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충전소, 안전문제‧주민반발 해결돼 충전 부지확보에 유리
LPG 개질 통해 수소 생산가능…운송비용 절감 효과도
수소업계, 영업용 위주로 수소차 보급할 계획…LPG업계엔 부담

▲ 업무협약 체결 후 양 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수소산업계가 수소자동차 충전기 보급을 위해 LPG충전소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LPG산업협회(회장 김상범)와 수소산업협회(회장 장봉재)는 9일 LPG산업협회 사무실에서 수소충전기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기존 LPG충전인프라를 활용한 친환경 융‧복합충전소 보급 확산과 양 기관 회원사들의 상호 관심 사업분야에 대해 협력하게 된다.

수소산업계는 수소충전기를 보급하는데 있어 가장 걸림돌은 부지설정이라고 설명한다. 수소의 폭발가능성 등 안전문제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LPG충전소들의 경우에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돼 있고, 이격거리 등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아 수소충전기를 보급하는데 최적의 환경이다.

장봉재 회장은 “수소충전기를 보급하는데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인근 주민 반발인데, LPG충전소들의 경우 이미 해당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많아 부지를 설정하는데 LPG충전소가 유리하다”며 “6개 광역시를 중심으로 수소충전기 설치가 가능한 LPG충전소를 자체적으로 조사해보니 약 60여개 충전소는 수소 융‧복합스테이션 형태로 수소충전기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LPG충전소의 경우 LPG를 원료로 ‘개질’이라는 작업을 통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더욱 이득이다. 개질은 탄화수소 화합체인 LPG의 수소와 탄소 분자를 분리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을 말한다.

수소는 액화점이 낮아 저장탱크의 압력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직접 운송할 경우 폭발가능성 등 안전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

하지만 직접 수소를 운송해서 공급하는 대신 LP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운송과정에서의 안전문제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지며 수소에 비해 LPG는 유통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진 상태이기 때문에 비용 감소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개질시설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문제와 개질작업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처리문제는 선결해야할 과제다.

현재 양 업계는 수소의 주 생산지역인 울산, 여수로부터 먼 강원도의 경우에는 LPG충전소 내부에 개질기를 설치해 충전소 내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LPG충전소업계의 입장에서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미래 수소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수소산업이 당장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LPG업계는 적극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은 “수소산업이 미래 주력에너지가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모델이기 때문에 LPG충전사업자들의 참여율이 저조할까 우려 된다”며 “LPG충전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수소충전기 설치, 유지비용 지원 등 다각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수소가 LPG위협? LPG업계의 딜레마

수소산업협회는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정책에 힘입어 수요창출을 이끌어냈던 CNG버스 사업을 본 받아 택시시장, 버스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울산에는 수소택시가 이미 운행 중에 있으며 향후에도 택시, 버스 위주로 수소차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버스, 택시시장은 CNG와 LPG업계의 주 거래처라는 점이다. 수소산업계의 버스, 택시등 영업용 자동차들을 중심으로 한 수소차 보급계획은 CNG, LPG업계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업무협약 추진과정에서 LPG수입업체들의 반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은 “업무협약을 맺기 전에 이사회를 통해 LPG수입업체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LPG수입업체 측에서 제시한 의견들에 대해서도 이번 업무협약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수소를 생산하는 주 원료로 LPG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LPG수입업체들은 수소업계와의 협업에 긍정적인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 향후 업무협약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사진 오른쪽)과 수소산업협회 장봉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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