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제주항, 대형선석 없어 여객선 정박 불가능
선석 부족으로 인천-제주항로 운송사업자 모집공고 지연
‘승객‧화물 하선 후 항 밖에서 대기’ 방안 검토 중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LPG추진선 개발사업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바로 제주항의 선석부족 문제다.

LPG추진선 개발 주관사인 현성MCT는 세월호 사고이후 공석이었다가 최근 재개설을 추진 중인 인천-제주항로에 LPG추진선을 취항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항 내에 2만톤급의 대형여객선인 LPG추진선이 정박할만한 선석이 없어 사업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제주항로 재개설 주무관청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현재 인천~제주항로 취항을 희망하는 선사는 총 여섯 곳이다. 이 중 현성MCT를 비롯한 4개 선사는 이미 사업계획서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4개 선사 모두 2만톤급 이상의 대형여객선을 운용할 계획인데, 제주항에 대형여객선이 정박할 만한 선석이 없어 운송사업자 모집공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인천항에서는 대형여객선이 정박할 만한 선석을 확보했지만, 제주항에서는 아직 선석 확보를 하지 못해 공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사고이후 인천-제주항로가 사실상 무기한 통행금지 되면서 기존 세월호가 사용하던 선석은 이미 다른 화물선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제주항 내 다른 선석은 규모가 작아 큰 여객선은 정박할 수 없다.

제주항 이외의 다른 항에 정박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애월항, 한림항은 비정기적으로 움직이는 화물선 전용 부두이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만 운항하는 여객선은 현실적으로 정박이 불가능하다. 성산항의 경우에는 최대 정박가능 선박규모가 5000톤으로, 2만톤급 여객선은 진입이 어렵다.

서귀포항의 경우에는 제주항에 비해 운항거리가 상당히 길어지는데다 인구가 많고 인프라도 갖춰진 제주시와의 거리도 멀어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

‘고육지책’으로 제주항이 대체적으로 한가한 시간대인 8시경 입항해 승객과 화물을 내리고, 제주항이 복잡해지는 시간대에는 항 밖에서 대기했다가 다시 제주항이 한가해지는 시간인 5시 이후에 재입항해서 승객과 화물을 실어 인천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한 선사가 제시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기존 세월호가 쓰던 선석은 이미 다른 선박이 사용 중이고, 그 외 선석들은 작기 때문에 대형 선박은 정박이 불가능하다”라며 “한 선사가 제시한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해 승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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