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SK이노베이션 올해 영업익 3조4000억 예상
‘비 정유 부분’ 윤활유‧석유개발‧배터리 사업 호 실적 영향
국제유가 상승여파로 해외자원 광구가치 지속상승…4조 눈앞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새롭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수익 차원에서의 뉴 노멀에 진입한 것과 동시에 그간 집중 추진해 온 비정유 사업에서의 혁신 성과에 따른 기대감이 본격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KTB투자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적정주가를 30만원대로 언급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유안타증권에서도 목표주가 33만원을 제시했다.

금융 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호황기를 맞은 석유시장 영향과 함께 비 정유 사업분야인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사업 실적의 가늠자가 되는 정제마진은 3월 누적 7달러 후반 대에 육박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가솔린,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미국∙중국 소재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은 추가 확대가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도 석유 사업의 실적 약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중이며 동시에 지난 몇 년 간 주도적으로 실적을 견인해 온 비정유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정제마진 회복세와  원유공급단가(OSP) 개선으로 원가 절감이 개선될 정유 부문’ 외에도 ‘SK루브리컨츠 상장 시의 재무 구조 개선 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올해 경영 펀더멘털 개선된다…‘SK이노 기업가치 재평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3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3조원대를 기록했다. 

화학, 윤활유 사업이 견인해 온 비정유 부문은 올해도 실적 호황이 전망된다. 대표 화학제품으로 꼽히는 에틸렌∙PX 제품의 납사 스프레드가 각각 300달러, 400달러를 시현하며 손익분기를 훌쩍 넘긴 중에 올해부터 중국이 폐 플라스틱 수입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화학 사업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한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 체질 개선∙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로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경영 펀더멘털 개선이 본격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증권사가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새롭게 평가 받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 놓는 이유다.

지난 2월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선 바 있다. 업계는 올해 최대 IPO 대어로 꼽히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효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3위 윤활기유 생산업체로, 연간 EBITA 6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능력,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상황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 시 모회사(SK이노베이션)의 현금 흐름 개선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 국제유가 80달러선 돌파 시 SK이노 보유 광구가치 4조원 육박할 것

유가 상승 시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이 보유한 광구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80불까지 상승하면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원유 및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의 가치는 약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 재고량 감소와 OPEC 감산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SK이노베이션의 광구 가치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개국 13개 광구에서 약 53억 배럴의 가채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

◆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중 투자로 배터리 사업 성장 가시화

최근 헝가리 배터리 공장 착공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화학, 배터리로 3조 가량의 ‘통큰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이래, 배터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헝가리 공장과 같은 설비 투자 외에도 공격적인 수주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18년 중∙후반에는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 석유개발, SK루브리컨츠 상장,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평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 NCM811 배터리를 출하할 전망”이라며 “차세대 기술을 토해 가격과 주행거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 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원료 가격이 불안정하게 되면서 원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국내 업계 최초로 호주의 광물 생산 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와 원료 구매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가능케 하는 한편, 추가적인 원가 상승을 방지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 SK이노 김준 사장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에게 보통주 7만551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가결되면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창사 이래 최초로 주식매수선택권을 받게 된다.

이는 SK그룹의 계열사 별 책임경영 방침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김준 사장에게도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반영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보상수단으로써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편 김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올해 말까지 30조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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