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안전공사 서준연 가스안전교육원장

[지앤이타임즈 : 한국가스안전공사 서준연 가스안전교육원장]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에 위치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하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조사 당국을 통해 밝혀진 사고 원인으로는 1층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열선이 과열돼 발생한 화재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화재 발생 직후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초기 대응 부실 논란과 불법 주차, 비상대피로 미확보 그리고, 화재경보장치와 스프링클러 미작동, 건축물 외장재와 불법증축 등이 사고피해를 키웠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사고를 2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위험성이다.

해당 건물은 2012년 규제완화를 통해 소방안전점검이 건물주의 자체점검에 맡겨지면서 비상대피로 확보 등 사전에 인지되고 개선돼야 할 최소한의 안전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부실한 안전관리 체계가 사고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중요한 순간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확인해 주는 사례이다.

두 번째 초기대응의 중요성과 사업자의 투철한 안전의식이다.

사고원인과 소방당국의 초기대응 부실논란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면에는 화재가 발생한 위험한 상황에서 온 몸에 물을 뿌린 뒤 건물 1층에 위치한 2톤급 LPG저장탱크의 밸브를 잠그기 위해 뛰어든 사업자가 있었다.

제천에서 LPG판매업을 하고 있는 윤 모씨는 제천시청 관계자로부터 화재사고 연락을 받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자신이 공급하는 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차 사고예방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접근해 건물의 각 층과 연결돼 있는 가스밸브 8개를 모두 잠근 것이다.

이는 가스누출로 인해 2차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물이 무너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대형화재가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를 한 사업자의 투철한 사명감과 안전의식으로 대형사고를 예방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요즘 안전사고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실정에서 우리는 괜찮겠지,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안전에 관한 한 안이한 의식도 버려야만 하며, 지금 바로 한번쯤은 경각심을 갖고 나와 이웃의 안전을 생각해 주위를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 건설을 목표로 안전사고 예방 및 재난 안전관리의 국가책임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LPG저장탱크에 대한 설치 기준을 강화하는 등 후속조치 마련에 착수하면서 벌써부터 관련업계에서는 규제강화로 인한 관련 산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건전한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나쁜 규제는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

그래야만 현 정부의 경제부흥을 통한 일자리창출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되는 가치는 있을 수 없다.

‘안전은 경험의 학문이다’라는 말이 시사하는 바 역시 새겨야 한다. 제천 화재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생명존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사익보다는 공익이 보호되는 범위에서 합리적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더 이상 안전관리에 투자되는 비용을 투자가 아닌 손실비용으로 인식하는 우리사회의 안전인식이 변화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제천 화재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규제는 버리고, 착한규제는 늘려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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