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재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

[지앤이타임즈 : 환경부 이영재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자동차가 ‘전자장비(電子裝備)’가 되고 있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비단 전기에너지로 구동하는 전기차를 염두에 둔 표현만이 아니다.

자동차에 장착되는 다양한 장비들이 전자제품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이른 바 전장사업(電裝事業)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자동차에 전자제품 장착이 늘어나면서 소요되는 전기에너지 양이 커지고 있고 덩달아 사용 전압도 높아지고 있다.

195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동차 전원은 6V(voltage, 전압) 시스템을 사용했다.

하지만 엔진의 고압축비화에 따른 시동 부하 증가와 공조 시스템 등 전장품(電裝品)의 증가로 12V 시스템으로 대체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자동차의 안전성, 편의성, 효율성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전장품이 추가되고 고도화되면서 이전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비 전력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자율주행자동차(Autonomous Driving Car),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등 각종 첨단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소비 전력량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전장품의 소비 전력량을 감당하기에 현재의 12V 시스템은 거의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12V 시스템에 48V 시스템을 추가하려는 시도가 꾀해지고 있다.

◇ 고전압, 안전 확보 위한 비용 부담 높아

일부 전장품은 12V를 그대로 사용하고 고출력을 요구하는 부품에는 48V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 전압이 110V에서 220V로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48V 시스템을 사용하면 동일한 굵기의 전선으로 4배의 전류를 보낼 수 있어 배선 중량과 부품 크기를 줄이고 전력 손실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모터 처럼 전력소비가 많은 부품의 사용에 보다 유리하다.

다만 60V 이상의 전압은 사람이 쇼크를 받을 수 있어 안전을 위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48V 시스템이 보다 유리한 장점이 있다.

이러한 48V 시스템의 채용 움직임과 함께 48V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자연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현행 12V 배터리시스템에서는 고작해야 ISG(Idle Stop & Go, 정차시 공회전 정지 및 출발시 엔진 시동)의 기능으로 연비를 5% 정도 개선할 수 있을 뿐이다.

본격적인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수 십 퍼센트의 연비 개선이 가능하지만 수백 볼트의 고전압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00만원 대의 비용 증가로 ISG는 물론 Motor assist(가속시에 48V 모터를 사용해 엔진 출력을 보조)와 회생제동(감속시에 차량의 손실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연비를 15% 정도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터보 차저를 수퍼 차저(모터 구동 과급기)로 대체하거나 전동식 조향장치 등 다양한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 각 국은 자동차 온실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유럽은 2021년 부터 온실가스 배출기준을 95g/km, 우리나라는 2020년에 97g/km 등에 맞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연비 개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타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연비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디젤자동차가 미세먼지 유발 등의 이슈로 최근에 된서리를 맞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48V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2025년에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10대 중 1대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쉬, 델파이, 컨티넨탈 등 글로벌 부품회사들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 부품 기술을, 자동차회사에서는 완성차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올해 6월에 시판될 아우디의 A6 8세대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채택됐는데 BAS (Belt Alternator Starter: 벨트 구동 발전기 겸 시동기)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ISG는 물론 최대 12kW의 회생제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현대모비스에서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 부품 기술을 독자 개발해 조만간 현대자동차에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술 진화는 환경 친화 자동차에 대한 시장 선택 확대로 귀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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