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2017년 사이 255건 적발, 연 평균 13.5건
유가 치솟은 2007년 20건 적발, 미수 포함하면 31건
두바이유 가격 100$/b 넘은 2013년에도 도유 적발 늘어

▲ 정유사 기름을 수송하는 송유관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도유 범죄가 유가 급등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송유관 매설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정유사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을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하는 기업이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총 연장 1104km의 송유관을 통해 SK에너지를 비롯한 정유 4개사의 생산 석유제품을 전국 각지의 저유소로 수송하고 있다.

그런데 이 송유관이 기름 도둑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감시가 소홀한 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치는 ‘도유(盜油)’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인데 특히 국제유가가 올라 훔친 기름의 가치가 높아 지거나 경제가 좋지 않을 때에 도유 범죄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에 따르면 2001년 이후 2017년까지 적발된 도유 범죄는 255건에 달했다.

도유 범죄가 연평균 13.5건씩 발생중인 것.

송유관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데도 클래스가 차이 난다.

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초보형 범죄는 송유관 바로 위에서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빨아 내는 방식을 시도하는데 주로 도유 범죄와 관련한 언론 보도 등을 참조하는 생계형 모방 도유다.

반면 전문가들은 상당 거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땅굴을 파거나 하천 밑을 횡단해 송유관에 접근하고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데 총책과 기술자, 자금*운반*감시*판매책 등이 분업된 기업형으로 운영된다.

◇ 도유중 질식, 매몰로 사고사 당하기도

도유 범죄는 유가가 오를 때에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통계다.

2005년 평균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1배럴에 49.59달러였던 것이 2007년에는 68.34달러, 2008년에는 94.29까지 치솟았는데 이 기간 도유 범죄 적발 건수가 급증했던 것.

이 기간 동안 송유관 도유로 적발된 건수는 각각 한 해 20건에 달했고 도유 미수도 11건씩 기록했다.

반면 유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2005년 도유 적발은 한 건도 없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2011년에도 도유 범죄가 늘었다.

▲ 자료 출처 : 대한송유관공사

2010년 배럴당 78.13달러이던 두바이유 가격은 2011년에 105.98달러까지 급등했고 2013년까지 100달러선을 유지했는데 주춤했던 도유 범죄가 이 때 증가했다.

실제로 2010년에는 도유 및 도유 미수 사건이 12건에 그쳤는데 이후 증가세를 기록했고 2013년에는 23건에 달했다.

이에 대해 송유관공사는 유가가 상승하거나 경제 악화, 실업률이 증가할 때 도유 범죄가 피크를 기록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유류가격, 모방범죄, 도유 사범이 출소 이후 동일한 범죄를 반복하는 등의 이유로 송유관을 노린 도유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누적 기준으로 송유관 도유로 적발돼 구속된 범죄 사범이 491명에 달하고 도유 과정에서 5명이 질식, 매몰, 화재 사고 등으로 사망했다.

한편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는 행위는 송유관안전관리법에 근거해 10년 이하의 징역,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도유 기름을 판매한 주유소 등 석유판매사업자 역시 석유사업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형과 석유판매업 등록 취소 처분을 받는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