액중 59% 수출로 다시 벌어, 부가가치 창출 확인돼
61개국에 판매, 수출 기여도서 반도체*자동차 이어 6위

▲ 한 정유사가 석유 수출을 위해 유조선에 선적하는 장면.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2017년 국내 원유 수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보도자료에 언급된 표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석유 생산과 소비, 수출 역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100% 달한다.

자원 빈국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달러’를 써 가며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한 것을 정부는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할 수록 국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단일 정제 능력과 고도화 설비 비중이 세계 최상위권으로 수입한 원유중 절반을 부가가치를 높인 석유제품으로 수출하며 외화를 벌어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 원유 수입 줄이면 무역 수지에 오히려 악영향

우리나라는 산유국이다.

석유공사가 지난 2004년, 울산 앞바다 남동쪽 58km 지점의 제6-1광구 고래 Ⅴ구조에서 천연가스 생산에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95번째 산유국에 진입한 상태다.

하지만 조만간 산유국 지위를 잃게 될 처지다.

2019년이면 생산 수명이 종료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동해가스전에서는 초경질원유인 컨덴세이트도 일부 생산되고 있지만 거의 무시할 만한 물량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유국인 우리나라는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를 수입할 때 달러가 사용되니 무역수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는 물량 기준으로 지난 해 사상 최고 수준의 원유를 수입했다는 보도자료까지 생산하고 있다.

◇ 원유 수입액중 58% 다시 벌어 들여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원유 수입량은 11억20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전 년 대비 3.7%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물량 기준으로 사상 최고이다.

지난 해 수입된 원유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96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 해 연평균 달러 환율인 1165원을 적용하면 7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원유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대표적인 원자재이다.

원자재 수입이 늘어나면 국가 무역수지 악화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상 최대 원유 수입 실적을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은 석유제품 수출이 국부 창출에 기여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수입 원유가 정유사 정제 과정을 거쳐 석유제품으로 생산되고 부가가치가 덧붙여져 해외에 수출되면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정유사들이 해외에 내다 판 석유제품은 5억9000만 배럴로 집계됐다.

도입한 원유중 52.7%에 해당되는 물량이 석유제품으로 가공돼 수출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350억 달러에 달했으니 원유 수입액 대비 58.7%를 다시 벌어 들였다.

물량 기준으로 수입 원유의 52%가 석유제품으로 수출했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원유 수입액의 58%가 다시 금고에 채워졌으니 그 차이 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지난 해 수출 물량 63빌딩 197번 채울 수 있어

정유사들의 석유 수출 물량은 2014년 이후 4년 연속 증가중이다.

2013년 4억2929만 배럴이 수출됐는데 이듬 해에는 4억4882만 배럴, 2015년 4억7742만 배럴, 2016년 4억8771만 배럴로 매년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5억 배럴까지 넘어서며 물량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정유사 수출 석유제품은 63빌딩을 197번 채울 수 있는 규모에 해당된다.

2리터 생수병에 넣을 경우 약 375억개 분량이고 일렬로 세울 경우 지구 둘레를 305번 돌릴 수 있다.

국가 수출 기여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수출 정책을 관장하는 산업부는 13대 주력 수출 품목을 선정, 관리하는데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 해 석유 기여도는 6위를 기록했다.

979억 달러를 수출한 반도체가 1위를 기록했고 일반기계, 석유화학, 선박류, 자동차에 이어 금액 기준으로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중 하나인 자동차 수출액과는 불과 69억 달러 차이게 그쳤다.

◇ 원유 수입한 산유국에도 석유 완제품 수출

지난 해 정유사들이 석유를 수출한 국가는 60곳이 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수출한 산유국에 석유를 역수출하기도 했다.

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한국산 석유가 수출된 국가는 총 61개국에 달했다.

통계 분류 편의상 미국령 괌, 중국령 홍콩, 프랑스령 타이티가 별도의 국가로 분류됐지만 이들을 제외해도 58개국에 한국산 석유가 팔렸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구매한 산유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해 우리나라가 원유를 도입한 국가는 총 26개국이었는데 이중 13개국에 한국산 석유가 팔렸다.

사우디와 UAE, 이란,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에 대한민국 석유가 수출됐고 미국, 브라질, 페루 등 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대륙까지 수출 네트워크가 펼쳐졌다.

올해도 석유 수출 전망은 밝다.

산업부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중 하나인 중국의 정제설비 확충이 정체되고 가동률이 축소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